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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유선 Jun 02. 2024

어디서부터 시작할지는 몸이 알려준다

심리상담을 시작할 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할 이야기가 너무 많은 사람도 있고, 할 이야기가 별로 없는 사람도 있다. 심리상담은 다양하게 시작될 수 있다.


첫째,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라고 상담사의 질문으로.

둘째,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을 자유롭게 연상하는 내담자의 말로.

셋째, 몸의 감각에 집중하면서 몸이 보내는 메시지를 들으면서

그리고 그 외에 또 다른 모습으로.


정답은 없다. 심리상담에서 적용할 치료 이론, 상담사 개인의 성격 그리고 내담자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서 유연하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몸을 매개로 하는 마음 치료인 소매틱 치료를 하려면  위에서 열거한 방법 주 세 번째 방법인 몸의 감각에 집중하면서 시작을 한다. 몸의 감각에 집중을 하면, 몸과 마음이 잘 연결된다. 몸과 마음이 잘 연결되면 가장 필요한 것을 원하게 되고, 가장 위험한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된다. 몸 안쪽에 집중을 하면서 상담을 시작할 때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득은 '가장 적절한 것을 다룰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생각 과잉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몸 안에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충격의 잔재들로부터 향을 덜 받으며 상담을 할 수 있다.


무의식을 다룰 수 있을 때 심리적 증상이 해결된다


'무의식을 해결할 수 있을 때 심리적 증상이 해결된다'는 프로이트 주장은 치료 현장의 임상가들이  '틀리다고 할 수 없다'는 고백을 하게 되는 가설이다. 소매틱 심리치료도 마찬가지다. 정신분석에서 자유연상과 꿈을 활용해서 무의식에 접근하려고 한다면, 소매틱 심리치료에서는 무의식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몸을 활용한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는 알 수 없던 것들이 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알아차려진다.

한쪽으로 무너지는 어깨, 자꾸 턱을 괴는 습관, 사람을 만나면 자꾸 얼굴을 만지는 손가락, 출근길에 늘 느껴지는 아랫배의 조임, 일어서기만 하면 빙빙 도는 어지러움을 따라가다 보면 미처 자신이 알지 못했던 무의식의 바다 해수면 아래에 잠겨있는 빙하의 온도와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의식 아래 무의식의 영역에 잠겨있는 빙하가 품은 스토리에 접근하고 싶다면 몸의 감각을 따라가 보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의식은 몸을 통해서 늘 신호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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