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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부 Jul 14. 2022

슬픈 사람을 위해 슬퍼하는 일

남을 위해 울었던 적이 있었을까



나는 슬픔이 많아서 잘 울지만, 누군가 슬플 때 그걸 보고 나도 덩달아 슬퍼져서, 상대의 그 슬픔이 슬퍼서 운 적은 없는 것 같다. 


늘 내가 중요했다.


내가 슬퍼서 슬퍼했고 그래서 울었던 것 같다. 좋아하는 상대가 떠났을 때나 바로 눈앞에서 소중한 것이 사라졌을 때 나는 빠짐없이 울었지만, 그건 상대의 슬픔 때문이 아니었다. 그 사람의 슬픔 때문에 슬퍼하지는 않았다. 그냥 내가 슬퍼서. 슬픔이라기보다는 두렵고 막막해서. 막막하고 무서워서.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난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없는 건 아닐까 하고 무서워질 때가 있다. 그 사람만큼 슬퍼야 하는 게, 상대의 슬픔과 기쁨을 나도 그대로 느껴야하는 게 사랑의 모양은 아니지만. 그저 내가 제대로된 사랑을 하지 못하는 걸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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