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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목사 아동학대 사건 - 15

도대체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 11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098


이 소설은100%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임을 밝혀둡니다.

도대체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 11 -



“아니 제가 오늘 친형이라고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목사님이 오셔가지고 연세도 있으신데 내가 얼굴 봐가지고 그냥 적당히 해서 처음에 보수비용도 800만 원에 그냥 좀 합의를 해주십시오 그래 가지고 그것도 그렇게 해드렸어요. 그런데 집을 아직 안에 들어가서 못 봤어요. 그런데 우리는 통상 집을 짐을 뺄 때 우리도 전세 살아봤지만 집이 상한 데는 없는지 짐 다 뺀 다음에 둘러보고 자 돈 보내겠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상식인 건 아시죠, 목사님두?”


“예. 그건 뭐.”


연이은 질문에 자신을 추궁하는 교수의 질문에 어렵사리 추 목사가 마지못한 표정으로 입을 떼었다.


“그런데 목사님 오늘 아침에 ‘짐 빼니까 돈 보내주세요.’ 라면서 카톡으로 하나 띡 보내셨잖아요? 그것도 상식에 어긋난 행동인 거잖아요? 그러고 누차 제가 화를 내고 막 그런 것도 아니고 막 저주의 기도가 어떻고 그런 얘기를 하셨을 때도 제가, ‘순리대로 사람이 해야지. 이렇게 하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됩니다.’ 이러고 누차 얘기 안 했습니까? 카톡에 그대로 있다시피. 그죠?”


“......”


저주의 기도 이야기가 나와서 자신도 찔려서였는지 추 목사가 다시 입을 꾹 다물고 대답하기를 거부했다. 그의 태도와 상관없이 교수의 질책을 계속됐다.


“제가 화가 난 포인트가 뭐냐 하면 우리 특약에도 적고, 얘기 전해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증거자료 다 확보해놓은 상태입니다. 제가 그날 와가지고 그 강단 하고 키보드 위에 찬송가 보면서 넌지시 여쭤봤잖아요, ‘이건 뭡니까?’ 그랬더니 바로 ‘아! 여기서 예배 안 했습니다.’ 자아, 목회자시잖아요. 목회자가 차라리 ‘그냥 죄송합니다. 교인이 많지는 않은데 제가 여기서 예배드렸습니다. 무슨 빨갱이 교육을 한 것도 아니고 약속까지 했는데 어기게 되었습니다. 좀 양해해주십시오.’ 이렇게 얘기해야 상식 아닙니까?”


“예배는 조카가, 조카가 와서 이렇게...”


그렇게 말을 맞추기로 했는지 추 목사가 늙은 목사의 눈치를 보며 말을 버벅댔다.


“조카 한 명만 왔어요? 제가 사진 찍은 거랑 CCTV 영상 한번 보여드려요?”


“그거는 다 지난 거다.”


얼른 늙은 목사가 상황이 다시 확전되는 것을 막으려는 듯 교수의 지적을 흐리려고 노력했다.


“제가 다시 여쭤볼게요. 조카 한 명만 와가지고 가족 셋이서 이렇게 예배를 드리신 거예요?”


“그럼요.”


추 목사는 밀리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고수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만약에 세 명 이상 그렇게 하면 제가 그 특약 사항에 맞춰가지고 위약하신 걸로 진행해도 상관없으시겠어요?”


교수가 그의 괘씸한 태도에 감정이 상하며 그를 몰아세웠다.


“아이! 사장님 그렇게 하지 마!”


늙은 목사가 중간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굵은 바리톤의 목소리를 간드러지게 굴려가며 교수를 만류했다.


“아니 그냥 다 지났잖아요. 이사 나가는데 이만저만해서 저는 원래 목회자라서 교인이 많지도 않고 그래서 예배 좀 드리고 했었는데 본의 아니게 거짓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요?”


“......”


교수의 논리적인 지적에 늙은 목사도 추 목사도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딴청을 피우면서 제대로 대꾸하지 못했다.


“내 비록 크리스챤은 아니지만, 거짓말은 우리 아이들 가르칠 때도... 엉? 목사님도 어린 자녀 있지만 나도 아이들을 키우는데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끝까지 그러는 게? 거기서 저희가 기만당했다고 생각한 거예요. 야! 우리가 증거까지 확보를 했는데 저 목회자라는 분이 저렇게까지 하셔야 되나?”


증거 얘기에 대해 늙은 목사가 상세하게 말하지 않았던 것인지 증거 이야기가 몇 번 구체적으로 언급되자 추 목사가 입을 꼭 닫고 아무런 대꾸를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


“오늘 얘기를 드렸더니 선배 목사님이 웃으면서 그러시더라구요. 교인이 많지도 않았다고.”


이미 대화중에 자신이 실토했다는 사실이 교수의 입에서 나오자 추 목사가 당황한 눈빛으로 늙은 목사를 치어다보았다. 늙은 목사는 특유의 너스레 섞인 웃음으로 넘기려 그의 시선을 피했다.


