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온지 21일째다. 19일까지만해도 제주에 온지 얼마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20일을 넘어가니 벌써 한달이 흘렀네.. 지금까지 너무 행복하고 좋다는 마음으로, 이 행복은 내가 마음먹으면 계속해서 지속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1.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려고 했더니, 아이가 엄마는 들어가라고 한다. 동네 친구, 동생, 형아들과 함께 가는 길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가보다. 얼씨구나 하고 집에 와서 노트북과 책을 챙겨들고 아라동에 있는 커피빈으로 갔다. 제주도는 프렌차이즈 커피숍은 사람들이 잘 가지 않아서, 조용하다고 한다는 이웃의 조언에 따라 집에서 20분거리인 아라동 커피빈으로. 주차비를 받는 곳이었는데, 라떼를 주문하니 4시간 주차가 무료다. 아니, 제주도의 커피빈 인심은 왜 이리 후한거지? 하면서 1천원 추가해서 잉글리시 머핀을 함께 주문했다. 1, 2층으로 된 커피빈은 엄청 넓었고, 사람들은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딴짓 별로 안하고, 김재용 작가님 글쓰기 수업의 과제인 매일 글쓰기와 독서평 한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마무리 독서 (보도섀퍼의 이기는 습관), 구글애드센스용 글쓰기를 하고나니 4시간이 후딱 갔다. 아이를 데리러갈 시간이 2시간 더 남았다. 오늘은 글만 쓰겠다고 했지만, 몸이 근질근질하다. 차에서 아라동 오름을 찾았는데 '민오름'이 눈에 띈다. 바로 민오름으로 출발. 꿈바당 어린이도서관에 차를 세운 후 잠시 도서관을 풍경을 구경했는데, 아니.. 이렇게 도서관이 이쁠일이냐고..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트렘블린도 있고, 조촐한 북카페도 있다. 아이와 조만간 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민오름을 올랐다. 분명 별도봉보다 어려운 오름은 아닌데, 오늘따라 숨이 차다. 호흡이 가빠져 정상에 올라갔을때 쯤에는 오른쪽 명치가 너무 아파서 숨이 넘어갈 뻔 했다.
오늘도 걸었다. 거르지 않고.
2. 아이와 마트에 가서 딸기쨈용 딸기를 두 통을 샀다. 한 번 나누고 나니 나눔이 즐거워진다. 아이는 이제 정작 관심이 없는데 나혼자 딸기를 신나게 씻고, 꼭지를 따고 딸기물을 끓인다. 맛있게 되어야할텐데.. 그나저나 너무 많이 한거 아님?
3. 아이는 오늘 수영을 가는 날이다. 윗층 식구들과 함께 다니는 수영이라서 그런지 아이는 수요일과 금요일을 너무 기다린다. 대기실에서 통창안으로 수영장이 보이는데 아이가 없다. 잠시 후 윗층 아저씨와 함께 저쪽에서 걸어오는 아이다. 수영이 끝나고, 무슨일이 있었냐고 여쭤봤더니 "태윤이가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 들어가기전에 춥다고 벌벌 떨길래 샤워실에 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시켜주고 왔어요"
나도 모르게 "정말 스윗하시네요!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아니,,,, 제주 이웃들은 왜 이렇게 하나같이 다 스윗한거지..
따뜻한 친절을 받을 수록,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건, 장소의 힘인거야.. 사람의 힘인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