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기쁨들

매일제주 29일차

by 꿈꾸는 유목민

1. 글수다 수업에서 본인이 만든 꿈지도를 발표했다. 다른 사람의 꿈지도를 보며, 나의 꿈지도를 어떻게 수정해야할지 알게 된다. 나는 어떤 꿈을 꾸어왔던가. 나의 꿈은 진짜로 내가 원하는 것이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인가. 정확한 성찰이 없이는 꿈은 방향을 잃고 안개속을 헤맬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금 내가 가장 절실히 원하는 것을 맨 앞에 두고, 일단 무엇이라도 진행하고,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기만했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보기 시작했다. 혼자만 할 수 없는 일이니 남편이 육지에서 오면 함께 이야기 해야겠다.


2. 무근성 동네아이들이 함께 저녁을 먹는 날이다. 오늘은 윗층에서 식사준비를 해서 그 시간동안 나는 자유가 되었다. 블로그 이웃들에게 댓글을 달고, 4월3일에 있을 '시간부자의 하루' 작가와의 북토크를 기대하며 그녀의 책을 읽어내려갔다. 재테크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글이 왜 이렇게 감성적이지.. 하면서 읽고 있는데 빠져드는건 뭐지..


3. 저녁을 먹은 아이들과 함께 제주북초등학교 안에 있는 김영수도서관으로 향했다. 아이가 갑자기 "우리 경도할꺼야"라고 이야기한다. 경도가 뭐냐고 했더니 경찰과 도둑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트렉을 한바퀴 돌고나서 도서관으로 향한다. 윗층 이웃이 아이들에게 둘러쌓여 책을 읽어주시는 광경. 아름답다. 도서관에서 나와서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고 집으로 돌아왔다. 혼자 목욕을 하고, 로션을 바르면서 아이가 방에서 크게 외친다. "엄마 사랑해!" 요즘 자주 들어서 너무 좋은 아들의 사랑고백이다.


4. 아이가 새벽3시쯤 깔깔깔 대고 웃는다. 행복한 꿈을 꾸는 것이 틀림없다. 그 웃음이 좋아 나도 함께 미소짓다 다시 잠에 빠졌다. 새벽 5시 30분쯤에 아이가 훌쩍훌쩍 흐느낀다. 슬픈꿈을 꾸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6시 20분쯤 잠에서 완전히 깬 아이가, 내가 깬 것을 알고 이야기한다.

"엄마, 나 슬픈꿈도 꾸고, 즐거운 꿈도 꿨어" 궁금해서 물어보려고 했었는데, 먼저 이야기해주다니.. 하며 무슨 꿈을 꿨냐고 물으니, 슬픈꿈은 우리 세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꿈이고, 즐거운 꿈은 수영을 어푸어푸 하는 꿈이라고 한다. 우리 세 가족이 흩어지는 꿈이 그렇게 꿈속에서 서럽게 훌쩍일만큼 슬픈일이라니 그럴일은 없는 것이 좋겠다.


오늘도 행복한 제주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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