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현역 목사 아동학대 사건 - 14

도대체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 10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086


도대체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 10 -


“아까 보내드리기로 했던 보증금이 배상금 800만 원을 제한 2억 8천2백이었지요? 거기서 500만 원을 제하면...”


그러나 늙은 남자는 그 와중에도 흥정과 밀당을 잊지 않고 앙탈을 부리듯 소리쳤다.


“아이! 조금만 빼! 그렇게 많이 빼지 말고... 어휴!”


“아니 저쪽 창고 뒤에 있던 것까지 3개를 포함할까요?”


“아니 이제 내가 해드리려고 그러는데.... 또 그렇게 금액이 커지면...”


늙은 남자가 곤란한 표정으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얼굴로 죽상이 되어 구시렁거렸다.


“뒤에 꺼 3개를 얘기했는데도 내가 그거 계산을 안 하고, 이 위에 있던 것만 따지는데도 그렇게 말하는 겁니까? 다 정산할까요, 제대로?”


“그러지 말고 200만 더 빼고 줘, 나머지. 응? 그거. 아니 우리 동생이 그걸 팔아먹은 것도 아니고...”


“자아, 정리합시다. 그러면 500을 내가 지금 뒤에 없어진 3장의 대리석은 금액도 아직 얘기를 안 했어요.”


“그렇지. 나랑 처음 얘기하는 거지.”


“아니 아니 내가 가지고 온 다른 마블 대리석 저기 창고 앞에 두었던 것도 없어졌고, 여기 위에 올려뒀던 한 장에 백만 원이 훨씬 넘는다는 돌들 하고 개집 옆에 2장, 문 옆에 한 장하고 그 모든 게 없어졌잖아요. 지금 한 장도 없잖아요. 작은 것들까지. 뒤에 있던 것까지 깨끗이 없어졌잖아요.”


“아니, 좌우간 다 없어진 거지 뭐.”


마치 모든 것을 이미 확인하고 알고 있는 사람처럼 늙은 남자가 인정하듯 말했다.


“제 말이요. 그런데 큰 것만도 몇백이 넘는데, 지금 500만 원으로 배상금액을 제시한 거라구요.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거기서 지금 저한테 콩나물 값 깎듯이 지금 그런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에이 그런 얘기가 아니구.”


“제 말이요. 그래서 제가 지금 정리를 하잖아요.”


“어엉.”


“내가 열 받아가지고 그냥 경찰에 신고해버리면 되는데 우리 집사람이 그래도 친형도 아니면서 친형이라고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찾아와서 중재하는 목사님 얼굴을 봐서라도 가서 얘기해보고 오자고 해서 내가 전화하면 그냥 바로 오는 거다. 하고 왔다잖아요.”


아예 그가 친형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 알면서도 그냥 눈감아주고 있었다는 점까지 은근히 지적하며 교수가 집어말했다. 그러자 얼굴이 일그러지며 남자가 포기한 듯 대꾸했다.


“그래그래.”


“양심이 있으면 죄송했고, 대여섯 장이나 되는데 큰 것들 값만이라도 해서 500만 원 보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맞는 거잖아요.”


“에휴. 나중에 사장님도 복 받으려면은, 그러니까... 복 받으려면은 어떻게 하다 보면 물건은 또 들어와요.”


당황한 듯 남자가 아무 말이나 내뱉으며 어떻게 해서든 금액을 최대한 줄이려고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다.


“저희가 얼마나 더 손해를 보라는 말씀이세요?”


남자의 헛소리를 참다못한 교수의 아내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실소를 내뱉으며 말했다.


“에 그러니까.”


“오늘 우리는 돈 맞춰서 온다고 주식 빼느라고 5천 손해 보면서 가지고 왔잖아요.”


“아이, 그래서 내가 오늘 막 혼냈어. 아주 그냥. 그걸 왜 조금만 참고 기다려주면 되는 놈의걸 이사 가는 게 뭐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 내가 아주 그냥 에휴! 그런데 이게 오십 넘은 사람이라서요, 뭔 말을 해도요. 내 앞에서는 그렇겠다고 그래요.”


“제가 정리를 할게요. 자세한 내막까지는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추 웅기 씨가 챙겨줘야만 하는 같은 교구의 후배 목사인지 아니면 그쪽에서 돈을 대는지 어쨌건 굳이 그걸 감추고 친형이라고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오셨는데...”


“한참 선배지.”


자신이 친형이라고 사칭한 것에 대한 사과나 부끄러운 기색은 남자에게서 눈곱만치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마치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거짓말을 사실로 그대로 인정하며 받아쳤다.


