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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Aug 03. 2022

이 시리즈의 연재를 마칩니다.

245명의 인생 이야기를 마치며

중량 치기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였던 <술 이야기>를 중단하며 간디의 양심 없는 쾌락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https://brunch.co.kr/@ahura/1205


함께 하자며 외쳤던 사회변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던 시리즈에 브런치의 작가라고 하는 이들의 민낯을 목도하고 나서 상심을 넘어선 충격을 받았었던 탓이 컸기도 했습니다.


https://brunch.co.kr/@ahura/1052


독자들이 인정할지는 모르겠으나 나 나름대로는 양질의 콘텐츠를 시간과 노력을 더해 공들여가며 매일같이 글을 쓰고 마음을 전달하려 했던 것인데, 그 마음은 전달이 되지 않고 그저 입에 맞는 소설이나 읽고 시간 때우기 글에 제 글이 묻혀 간다는 생각에 브런치 글쓰기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된 것입니다.


한 달 전쯤 한국에 다시 돌아오며 어렴풋하게나마 예상은 했었습니다.


<논어 읽기>나 <인생에 실패한 대가들에 이야기>를 통해 400일이 넘게 함께 글로 맺어져 온 공감대가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그런 이들을 위해 이렇게 힘겨운 글쓰기를 매일 수행처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국에 돌아와 외국에서 직접 처리하지 못할 일들에 대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며 처리하는 과정에서 또 문제들이 새롭게 발생하고 또 사회를 좀먹는 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구역에서 여전히(?) 사회를 좀 먹는 행동으로 저의 발목을 잡고 시간과 정력을 과도하게 소비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브런치의 글쓰기는 400여 일에 걸쳐 이어왔으니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직 책을 떼지 못한 <논어 읽기>는 논어 한 권을 마칠 때까지만 진행하되, <인생에 실패한 대가들의 이야기> 시리즈는 여기서 접고 다른 일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책으로 출판해도 이미 10권 분량은 넘었을 무려 245명의 대가들의 실패와 그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통해 많은 분들이 희망을 얻었다고 해주셨고 많은 공감도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행동화로 이어지지 못한 채 그저 멋지고 감동적인 글로 시간 때우기 글 속에서 뒤섞여 버리는 것이라면 계속 써야 할 의미도 의의도 의지도 더 이상 찾지 못할 것 같아 여기서 이 시리즈의 막을 내리려고 합니다.

 

15개월간 이 시리즈를 탐독하고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를 책으로 만들고 싶다며 연락해주신 적지 않은 출판사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원고료 한 푼 받지 않고 매일같이 대가를 고르고 그 대가들의 삶에 대한 기록을 245명이나 남긴 저에게 너무 고생했다고, 아쉽게 막을 내리지만 그간의 노력과 마음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니 너무 상심하고 좌절하지 말라고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조만간 실천을 해보자고 궐기했던 발단 사건을 기록한 연재소설 <현역 목사 아동학대 사건>도 중단할지에 대해서 조금 심각하게 고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약속한 대로 <논어 읽기>만큼은 책을 끝낼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연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까지... 발검 무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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