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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heajigi Apr 27. 2023

비타민 같은 아이(1)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아이


 며칠 현장학습을 간다고 자리를 비운 아이가 있다. 베트남에서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얼굴이 검게 그을렸다. 배시시 웃는 모습은 그대로다. 태닝 된 얼굴 때문인지 하얀 이빨이 더 도드라져 보여 아이가 살짝 낯설긴 하다.


 마스크를 하루도 빠짐없이 썼건만 감기에 걸렸다. 인후통이 심해 말을 할 때마다 입에서 피맛이 났다. 조금씩 물을 넘겨가며 겨우겨우 수업을 이어가건만 아이들은 오히려 더 난리를 친다. 할 수 없이 마이크를 사용해 가며 수업을 진행했다. 부비동에서도 통증이 일어나는지 오른쪽 볼까지 시큰거린다. 목과 얼굴에서 동시에 통증이 나타나니 간간이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 다행히도 마스크를 써서 대다수 아이들은 내가 고통을 참고 있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조금씩 넘기던 물이 다 떨어져 아이들에게 학습지를 시켰다. 잠깐 텀블러에 물을 담아 오겠노라 말하고 문을 나서려는데 이 아이가 미간을 찡그리고 나를 바라본다.

"선생님 많이 아파요?"

 마스크 위로는 질끈 감은 눈만 보였을 텐데 이 아이는 날 유심히도 바라봤나 보다.

 "괜찮아."


 물을 담아서 교실로 돌아오니 이 아이가 나를 보며 한마디 꺼낸다.

 "선생님 아프지 마요."

 그 한마디에 깔아졌던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어주는 것으로 고마움을 대신했다.


 비타민 같은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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