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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a Mar 07. 2020

마스크 만큼 예술이 필요한 순간, 지금.

- 불안하고 우울한 소식들 속에서 우리를 구해줄 것들

요즘 가장 많이 받는 문자입니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가 그럴 것 같네요.

예기치 않은 전염병은 사람이 어찌할 수 없고, 정면으로 맞서 힘껏 싸우는 게 최선이라는 것도 알죠. 

그래서 병과 싸우고 있는 의사, 간호사 선생님들, 저렇게 문자를 보내주시는 공무원 분들 외에도 택배기사분들, 학교와 학원이 문을 닫는 바람에 꼼짝없이 아이들에게 묶인 엄마아빠들, 휑한 거리에서 생업에 위협을 느끼는 분들 모두가 전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 요즘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지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계속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문자에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뉴스도 온통 코로나19 이야기뿐이니까요. 전염병이 끝나고 나면, 마음의 병이 우리를 괴롭히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그런 나날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람은 수많은 전염병과 전염병 보다 무서운 전쟁, 기아 등의 역사를 거치며 살아왔습니다. 우리나라만 놓고 역사를 5천년이라고 할 때 괴로운 뉴스가 요즘보다 결코 적었다고 할 수 없죠. 그런데도 지금 우리는 평균적으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 보다는 건강하고 낙관적인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우리들 곁에는 바로 '프레드릭'과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레드릭>,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최순희 역, 시공주니어

모두가 일할 때, 가만히 햇살을 모으는 사람.

모두가 심각할 때, 가만히 앉아 색깔을 모으는 사람.

모두가 불안해할 때, 가만히 귀기울이며 이야기를 모으는 사람........

프레드릭의 친구들은 정말로 아무 것도 없어진 겨울에 프레드릭이 모아놓은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의 온기로 그 우울과 추위와 불안을 이겨냅니다. 그리고 프레드릭에게 '시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죠.

우리 사회에서는 그런 사람을 '예술가'라고 말합니다. 예술가라는 이름이 아니어도 주위에 아름다운 것들을 나누는 사람들은 참 많고요.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꽃 한 송이


 

요즘엔 스트리밍으로 더 싸진 음악 한 곡


도시 어디에나 있는 작은 미술관까지 가는 수고 만으로 누릴 수 있는 색과 조형의 향연..


도서관에 가득한 놀라운 세계들..


맑은 날 한적한 곳으로 걸으면 볼 수 있는 어리고 푸른 것들...


거의 공짜로 이 칙칙한 불안을 씻을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좋아요.

마스크로 바이러스를 막듯이, 예술가들이 어렵게 모아놓았던 아름다운 것들로 마음을 병들게 하는 우울감, 무기력함, 불안함, 초조함... 이런 것들을 막아보세요.

오늘은 마침, 토요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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