“헤헤헷!”


“에휴! 뭐 좀 그거 그렇게 했는데...”


교수가 조금 여유 있는 용서의 말투를 보이려고 하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늙은 목사가 추 목사를 탓하듯 맞장구를 쳤다.


“그러게 하지지도 않았다는 게 뭐냐?”


“추 목사한테도 선배 목사님이 ‘자네가 잘못했네. 양해 구하고 그랬어야지. 차라리 그렇게 할 걸.’ 뭐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교수의 말투가 정리하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을 확인하자 늙은 목사는 더욱 신이 나서 자신이 상황을 정리하려고 나선 사람처럼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라며 추 목사를 탓하듯 말했다.


“그건 사실이야. 그렇게 하기로 했으면 그거는 그렇게 양해를 구했어야지.”


“내가 그 때 와서 사실을 다 알고 있으면서 물었는데도 그렇게 대답하고 했는데 그날도 그렇고 나중에도 그렇고 목사님한테 내가 그거 가지고 뭐라고 한 마디라도 합디까?”


“에휴! 사장님 또 그렇게 얘기할 사람도 아냐! 내가 겪어보니까.”


“내가 오죽하면 카톡에도 그렇게 말했잖아요. 그렇게 굴어도 내가 배려하려고 ‘에휴! 이제 다른 집으로 나가시는데 내가 해외에 있어서 못 챙기니까 됐다.’ 하고”

“성격이 꼼꼼하셔가지구...”


교수는 계속해서 영혼 없는 맞장구를 치며 눈치를 보는 늙은 목사를 패싱 하여 추 목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한테 지금이라도 본의 아니게 거짓말이 아닌 거짓말이 되어버렸는데 너무 죄송합니다. 그 말이 그리 어렵습니까?”


“......”


자신이 한 짓이 있어서인건지 아니면 머릿속에 무슨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얼굴을 뻘개져서 대꾸도 하지 못하고 추 목사가 자꾸 시선을 피했다. 교수는 돈보다 그의 정식 사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어려우세요? 제가 지금 거짓을 얘기하라고 하는 겁니까?”


“에휴, 그냥!”


추 목사가 언제 폭탄처럼 터져서 돌발행동을 하지 몰라 걱정되는지 늙은 목사는 내내 불안한 눈빛으로 교수의 말을 막았다.


“사과는 기본이 진실 아닙니까? 진심 어린 사과 그거는...”


교수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언급하자, 늙은 목사가 다시 중재에 나서듯 말했다.


“그러니까 사장님 말은 의미가 있는 말이야. 그렇게 했었던 건데 그게 안됐기 때문에...”


어차피 대답도 안 하는 추 목사의 뻔뻔한 태도를 보면서 교수는 그만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에 정확하게 받고 싶은 사과의 내용을 정리해주기에 이르렀다.


“아니, 이제 다 이사 나가기로 하고 선배 목사가 와서 이렇게까지 하는데 자아, ‘800만 원 보상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걸로 하고 남의 물건인데 비싼 물건인지 몰랐는데 그냥 놔뒀길래 그냥 가져다 버렸는데 그렇게 비싼 물건인 줄 몰랐습니다. 엉, 300만 원 정도선에서 보상하는 걸로 양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실수를 했네요. 그리고 기분 나쁘셨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제가 예배를 한 건 사실이고 그랬는데 신도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래서 큰 문제 안될 거라고 생각해서 그랬는데 나가는 마당에 아시게 되었으니 그리고 제가 본의 아니게 거짓말한 것 때문에 불쾌하셨다니 죄송합니다.’ 이게 그렇게 어려운 말입니까? 제가 진심 어린 사과 듣겠다고 선배 되시는 목사님한테 ‘자아, 저는 그래도 사과는 당사자한테, 진심 어린 사과는 들어야 되겠습니다.’라고 요구한 게, 이게 잘못하는 겁니까?”


“자아, 원래 그래서 이렇게 나왔던 건데, 그렇게 된 것은 사과할 일이다.”


늙은 목사가 추 목사를 종용하며 옆구리를 툭툭 찌르듯 건드렸다.


“목회자 이전에 남자시잖아요?”


교수가 마지막으로 물었다.


“네에. 죄송합니다.”


죽지 못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추 목사가 겨우 입을 뗐다.


“그래. 그건 우리 신앙에는 그렇지만. 사장님이야 신앙이 없는 분인데...”


“아니 그렇잖아요. 지금 증거까지 다 확보해뒀는데. 이 분이 내가 기회를 드리고 말씀을 했는데도 이렇게까지 ‘아닙니다. 예배한 적 없습니다.’ 그렇게까지 하셔야 되나, 이게 무슨 조선시대 천주교도 아니고. 내가 종교박해를 하는 사람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사람을 기만해야 되나?”


어이가 없다는 듯이 겨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미안하다는 한 마디 던져놓고 밤하늘 쪽으로 고개를 돌린 추 목사를 교수가 치어다봤다.


