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사는 악녀 - 64

네 번째 재판 - 첫 번째 증인 심문 1

by 발검무적

지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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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재판 - 첫 번째 증인 심문

2018년 8월 14일 PM 2:00


8월 14일로 갑자기 증인 심문이 변경되었다고 연락이 온 것은 재판을 앞둔 일주일 전의 일이었다. 악녀 랴오츠리엔은 타이완 국내에 계속 있을 예정이지만, 천 위지에(통칭 B녀)가 한국의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일정이 9월 초로 잡혀있기 때문에 일찍 증인 심문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며 묻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정해진 일정이었다. 이미 장 변호사도 주영희의 변호사 측도 동의했다면서 일방적인 날짜 통지서만이 날아왔다.


그렇게 먼저 공범이자 동조범인 천위지에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하는 날이 되었다. 박 교수의 입장에서는 그녀에 대한 증인 심문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악녀의 조종을 받은 동성애자로서 그저 손발을 맞추려고 나왔을 뿐인 그녀에게서 극적인 반전을 끄집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 변호사와 들어선 법정에는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증인은 어디서 증언을 하게 되나요?”

박 교수가 장 변호사에게 물었다.

“법정에서 하지요. 아마 아직 도착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 그렇군요.”


막상 증인 심문을 앞두고 이 상황을 뒤집을 극적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 불안한 마음에 심장이 고동치기 시작했다. 판사가 들어오고 형식적인 신분확인과 새로 바뀐 타이완 여자 통역의 신분을 확인하는 것까지 마치고 판사가 바로 증인 심문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때까지도 박 교수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감을 못 잡고 있었다. 여자 판사가 말했다.


“증인 준비됐나요?”

“네.”

“응?”


갑자기 스피커에서 예능프로그램에서나 듣던 음성변조가 된 기괴한 음성이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박 교수는 황당한 소리에 장 변호사를 응시했다. 장 변호사는 특유의 심드렁한 표정으로 어깨를 들썩 들어 보였다.


“자아, 그럼 증인 심문 시작하겠습니다. 검찰관(검사)부터 질문 시작하시지요.”

“뭡니까, 이게?”


박 교수가 당황한 표정으로 조용히 마이크 밑으로 장 변호사에게 물었다. 장 변호사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판사한테 직접 물어보세요. 나도 모르니까.”

박 교수가 손을 들어 보이자, 여자 판사가 물었다.

“뭡니까? 피고는 말할 기회가 없습니다. 변호사 통해서 하세요.”

“네? 아니 질문을 하려고요.”


박 교수의 발언권 자체를 제한하는 여자 판사는 단호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입에 대며 박 교수의 말문을 막았다. 박 교수가 다시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장 변호사를 보자, 장 변호사가 귀찮다는 듯이 마이크에 다가서서 물었다.


“왜 증인이 직접 나와서 증언하지 않는지 궁금하답니다.”

“이 재판은 성희롱 관련 비공개 재판입니다. 여학생들의 신분보호를 위해 다른 장소에서 증언을 하게 되어 있으며 음성도 변조되어 나오고, 증언하는 모습은 판사인 나만 여기 모니터를 통해서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네?”


박 교수는 어이가 없었다.


“변호인, 이미 이 방식에 대해서는 사전에 고지했습니다. 모르고 있었단 말입니까?”

“아니요. 피고인이 깜박했었나 봅니다.”

장 변호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장 변호사!”

“어쩔 수 없습니다. 비공개 재판이니까 판사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어요.”


사전에 안내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나 설명은 전혀 없이 장 변호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것들이 정말...’

박 교수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지만, 이미 검찰관의 질문은 시작되었다. 피고인과의 관계라던가 일반적인 내용들을 지나, 성평회 조사보고서를 펼쳐놓고, 그 결론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그대로 읽으면 그것이 사실이냐고 묻는 어이없는 광경이 20여분이나 계속되었다.

황당하고 어이가 없긴 했지만, 그렇다고 정신줄을 놓고 멍하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들의 대화중에서 논리적인 모순은 없는지 박 교수는 귀를 쫑긋하고 메모하고 시작했다.

검찰관 : 연구실에 매주 가서 공부를 했다고 했는데, 토론하고 공부한 것 외에 문제가 발생한 상황은 어떤 상황입니까?