“그러니까 친형이라고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목사님이 오셨어. 그런데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계약할 때도 오시고, 이사 올 때도 오시고 내가 보니까는 그쪽 세계선교회라는 곳이 돌아가는 걸 대강 알겠어요. 하여간. 그래서 내가 그거를 다 뒤집고 우리는 언제든지 증거자료 가지고 법적으로 처리하면 특약에 정한 5600만 원을 받을 수 있어. 아까 목사님한테도 말씀드렸지만. 근데 내가 지금 목사님 얼굴 봐가지고 감안해드리면. 마블 대리석에 대한 배상 비용 500만 원 빼면 2억 8천2백에서 2억 7천7백이 돼요. 맞죠?”


“으음....”


얼른 셈이 되지 않는지 늙은 목사가 우물쭈물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돌리느라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답답했는지 교수가 처음부터 셈 정리에 들어갔다.


“2억 9천이 원래 전세 보증금이고.”


“네.”


“아까 보수비용으로 800만 원 합의해서 빼기로 했으니까 2억 8천2백이었죠?”


“아 그러면 그냥 800에서 빼준다는 게 아니에요?”


갑자기 남자가 엉뚱한 소리로 흔들기에 나섰다. 하지만 그의 엉뚱한 공격에 호락호락 넘어갈 교수가 아니었다. 단호하게 다시 교수가 물었다.

“800에서 뭘 빼줘요?”


“지금 사장님 얘기하는 거 마블...”


“800은 아까 보상 부분으로 계산을 해서 2억 8천2백을 보내기로 한 거구요. 맞죠?”


교수가 다시 명확하게 묻고 끊어 물었다.


“예.”


“그런데 지금 500은 그 얘기 나누고 나서 마블 대리석이 없어진 걸 발견한 거잖아요!”


“예.”


늙은 목사는 다그치는 듯한 교수의 추궁에 꼬박꼬박 대답은 잘했다.


“그럼 이 500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라고 인정을 한다면서요?”


“아니 나는 어떻게 해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제 말이요. 그래서 거기서 500을 빼면 2억 7천7백이 되잖아요. 맞죠?”


“네.”


“맞아요?”


“그런데, 그래서, 저기 300만 빼셔.”


“그럼 얼마를 한다는 거예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교수가 늙은 목사에게 다시 물었다.


“그런데 저희가 또 봐야 알겠지만, 이런 게 이사가 끝나고 나서 집안에 들어가서 나오면 또 이런 경우가 생기는 건데요. 계속 배상할 거리가 나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교수의 아내가 정말로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하소연하듯 말했다.


“제 말이요. 제가 아까부터 누차 말씀드렸던 우리의 걱정이 바로 이거예요. 지금 안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고 있는데 정작 들어가서 집에 더 심각한 손상문제 같은 게 생기면 어떻게 할거냐구요. 우리가 아침부터 여기 와서 밤까지 이렇게 생고생을 할 필요가 없는데 우리가 보증금 들고 와서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계속 현관밖에 정원에서 추위에 떨며 이런 고생을 할 필요가 뭐가 있냔 말이에요? 나이 든 어머니까지 모시고 와서 집을 이렇게 지키고 있을 이유가 뭐가 있냐구요? 결국 하나란 말이에요. 저 사람이 안에 뭘 더 일부러 파손을 하고 손상을 입혔는지 확인을 현장에서 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런 거 나올 때마다 목사님이 또 중간에서 아휴 내가 내가 이러면서 하실 거예요?”


“그러면 가서 15분만 더 계셔. 내가 들어가서 동생하고 확실하게 돈 얘기를 하고 나올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그렇게 해가 다 진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에 정말로 15분을 꽉 채워 정원에 교수 내외와 그 어머니를 세워놓고 늙은 목사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다시 나왔다.


“그래서 내가 동생한테 300까지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500만 원을 얘기했는데 300까지는 또 뭡니까?”


“에휴. 그냥 사장님이 이 정도에서 봐주시고. 이제 이사 가기로 다 했으니까 내가 300까지 얘기했어요. 그러니까 그냥 그렇게 좀 봐주세요.”


늙은 목사는 그들이 그렇게 입을 맞추기로 했는지 무작정 300만 원이라며 계속 우기기 시작했다.


“아니 왜 우리 의사는 아무런 상관없이 무시되고 그렇게 합의가 됩니까?”


“에휴. 어차피 그거 동생이 팔아먹은 것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하냐?”


그들이 그렇게 나올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던 교수가 그의 뻔뻔한 대꾸에 바로 대화를 매듭짓기로 했다.