“허허허허! 서울대학까지 나온 분이 얼마나 훌륭하겠나? 내 친구도 서울대 나왔어. 최재성 교수라고 동국대 체대 교수로 있어요.”


늙은 목사는 내내 불안해서 너스레와 쓸데없는 이야기로 억지 웃음소리를 내며 분위기가 딱딱해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들었다.


“내가 그놈 한데 ‘너 이 자식아! 너 출세해가지고 나 안 찾아오냐?’ 막 그랬거든.”


그러나 교수는 그의 너스레와 아랑곳하지 않고 마지막 대답을 제대로 듣기 위해 추 목사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런 거예요? 아니, 추 목사님 어떠시냐구요? 제가 지금 결례를 범했거나 목사님에게 예의 없는 행동을 한 건가요?”


어떻게 해서든 딴 말을 해서 상황을 전환시키려는 듯 늙은 목사가 헛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이거 봐요. 최 교수랑 찍은 사진이야. 8년 전에. 이 서울대 박사 나온 친구라구. 생활 체육과. 나하고 제일 친한 교수야.”


급했는지 핸드폰의 사진까지 들이밀면서 교수와 추 목사의 사이에 그가 섰다. 유튜브에서 그 사람의 인터뷰 영상이라며 내미는 것을 교수가 손으로 걷어치우며 추 목사에게 하던 말을 이어나갔다.


“잠시만요. 제가 오죽했으면 선배 목사님 얼굴 봐서, 오죽 급했으면 친형이라고까지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중재를 하셨을까 싶어서...”


“에휴. 내가 정말 아끼는 동생이지.”


“그래서 아까 저희 상식적으로 집 다 둘러보고 수도나 전기나 이상 없는지 보고 나서 보증금을 부쳐드리는 게 맞는데 혹시나 너무 늦어지면 그것도 결례가 될까 봐 돈을 아까 합의한 것처럼 800 빼고 2억 8천2백을 먼저 부쳤어요.”


“음.”


전세 보증금을 먼저 부쳤다는 말에 갑자기 늙은 목사와 추 목사가 고개를 돌리며 귀를 쫑긋 세웠다.


“우리 그런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그래.”


먼저 돈을 부쳤다는 말이 사실인지, 늙은 목사가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역력해 보였다.


“이해하셨어요? 지금 이렇게 얘기하고서도 우리가 안에 들어가서 보지도 못했어요. 말씀하셨던 원래 보내달라던 그 추 목사님 통장 계좌로 2억 8천2백 보냈으니까 300만 원을 지금 아내의 통장으로, 우리 네 사람 있는 데서 얘기 다 한 거니까 보내주세요. 돈 없다고 할까 봐 먼저, 실수할까 봐, 아까 그래도 선배 목사님이 얘기하셔서 우리 시내 은행으로 가서 바로 부쳐드렸어요. 우리 손해 보면서 5천만 원 까지면서 3일 전에 주식 다 매도해서 오늘 돈 맞춰드리려고. 제가 오죽하면 ‘손해가 너무 크니까 4월 말에 이사하시면 안 되겠습니까?’라고까지 부탁했었잖아요. 단칼에 거절하시는데 우리는 ‘예, 알겠습니다. 했어요.’ 다 따라드렸잖아요. 이렇게까지 했는데 우리가 이 꼴을 당할 입장입니까? 집주인이 돈 들고 와 가지고? 이미 짐 미리 옮겨서 내일 이사해도 되는 상황이었으면서. 내 물건까지 없어졌는데?”

“아이씨. 여자들이 돈 50만 원 가지고서도... 따지지, 나보고. 700만 원에 하자고. 그런 소리 하지 마.”


늙은 목사는 그런대로 빨리 상황을 수습하고 정리하려 들었지만 이미 전세 보증금을 부쳤다는 말이 귓가에 맴도는지 추 목사의 눈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얘기 다 들으셨겠지만 전기세 얘기도 제가 누차 말씀 안 드렸습니까? 요금에서 감면되는 거니까 전기세 2년 있으시면서 10만 원 남짓 내셨잖아요. 거기서 다 감면 지원 나갔으니까 그렇게 된 건데 어떻게 저희한테 어? 그 착복한 돈 내놓으라고.”


“그렇지 않아도 내가 좀 전에 얘기했어.”


“그건 아니잖아요.”


“그거는 전기를 사용하는 데서 발생하는 게 맞아.”


늙은 목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니


“실 거주자가 받는 건 받는 거라고요!”


침묵을 지키던 추 목사가 마치 기다리고 있던 사람처럼 언성을 높이며 치고 나왔다.


“그래서 그 전기세 감면 혜택을 다 받으셨잖아요? 저희가 받은 게 없어요.”


교수의 아내가 황당한 표정으로 바로 대꾸했다.


“제가 영수 내역 보여드려요?”


“실거주자가 받는 법이 있잖아!”


갑자기 추 목사가 퍽하고 터지듯 폭주하며 소리를 빽 지르며 버럭 화를 내기 시작했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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