B녀 : 정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피고가 저의 허벅지나 어깨를 만지는 행위가 있었습니다. 대화를 하던 도중에 갑자기 접근해서 제 어깨와 허벅지를 몇 번 만졌습니다.

검찰관 : 지금 하는 진술, 그러니까 경찰에 가서 고소장을 작성하면서 진술이 모두 사실입니까?

B녀 : 모두 사실입니다.

검찰관 : 고소 전에 이런 행위들에 대해 이건 문제가 되는 행위에 대해서 뭐라고 피고에게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습니까?

B녀 : 한번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그런 행위를 하지 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게 언제였는지 몇 번이었는지는 지금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검찰관 : 106년(2017년) 5월 18일에도 이런 행동이 있었다는 거지요?

B녀 : 물론입니다. 그래서 제가 몇 번이나 저를 만지고 그래서 인상을 심각하게 쓴 적도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심각하게 제 몸을 만진 것은 한번 정도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검찰관 : 106년(2017년) 5월 18일에 있었던 행동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할 수 있습니까?

B녀 : 연구실에 공부하러 갔었을 때였습니다. 원래 공부 약속시간이 오후 4시에서 6시까지 2시간이니까 그때 갔을 텐데 솔직히 지금 정확하게 그날 어떤 토론을 했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피고는 늘 앉아 있던 교수 자리에 앉아 있었고, 저는 노트북을 가지고 가서 그 옆에 앉아서 같이 공부했을 겁니다. 교수님이 대화 도중에 자신의 몸이 요즘 많이 아프다고 해서 제가 어디가 그렇게 많이 아프냐고 물었고, 교수님이 저의 등 쪽을 가리키며, 아니 아니 만지며 그쪽이 통증이 심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가슴 앞쪽도 아프다고 했습니, 아니, 제 가슴 쪽을 만지며 그쪽도 아프다고 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아프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아니 아니 제가 생각해보니 저한테 굉장히 안 좋은 행동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검찰관 : 등 쪽 하고 가슴 위 어깨하고 또 만진 행위가 있었습니까?

B녀 : 다른 행동들은 지금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검찰관 : 당시에 반항을 하거나 그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B녀 : 왜냐하면 당시에는 감히 교수님의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할 엄두를 내지도 못했고, 저는 교수님을 어려워하고 무서워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강의 중에 교수님이 당시에 학생들에게 상당한 언어폭력과 정식적인 폭력행위를 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검찰관 : 그렇다면 그런 성희롱 행위를 당한 당일, 그러한 사실을 다른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에게 알리거나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B녀 : 그날 저녁에 공부가 끝나고 가서 3명의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3명 친구의 이름은 이따가 적어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검찰관 : 그 3명이 지금 성평회 조사보고서에 이름이 기입된 이 세 사람입니까?

B녀 : 아, 맞습니다.

검찰관 : 이 성평회에 낸 신고서는 직접 작성한 겁니까?

B녀 : 사실 제가 쓴 게 아니라, A녀가 대신 작성해준 것입니다.

검찰관 : 그러면 형사 고소장은 직접 작성한 것입니까?

B녀 : 아니요. 그것도 A녀와 저기 앉아 있는 고소인 변호사가 대신 작성해준 것입니다.

검찰관 : 5월 18일에 성희롱을 당했다고 하면서 6월 23일에 고소를 한 이유가 뭡니까?

B녀 : 저는 3월 말부터 6월 초까지 교수님과 사모님, 그리고 아이들과 한국어 언어교환을 했습니다. 피고가 지속적으로 저에게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초창기에는 피고의 표현방식에 대해 잘 알아듣지도 못했고, 사모님이나 아이들과 같이 있을 경우에는 그런 행동도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지나고 얘기를 들어보니까... 아니 아니, 제가 생각해보니까 5월 18일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6월 23일에 고소한다고 하여 그렇게 하라고 동의해준 것입니다.

검찰관 : 5월 18일에 그런 일을 당했다고 하면서 5월 24일에도 피고의 연구실에 공부하러 갔더군요? 왜 그런 겁니까?

