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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Jun 15. 2021

내가 키운 회사에서 잘리고서도...

특별한 기술이 없이 IT회사의 CEO가 된 실패자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들은 대개 꽤나 먼 과거의 인물인 경우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바뀐 트렌트 때문인지 위인, 롤모델이라고 하면

여지없이 등장하는 가장 최근의 인물 중에서

바로 이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애플.

아이폰.

아이팟.

매킨토시.

아이패드... 까지

이 모든 것을 만든 바로 그

스티브 잡스이다.


내가 컴퓨터를 처음 시작했던 국민학교(초등학교가 아니어서 생경할 수 있겠다) 때 용산전자상가에서 거액의 비용을 들여 구매했던 것은 바로 애플 2라는 모델이었다.

당시 컴퓨터를 사서 그것으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은 첨단의 시대에 발을 들여놓는 첫걸음이자 시대를 앞서가는 그 무언가 임에 분명했다.

그렇게 그 물건으로 스티브 잡스는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글에서 굳이 뻔히 다들 알고 있는 스티브 잡스의 연대기를 늘어놓을 생각은 눈곱만치도 없다.

그렇다고 영화로까지 나온 그의 고난과 성공의 뻔한 스토리를 풀어볼 생각 역시 없다.


그가 처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했던 기억부터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기록에 남아있는 그의 말이다.


사람들 중 대부분이 ‘그 경험’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이 도움을 요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저를 도와주길

거부했던 사람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저는 항상 도움을 구했어요.

한 번은 음.. 좀 오래전 이야긴데

저는 12살 때 빌 휴렛(휴렛팩커드(HP)의 공동창업자, 당시 CEO)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그는 팔로알토에 살았는데

전화번호부에 그의 번호가 있었던 거죠.

전화를 걸자 그가 직접 받았어요.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스티브 잡스입니다. 저는 12살이에요.

저는 고등학생인데요, 주파수 계수기를

만들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혹시 남는 부품이 있으시면

저에게 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러자 그분은 웃으시며 저에게 주파수 계수기를

만들기 위한 부품을 주셨을 뿐 아니라

그 해 여름 제가 휴렛 팩커드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그리고 그곳 조립라인에서

제가 나사를 조이며 조립했던 것은

다름 아닌 주파수 계수기였어요.

그분은 저에게 그것을 만드는 곳에서 일할 수 있게 해 주셨던 겁니다.
제게 그곳은 천국이었죠.

저는 제가 전화를 했을 때 ‘안돼’라고 말하거나

바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어요.

(그렇게 때문에 전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그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제게 도움을 요청할 경우

그 요청에 최대한 응해드리고자 노력해왔어요.

그것이 지금껏 제가 받아왔던 도움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전화를 하지 않아요.

사람들 대부분은 도움을 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큰 일을 성취하는 사람들과 그런

일을 단지 꿈꾸기만 하는 사람들의 차이입니다.

반드시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감수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실패의 가능성입니다.
깨지고 상처 받는 것을 겁내선 안됩니다.
전화를 걸 때던 사업을 시작할 때 던 상관없이
실패를 두려워한다면 멀리 나아가지 못할 겁니다.


그는 다른 여타의 IT업계의 인물들처럼 프로그래머나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실제 공학적인 기술력과는 거리가 먼 인문학적 인간이었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가 들었던 문자 그래픽에 대한 관심이 그를 애플의 창시자로까지 인도한 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고의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들을 모았고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진두지휘했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머릿속에 있는 구상들을 주변의 인물들이 만들어주고 도왔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위에서 그가 말했던 것처럼

그는 일단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그것을 도와줄 사람을 찾았고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그에게 연락을 해서 도움을 청했다.

지금 누군가 삼성전자의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삼성전자 부회장실이나 삼성전자의 부회장에게 연락한다고 하면

'음, 좋은 방법이야.'라고 할까?

