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겪은 이상한 이야기_23
2017년 5월 4일에 쓴 글을 재구성했습니다.
더워서 커피 하나 물고 마을버스를 탔음.
한 손으로는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는 커피를 잡고 태블릿은 품에 끼우고
뭔가 좀 불편한 자세로 서서 가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급제동을 함.
아니나 다를까 웬 자매님이 나에게 철산고 자세를 취하면서 달려... 아니 날아오고 있었음. 내 왼쪽에는 꼬맹이가 있어서 피할 수도 없었지만
자매님 하나 못 견디겠나 싶어서 그냥 받았음.
쿵후 허슬을 보면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알고 보면 초고수인 설정이 있는데
자매님이 바로 그런 분이셨음.
나는 크게 휘청거렸고 그 바람에 커피가 왈칵 넘쳐서
내 앞에 앉아있던 분이 피한다고 몸을 피하다가 내 하복부에 박치기를 박아 넣으셨고.
내 태블릿은 바닥에 떨어져서 나뒹굴었음.
나와 부딪힌 자매님은 건곤대나이라도 쓰듯이 나에게 받은 충격을 이용해
다른 분에게 다이빙 보디프레스를 시전 하셨음.
특히나 내 앞에 앉으신 분이 좀만 더 머리를 숙이셨으면
나는 남자만 느낄 수 있는 고통을 맞볼뻔했음.
자매님은 여기저기 미안하다고 하고 나도 커피 맞으신 분께 미안하다고 하고
기사님도 죄송하다고 하고 버스는 잠시 사죄의 장이 열렸음.
너무 당황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해서 원래 내려야 할 곳에서 한정 거장전에 내렸음.
역시 세상에 고수는 여기저기 숨어있는 모양임.
그래도 그 자매님 철산고보단 천근추를 익히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이 글을 쓰는데 눈 앞에서 어떤 아저씨가 바닥에 슬라이딩하면서 대차게 넘어짐.
아... 나의 존재가 불운 인가 싶음...
이제는 커피 들고 버스에 못 타니 이런 사고는 없을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