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배웠다. 절대 혼자 살 수 없다고도 했다. 구성원 모두가 일정 수준의 사회성을 갖췄다면 분명 맞는 말이다. 문제는 사회성이 존재해야 할 자리에 이기심만 가득 찬 것들이 우리 사회에는 적잖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우린 사람이 두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언제 사회성이 결여된 동물과 진배없는 직립보행 괴물들을 마주해야 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어쩌면 사람이라 믿었던 마주 보는 이가 돌변할 수 있고 옆에 있는 이가 가면을 벗을 수도 있으며 가려져 있어 보이지 않는 이가 갑작스레 괴수로 등장할 수 있다. 이런 미친 족속들을 한 번이라도 겪었다면 사람탈을 쓴 모두가 두려울 수밖에 없다.
걸러내야 할 불량종자들을 제거하지 못하니 멀쩡한 사람들이 시름시름 병들어 간다. 쭉정이도 못 되는 것들이 활개를 치니 제 몫을 다했던 이들이 시들스들 아파한다.
산길이나 산책로를 홀로 걷는 게 요즘은 편하다. 혼자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불량 인간들로 인한 리스크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린 어쩌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가장 힘든 웃기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 참 아리송하다.
사람을 대하지 않는 직업을 택할 것을 이란 후회가 밀려온다. 산림감시원이나 사육사가 딱인데 사람이 이리 난감한 것임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다.
사람 자체가 스트레스인 세상이다. 자신이 사람임에도 사람 그 자체가 불만 유발 요인이라니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