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즈음을 추억하는 단편
자살을 결심한 파우스트는 프로메테우스가 했던 말과 아주 유사한 말을 되풀이한다.
괴테적 인간이 파멸이 아니라 오직 해방을, 그리고 죽음에서 모든 생명의 끝이 아니라 모든 유한한 삶의 종말을, 또한 한계 없는 완전한 삶을 갈구하는 것이 더 명백히 표현된다.
그는 독이 든 플라스코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너를 보니, 그 고통이 다 가시고 너를 손에 드니, 노력하던 의욕도 줄어든다.
정신의 흐름이 썰물처럼 점점 물러간다.넓고 넓은 바다 안으로 나는 밀려나가니,
거울과 같은 바다 물결이 발 밑에서 빛나며 새로운 날이 새로운 바닷가로 나를 부른다.
가볍게 활개를 치며 화염의 수레 하나가 나를 맞으러 온다.
나는 마음의 각오가 되었음을 느낀다.
새로운 궤도 위에서 푸른 하늘을 뚫고서 순수한 활동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괴테의 <파우스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