“자아, 그럼 이렇게 합시다. 내가 친형을 사칭까지 했던 목사님 얼굴 봐서 금전적인 거는 내가 아까부터 말했지만 내가 화내는 포인트는 금전적인 게 아니라고 얘기했으니 이해를 하셨을 거예요. 추 웅기 씨 지금 불러서, 우리 앞에서.”


마블 대리석에 대한 배상금액을 자신들이 원한 300만 원에 맞춰준다는 이야기의 흐름에 늙은 목사가 눈이 반짝이며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잉.”


“목회자가 잘못했으면 용서를 구하는 게 맞잖아요.”


“그럼 그럼.


“그러면 여기서 두 가지! 내가 뭐에서 화가 나는지 충분히 설명드렸으니까”


“그럼.”


늙은 목사가 무슨 말인지 얼른 그 금액으로 확정하고 다시 금액이 바뀔까 싶어 안절부절못하며 맞장구를 치며 교수의 말을 채근했다.


“우리가 증거자료까지 다 확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넌지시 물어봤단 말이에요. 당신 썼는데 예배를 하셨습니까? 그랬더니 아이. 눈도 깜짝 안 하고 거짓말을 하면서, ‘안 했습니다.’ 이랬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제라도 ‘거짓말해서 죄송했습니다.’라고 사과할 것! 두 번째는 이거 남의 물건인데 그게 똥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내가 임의로 그냥 가져다 버린 건 정말로 사죄할 일입니다. 그 두 가지. 저희 지금 여기 네 사람 딱 있는 데서 사죄하는 조건으로 그러면 마블 대리석 가져다 버린 것에 대한 보상으로 300만 원으로 해줄 테니까 저희 앞에 나와서 사과하라고 해주세요. 저희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교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혹여 금액이 바뀌기라도 할까 싶던 늙은 목사는 신이 나서 바로 집안으로 다시 들어갔고 5분도 채 되지 않아 여태 거실에서 그들의 대화만 살피던 추 목사를 끌고 나왔다.


“우리가 전세보증금 다 부쳤으니까 300만 원 바로 붙이라고 꼭 먼저 말해.”


교수의 아내가 자신이 먼저 보증금을 송금해준 것 때문에 혹여 불상사가 생길까 싶었는지 교수에게 단도리의 말을 던졌다. 추 목사가 느기작거리는 걸음으로 도살장에 끌려오는 소처럼 뒤를 따랐고 늙은 목사가 너스레를 떨며 먼저 얼른 교수에게 다가섰다.


“에휴 그래 우리 악수나 한 번 합시다. 에휴! 진짜 어려워. 근데 그래. 자아, 사과드리고”


쭈뼛거리며 우물쭈물 입을 떼지 않으려는 추 목사의 등을 떠밀며 늙은 목사가 분위기를 잡았다.


“아니, 저 좀 들어봅시다. 뭐라고 하시는지, 자아, 말씀하세요.”

교수가 쭈뼛거리는 추 목사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말을 해보라고 물었다.


“아니 그래 저기 뭐 사장님 맘 서운하게 한 거 있으면 저기...”


뭔가 일촉즉발 돌발 사고라도 벌일까 싶었는지 불안한 늙은 목사가 횡설수설하며 추 목사와 교수를 이리저리 번갈아보며 눈치를 살폈다.


“아니 지금까지 하루 종일 얘기하면서 지금 중간에 이렇게 사람을 두고 얘기하는 것도 우습고 그렇지 않나요?”


교수가 추 목사의 얼굴을 치어다보며 물었다. 추 목사는 그저 눈만 끔벅거리며 분위기 파악을 하는 것인지, 바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아니, 우리 물건이잖아요. 우리 물건이고 우리 집에 그대로 보관해두고 간 거잖아요. 그냥 임의로 처분해서는 안된다는 건 굳이 말 안 해도 아는 상식 아닙니까?”


“그래 그건 사실 상식이다. 응? 그건 동생이 이해해야 돼.”


불안한 표정으로 늙은 목사가 교수의 질문을 가로채며 분위기를 잡았다.


“아니. 이해가 아니라 제가 여쭤보는 거예요. 제가 이러는 게 지금 잘못된 겁니까? 저희가 지금 뭔가 말도 안 되는 특수한 걸 우기거나 그러는 상황인 겁니까? 그저 꼬투리 잡는 행위가 아니라는 건 제대로 인지를 하고 계신 건가요?”


“에휴 그냥 뭐”


불안한 지 자꾸 늙은 목사가 교수의 말을 뭉개고 흐리려고 안절부절못했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2088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