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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May 17. 2020

7. 나의 조각들

끝내는 아픔 보단 기쁨이 되길

7. 나의 조각들




구구절절해진다는 것은 어쩌면 나약한 어른이 되고 있단 증명 같다. 혼자 달아올라 아무렇게나 해버린

고백 같은 글을 볼 때면 안아달라 보채는 외로움이 된듯하다. 내게 손 내밀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서로의 온도 차가 가장 중요했던 나는 호의 앞에서 겨우 뜨겁다나 차갑다는 반응밖에 하지 않았다. 혼자 잘나야 했기에 모두가 경쟁 상대였다. 당연히 누구에게도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다. 진실되지 못한 만큼 가까워지지 못했고 생기는 오해는 내 몫이었다. 초래한 대로 혼자가 된 요즘, 글이 길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보지 않고 살아도 문제없다며 소홀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 작은 인연만으로 고마운 이 가 돼버렸다. 자연스레 사랑이나 미움도 반드시 대상이 있어야 가능함을 깨닫는다. 스스로 어떤 대상으로 비쳤을지 돌아본다. 자각하지 못한 순간까지도 내 말과 행동은 누군가에게 도달했을 것이다. 좋지 못한 기억으로 박혀있을 과거의 모습을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길어진 글은 어쩌면 그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은 바람일 것이다.


스스로 정답을 찾아 매듭짓더라도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음을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귀찮게 여겼던 누군가의 관심은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상대의 깨달음에서 비롯된 것일 테다. 따뜻한 배려를 느끼는 순간이 온다면 이제는 꼭 그만큼 되돌려주고 싶다. 아니 이번엔 먼저 도움이 되는 순간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 이제야 내가 전하지 못했던 진심에 슬퍼하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누군가에게 박혀있을 나의 조각들. 그것이 끝내는 아픔 보단 기쁨으로 작용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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