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초 교실에서 필요한 직업을 만들고 월말에 간식으로 보상했다.
가을 무렵 한 아이가 잔소리하는 직업을 만들자 했다. 아이들 책상 속이나 사물함을 정리 좀 하자했던 내 잔소리를 대신하기 위함이었던 듯싶었다.
남자아이 한 명과 여자 아이 한 명이 치열한 가위바위보 끝에 잔소리꾼이 되었고 한 달간 친구들에게 잔소리를 하느라 바빴다.
"정리 좀 하라고!"
"알았다고!"
교사인 내 잔소리보다 친구들 잔소리가 영향력이 컸는지 말끔하게 정리가 잘 되었다. 다음 달에도 내심 잔소리꾼이란 직업이 있었으면 했지만 아이들은 다른 직업들만 말할 뿐이었다. 잔소리꾼 직업을 하던 녀석들이 힘들다고 소문냈음이 분명했다.
잔소리꾼이 사라진 교실은 책상 속과 사물함이 다시 엉망이 되어갔다.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은 수시로 잔소리를 하는 엄마와 아빠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직업으로 충분히 경험했을 듯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