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각자 자신의 의지로 산다.
원론적으로는 그러하나 실상은 다르다.
외부 환경과 주변 시선이 압력처럼 작용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행하거나 다수가 말하는 것이 진리라 착각하고 따르기도 한다.
모든 판단의 최종 결정은 본인이 하겠지만 그 결정이 순전히 내 의지만으로 채워지기는 힘든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것이 불만의 한 요인이다. 떠밀리듯 살아가기에 지나간 일들에 후회가 남는다. 결과라도 좋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원망만 쌓인다.
내가 떠밀리기도 하고 남을 밀기도 하다 보니 앙금만 커져간다. 다들 누군가에게 조언질들을 하며 위한다 착각하지만 제 앞가림도 못하는 이들께서 충고할 자격이나 역량이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DIY 가구를 만들면서 내가 한 일에 대해서는 불만이 적음을 알았다. 모서리가 깨지고 잘못 조립하여 균형이 맞지 않더라도 말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힘듦이 애착처럼 되어버려 흠결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삶도 마찬가지지 싶다. 돌아가거나 돌밭임이 보인다 하여 정작 걸어갈 당사자에게 빠른 길이나 다른 길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당장은 더 빨리 도착하고 험한 길을 한번 피한다 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 할 필수 과업이기 때문이다.
돌아가서 늦더라도 응원하고 돌부리에 발을 다친 채로 걷더라도 지지해 주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누군가의 삶 전체를 레드카펫으로 깔아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떠밀거나 끌어당기지 말아야 한다. 그 자체로 불만만 쌓여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