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못즐기는 법
벌써 여름이다 그것도 물풍선에 꽈악 가득 차여 갇힌 듯한 기분에 숨이 턱밑에서 턱턱 막혀가는 장마라니 시간의 흐름은 언제나 동일하지 않음을 알지만 이렇게 같은 중력계 안에서 나의 자아는 정확하게 상대성 이론에 입각해서 time dilation을 느끼고 있다니 동일 중력장 아래에서 정신이라는 그것은 스스로 운동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니 그래서 관측의 시점 깨닫는 시점 나는 아 너무도 빠르다 느낀다니 무수하게 공터에 웃자라 바벨탑보다 더 높이 위로위로 올라갈 것 같은 개망초를 보니 그냥 얼굴에 웃음이 돈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생각으로 시작을 한다니 꽤 근사하다 커피 향이 좋다 별로 선호하는 커피는 없다 그럼에도 한동안은 핸드드립을 해보겠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양한 원두를 구매해 보고 매일 아침 그걸 갈고 내려 마시고 잠을 못 자고 처치골란의 양에 한 입만 스킬을 부리다가 내가 내린 커피를 맛보라며 주변 사람에게 마치 커피신을 믿는 신흥 종교의 전도사처럼 권유하고 절레절레 저절로 머리가 저어지며 호옹이라는 원치 않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기까지 그 고단했던 과정들을 복기해 본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꽤나 육아난이도가 있는 어른이다 갑자기 들판의 무성한 개망초들 사이로 검정색 고양이가 배 쪽은 흰털로 덮인 듯한 고양이가 하얀 양말과 함께 사박사박 들어오더니 기지개를 한껏 피고는 갑자기 털푸덕 배를 보이며 뒹굴거리지를 않나 나도 모르게 그래서 호 옹 귀여운척하는 소리가 스르륵 나와버렸다 아닌가 그런가 방귀소리에 더 가까웠나 그럴지도 무튼 나는 좀 더 시선을 그 고양이에게로 집중시켰다 신나게 등을 쓰러진 개망초 사이로 부비던 고양이가 갑자기 일어서서 무성한 개망초대를 긁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또 뒹굴 다시 또 일어나 다른 개망초대를 긁고 뒹굴 아마 노래 두곡이 지나갈 정도니 5분이 넘었나 나도 모르게 또 절대적 시간의 관념을 벗어나버렸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몰입이라는 개념이 의외로 속도의 개념으로 이해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인지 못할 뿐이지 모든 몸 안의 신호처리에 속도란 것은 존재하고 그 속도에 빠름과 느림이 없을리없고 그렇다면 뇌 안에 일반 상대성이론이 적용되지 않으리란 법이 어딨다는 말인가 그렇지 그래서 동일 중력장 안에서도 시간은 상대적이지 다만 절대적 개념으로 이해하고 싶을 뿐이지 그게 더 편리하니까 아니 음 그래 편리가 맞겠다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기도 좋고 그래서 그런가 누구의 얼굴은 빠르게 시간을 맞고 다른 누군가는 아니고 텔로미어니 뭐니 잡다한 소리를 버리고 피부세포 속 개별 개체의 속도가 달라 흐르는 시간이 다를 뿐인데 뭐 어쩌겠는가 역시나 누군가에게 했다가는 아주 큰일 날 소리지 이 얼마나 근사한가 암 음 인지적 현상을 시공간계에 projection하는 말도 안 되는 짓거리는 그만두라고 생물학적 노화의 방식에 또 헛짓거리 그만하라고 아니 이미 그런 잡생각은 그만하라고 그러고보니 옛날이 좋았지 스마트폰이니 AI니 그냥 나의 개똥철학에 입각한 잡생각을 이야기해도 진지하게 들어주던 낭만의 시대가 있었지 마치 내 생각이 이 우주의 절대적인 진리인양 들어주던 때가 있었어 에잉 요즘은 낭만이 없어 너무 다들 지식의 접근에 쉬워져 재미가 없어져 고약해졌어 나를 선망의 눈빛으로 보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말야 갑자기 고양이와 눈이 마주친다 어쭈 저자식, 하다가 그래 그만하라고 싶다 다시금 부비적거리는 녀석을 보자니 그냥 지금을 망상 없이 편안한 6월의 어느 날의 한적한 아침을 느끼면 그거면 된다고 그게 지금 내가 해야 할 온전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아닌가 그치 그렇다 마누라한테 혼나기 전에 얼른 나가서 분리수거나 하고 와야지 그렇지 그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