노동의 시간
바르샤바 도서전이 꼭 일주일 남았다. 동유럽은 유럽 중에서도 가장 발굴되지 않은 곳이다. 원석이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빨리 캐내지지 않은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쪽 나라들은 아직 정부와 연계된 출판물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독자폭도 좁고 얕다. 게다가 어린이출판물로 들어가면 그 빈곤함이 더 심하다. 오히려 문학이 낫다면 나을까, 특히 그림책은 많이 심심하다.
그런데도 이쪽에 힘을 쓰는 이유는 글쎄, 비슷한 정서에 붙여본 희망이랄까. 진지하면서도 끓는 무엇이 우리에게도, 그들에게도 있다. 이것만 가지고 사업을 한다 하면 좀 바보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끌리는 마음을 믿어보는 거다.
이번 부스도 작년처럼 2평 크기다. 하지만 작년보다 수출할 책이 늘어나 부스는 더 꽉 찰 듯하다. 거기에 작년에 궁극의 심플 화이트 인테리어로 썰렁했었기에 이번에는 멋진 이미지를 두 컷 뽑아 꾸밀 예정이어서 한층 완성도가 높아질 것 같다. 이미지는 모두 엣눈북스 도서에서 꼽았다. 지난 볼로냐 미팅들을 반달 부스에서 진행하는 동안 아무래도 이쪽에 힘이 더 실렸기에 바르샤바에서는 엣눈북스를 좀더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있다. 폴란드 정서가 그쪽하고 잘 맞기도 하고.
일주일이지만 갔다 왔다 하면 육신의 시차로 몸은 거의 반 달을 고생한다. 무엇보다 체력관리가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