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상담 끝에 한 아이의 학부모가 아들에게 물었단다. 선생님에게 혹시 하고픈 말이 있는지. 아이는 선생님이 여자 아이에게 대답해 줄 때와 남자아이에게 대답해 줄 때 리엑션에 차이가 난다고 했단다.
이건 차별을 당했다는 말을 에둘러한 것이다. 대부분 내가 묻고 아이들이 답한다. 아이들이 나에게 물어오는 것이라고는 화장실이나 보건실을 가도 되는지 뿐이다.
"갔다 와"
이 한마디에 남녀 온도차가 있을 리는 없었다. 근래 집중하지 않아 잔소리를 한 아이들이 몇몇 있다. 물론 남자아이들 비율이 높긴 하지만 여자 아이들도 분명 있었다. 잔소리는 행동의 문제이지 남녀의 차이를 둔 것은 분명 아니었다. 난 이 10살 꼬맹이들을 남녀로 나눠서 보지는 않았기에 차별의 개연성은 없다.
"어디서 차이를 느꼈을까?"
딱 한 아이가 떠오른다. 이 녀석은 배시시 웃으며 말을 건넨다. 대부분은 화장실이나 보건실 간다는 이야기지만 간혹 무엇인가를 해도 되는지 웃으며 말해 온다. 이 여자 아이가 웃으면서 말을 건네니 나도 자연스럽게 같이 미소를 띠며 대답했나 보다.
차별을 느꼈다 했던 그 남자아이가 나에게 어떻게 물어보나 오늘 유심히 살폈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무뚝뚝하게 뭔가 툭 던지듯 묻는다. 이 아이는 자신이 퉁명스레 말하는 건 못 느끼면서 내 반응만 살폈나 보다.
비데가 없어 학교에서 대변을 못 볼만큼 예민한 아이다. 아이가 예민한데 엄마라고 다르지 않을 터. 요지는 자신들의 예민함을 맞춰달라는건데 난 그런데 신경쓸 잉여 에너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