그렇게 대답해 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보지 않고서 당연히 그게 안될 거야라고 하는 바로 그 부분의 당연하다고 하는 현실을

그는 꼬집는다.


이미 너무 많이 알려진 것처럼 그는 1985년 자신이 만들어 정점에 올린 애플사에서 쫓겨난다.

말이 쉽지, 자신이 창고 시절부터 어렵게 고생해서 엄청난 회사를 만들어놓았는데 그 회사에서 자신이 뽑은 이사들이 모인 이사회에서 쫓겨난다는 것은 단순히 '치욕'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자신이 만든 조그만 회사를 주식 중개인들이 장난질을 쳐서 내쫓고 회사를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 화병이 나서 죽거나 다시는 회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남부지검에 서류 한 가득으로도 모자를 정도로 많다.


그가 회사에서 쫓겨난 이유는

현실성 없는 망상가

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얘기하자면 그는 처음부터 자신이 꿈꾸는 것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자나 재능 있는 이들을 모았고

그렇게 애플을 일궜다.

그렇게 애플을 있게 했고 더 나아가고자 했다.


그 근거를 대줄까?

그가 그렇게 치욕적인 대접을 받으며 쫓겨나서 무엇을 했는가 살펴보자.

자신이 그때까지 부족했던 것, 그리고 이루지 못했던 것을 이루기 위해 회사를 다시 세웠다.

'넥스트'사라고 하는 곳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은 이후 MAC의 OS 기반체계가 된다.


애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 95가 나와

회사가 핀치에 몰리자

다시 스티브 잡스를 찾는다.

결국은 쫓아낸 이유로 그를 찾은 셈이다.

당신이 지향하는 새로운 형태의 것으로

이 전쟁에서 이겨달라고...

그가 그래서 했던 것은

당시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던

IBM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INTEL과 새로운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기존의 당연하다고 하던 것을 과감하게 잘라버리고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발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11년간이나 무난하게 진행되어온

업계 일인자 IBM을 정리해버리고

새로운 회사와 일을 벌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때 그는 이렇게 말한다.

결과적으로 역설일 수 있겠으나,

스티브 잡스가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

열심히 공부해서 적당히 좋은 학교에 가서

적당히 괜찮은 대기업에서

적지 않은 월급을 받는 직원이었다면


당연히 지금의 애플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험난한 전쟁 속에서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던

HP나 노키아는 침몰하고 말았다.


기존의 방식을 부정하는

괴팍한 성격과

철저하게 시장논리에 맞춰

새로운 방식을 검증하는

그 만의 방식은 결국

통했다.


성공했으니까

'혁신과 소신'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성공하지 않았어도 그럴 수 있어야

그렇게 불릴 자격이 있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우리는 수많은 실수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죠.
하지만 최소한 그것들은
새로워지고 창조적이게 됩니다.
무한히 셀 수 없는 돈을 잃었습니다.
만약에 애플Ⅲ가 성공했다면
IBM은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 들어오지도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지요.
우리는 그 실패의 경험으로부터 더 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키운 회사가 정점에 올랐는데

망상가 소리를 들으며 잘렸을 때도

그는 다음 단계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

계속 수정해나갔다.


같은 상황을 당해서

“해고당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거기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그것을 했어야 하는데…”

라는 말은 후회나 미련은 결국 현실적으로는

아무 소용없는 부질없는 짓이다.


그 고집 때문에 암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그의 수명이 줄어들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아집이 장점만 있었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최소한 그는

그렇게 가면서도 후회하지 않았다.


당신이 지금까지 실수하고

실패하고

넘어져서 무릎이 까져

눈물이 찔끔 나올지라도

그건 이미 벌어진 일이다.

당신에게는 앞으로 가던 목적과 이유가 있지 않았나?

그러면 그걸 위해 다음 그 무언가를 하면 된다.


뒤를 돌아보는 일은 그만 합시다.
우리에게는 내일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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