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결정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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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인지 예능인인지 모를 이들이 방송을 대거 도배하면서 정신과 상담, 혹은 부부 문제 상담의 영역이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그리 생소한 분야가 아니게 되었다.
특히나 이혼이 방송에 발에 차이듯 소재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혼을 앞두고 관찰예능의 형태가 되었든 개별상담의 형태가 되었든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들을 통해 제대로 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감기에 걸렸을 때 이비인후과에 가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처럼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의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는 당신의 헤어짐에 대해 명쾌한, 혹은 정말로 문제를 해결만 할 만 수준의 처방전을 내주지 않는다.
융 학파를 지향하며 공부했던 내 입장에서 본다면 최근 정신과의 추세는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약물을 남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제약회사에서 강력한 로비(?)를 해놓은 탓에 약물을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불면증부터 우울증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반대쪽으로 짚어서 냅다 끌어놓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내게 상담을 청하는 이들에게 정신과를 함부로(?) 권장하지 않는 편이다. 약물을 처방받아 먹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잦아지게 되고, 약물이 아닌 스스로의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노력이 경감될 수밖에 없다는 선험이 있는 탓이다.
뜬금없는 정신과 상담과 최근 정신과 치료의 흐름이 이혼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또 딴지를 걸기 전에 얼른 연결고리를 보여야겠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서로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도저히 같이 살지 못하겠다고 생각한 후, 멋져 보이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TV의 교육적 성과 탓인지 당신이 혹은 당신의 웬수(?)가 우리도 상담을 좀 받아보자고 한다.
대개의 이렇게 시작된 이혼을 위한(?) 상담은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첫째, 둘이서 부부상담 전문 상담사를 찾게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지자체에서 대단위로 하는 상담사나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자신의 경력을 채우려는 상담사를 만나지 말라는 것이다.
아니, 부부상담을 표방해 놓고 영업(?)을 하면서도 어디서 그렇게 잘못 배웠는지 기본적인 매뉴얼에 나온 대로 컨베이어 벨트의 인형 만들기처럼 심리검사지하고 그것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준답시고 계속 노트 메모만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상담사들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그들은 100쌍이든 그 이상의 경험이든 그저 시간을 때우고 자신이 상담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혹은 뭔가 잘못되어 피상담자들이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피드백 공부조차 하지 않는 말 그대로 돈벌이로 상담을 하는 자들이다. 혹 부부가 붙으면 너무 싸우고 감정적으로만 대치하기 때문에 개별상담의 형태를 먼저 시작하고 자신들을 들여다보고 다시 함께 상담을 받는 경우도 있는데 그 구분조차 자신이 편한 위주로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상담을 처음 받는 이들조차도 쉽게 인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경우가 상담사라고 하는 자들이 녹음한 상담자료를 다시 피드백하고 정리하지 않던가 이전 상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다른 피상담자와의 기록을 헷갈려하거나 기억조차 하지 않는 해프닝에서 확인된다.
두 번째 상담의 형태는 도저히 정신적인 피폐함을 이겨내지 못해 정신과 상담을 찾는 경우이다. 일반적인 정신상담과 다른 이유는 원인이 부부간의 갈등이 원인이라는 점인데, 자칫 잘못하면 정신과에서는 우울이나 불면증을 치료한답시고 당장 약물 처방전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접근하는 경우이다.
개인적인 우울증도 마찬가지겠지만, 부부간의 갈등이 원인일 경우는 더더욱 약물치료부터 접근하는 방식은 약물에 대한 의존이나 그 상담이나 약물이 정신병자로 모는 약점(?)으로 작용되어 버리는 경우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두 사람이 최소한의 합의점(?)을 도출하여 둘의 문제를 최소한 점검이라도 하겠다는 의지를 가질 때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 상담의 형태는 집단상담의 형태를 택하는 것이다.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부부들 간의 집단상담이거나 여러 가지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의 집단상담에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집단상담에서는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다른 사람들 특히 의식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이나 커플은 조금의 효과도 거두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누군지 알지 못하는 전혀 다른 타인들과 만나 동일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다는 동질감만으로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신경 쓰는 성향을 가진 사람은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것에 극도의 공포까지 느끼기 때문에 또 다른 가면을 쓰고 상담은 상담대로 망치고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혹으로 얻어올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부부상담은 아무런 의미 없는 그걸로 장사를 하거나 남의 불행을 임상실험용 쥐로 사용하는 이들의 놀이감만이라 하지 말라는 것인가?
아니. 그렇게 말한 적 없다.
상담은 중요하다. 하지만, 상담이 중요한 이유는 당신이 헤어짐을 결정하고 당신 혼자서가 아닌 상대방과 이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정말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일말의 노력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바로 그 포인트에 있다.
일본어로 이혼을 한 번 한 사람을 ‘バツイチ(바츠이치)’라고 한다. 이혼을 하게 되면 호적에 ‘X(ばつ)’가 표시되는데에서 유래한 말이다. 우리말로 엑스표는 당연히 부정적인 의미이듯 일본에서도 단순한 브이표시가 아닌 엑스표시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를 담는다.
후술 하겠지만, 이혼은 죄악이나 비난받아야 할 만한 잘못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성공하기 위해서 실패하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실패했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아닌 것처럼 결혼이라는 제도에서 상대방과 헤어지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그 사람의 인생이 망가졌다고 단정 지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당신의 실수, 그리고 상대방의 실수, 그리고 어쩌면 각자의 잘못이 아닌 둘이 만나서 만들어낸 잘못과 실수가 있었기에 헤어짐을 선택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혼하기 전에, 단순히 법적인 헤어짐을 결정하기 전에 도대체 무엇이 문제가 되어 당신의 결혼을 포기하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원인분석은 필요하지 않을까?
상담은 그래서 하는 것이다.
만약 원인분석을 하는 과정에서 당신의 개인적인 잘못이든 상대의 잘못이든 혹은 두 사람이 만들어낸 잘못이나 미숙함이나 결정적인 실수가 발견되었는데 그것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개선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개선해 볼 서로 간의 합의가 있는지를 시도해 보기 위해 ‘이혼상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결혼이 아닌 연애를 하더라도 기존의 실패한(?) 만남에 대한 자기 피드백과 교정이 없는 채 그저 자신의 패턴을 반복하는 사람은 평생을 가도 자신과 딱 맞는 운명의 짝을 만나 사랑을 이뤄낼 가능성이 희박한다. 반대로 처음 만난 사람과의 과정에서 자신이 몰랐던 자신을 알아내고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알아내고 두 번째 만난 사람에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자신을 좀 더 어른다운 어른으로 만들고 내가 낳은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한 여정을 걸어 나가는 것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본보기로 가정교육이 된다.
자신의 정신적인 문제와 힘듦을 전문가에게 상담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이 혼자서 그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발견해 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물며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부부간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데 있어 심리분석지의 제대로 된 분석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상대를 알아가고 서로 간의 문제를 알아가는 것은 온전한 부부로 성장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 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시나 당신과 상대방의 의지이다.
자신들의 본래 의도나 마음이 그렇지 않은데 자꾸만 상황이나 다른 요소들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왜 자꾸 그런 미스매칭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원인분석을 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간의 노력을 경주하는 것만으로도 부부관계는 크게 개선된다.
이혼을 할 때 하더라도 도대체 무엇이 왜 어떻게 문제인지를 파악하지 않고 그저 감정의 파도에 휩싸여 도장을 찍어버리는 것은 당신의 인생에 그 어느 하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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