B녀 : 왜냐하면 저는 감히 피고에게 정면으로 대들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피고에게 언어폭력과 정신적인 폭력을 받고 있는 상태였는데, 친구들과 나중에 대화를 나누다가 보니 저보다 심각한 일을 당했다고 하는 학생 A녀의 증언이 있었고, 그녀는 자신이 라인의 대화를 삭제해버려 증거가 없어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면서 저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피고는 저와 학생들에게 성적으로 협박을 할 수 있는 위치였고 한국의 큰 회사들의 책임자와도 동문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고, 한국의 중요인사들과 인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학과인 우리들에게 충분히 복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또 가게 된 겁니다. 나중에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를 공격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니, 제가 생각해서 증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검찰관 : 오늘 변호사를 통해 제출하겠다고 가지고 온 그날의 대화 증거라는 게 바로 그겁니까?

B녀 : 네. 6월 1일에 다시 피고의 연구실에 가서 제가 유도신문을 하며 대화를 모두 녹음하였습니다. 그 녹음된 대화에는 피고가 그간 한 행동을 모두 인정하고 그런 행동에 대한 것을 입증할만한 증거가 모조리 녹음되어 있습니다.

검찰관 : 오늘 증인이 가지고 온 증거를 주요 증거로 제출합니다.


그러자, 방청석에 앉아 있던 주영희의 변호사가 준비해온 봉투를 들어 검찰관에게 내밀었다. 검찰관은 장 변호사와 박 교수 쪽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이며 판사의 앞쪽에 그 자료를 내밀었다.


검찰관 : 그간 피고가 당했던 사실과 그것에 대해 인정하는 대화가 모두 이 녹취 안에 들어가 있다는 거지요?

B녀 : 네. 그렇습니다.

검찰관 : 검찰 측 심문은 여기까지로 마치겠습니다.

여자 판사가 역시나 득의 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그 자료를 받아 들었다.


“변호인 측 뭐 특별히 반대 심문할 게 있긴 있나요?”


장 변호사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질문을 시작하겠다고 하고 반대심문을 시작했다. 박 교수는 기회를 봐서 그의 심문이 끝나거나 메모하며 해괴한 모순이라고 발견한 내용들에 대해 반박할 준비를 하며 기회를 보고 있었다.

변호인 : 아까 피고인에게 개인적인 지도를 받았다고 했는데, 피고는 타이완에 2월에 왔습니다. 공부를 언제 시작했나요?

B녀 : 4월 초부터 시작했습니다.

변호인 :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아까부터 피고를 무서워했다고 하는 건가요?

B녀 : 피고인은 수업 중에도 그렇고 대화에 다른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위엄이 있는 사람이었고, 수업 중의 분위기도 그러했습니다. 수업 분위기에 부적응하여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수업이나 교수에 대해서 우리들끼리 들어가는 페이스북에 우리가 욕설을 잔뜩 써놓은 것에 대해, 자신이 해킹기술이 있기 때문에 확인했다고 이야기를 한 사실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겁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건 2학년 학생들 얘기입니다. 저 학생은 3학년이에요.”


박 교수가 재빨리 말했지만, 장 변호사는 가만히 있으라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다시 물었다.


변호인 : 아, 그런데도 개인적으로 공부를 가르쳐달라고 간 거군요. 그리고 방금 증인이 대답할 당시에는 피고가 증인의 신체를 만지거나 부적절한 접촉을 했기 때문에 두려워했다고 한 거 아니었나요?

B녀 : 3월 말인가 4월 초에 피고가 제 몸을 만졌고, 허벅지와 어깨 등을 만졌고, 그것은 정말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몰랐지만,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피고가 지속적으로 성희롱 의미를 담은 행동을 저에게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두려워했거나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변호인 : 아까 말했던 처음 그런 행동을 한 것은 5월 18일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러면 그때 접속한 이후에는 어땠나요?

B녀 : 4월 중순경에 이미 그런 행동이 있었습니다.

변호인 : 그러면 4월 중순부터 확정적으로 당신의 신체를 만지고 그런 행동을 해서 당신이 두려워했다는 건가요?

B녀 : 그 당시에는 그게 성희롱이라는 확신도 없었고, 그런 행위 자체가, 아니, 그런 생각 자체가 없었지만, 나중에 얘기를 듣고 보니, 아니 제가 생각해보니 점점 심해졌다고 생각해서 제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변호인 : 아까도 물었지만, 결국 1대 1 과외를 그것도 무료로 교수 연구실에서 해준다고 했는데 스스로 자원해서 간 건가요?

B녀 : 네. 자원해서 갔는데요?

변호인 : 증인은 방금 4월 초에 개별 무료 과외를 받기 시작했고, 점점 더 성희롱 행위가 심해졌다고 느꼈다고 하면서 1대 1 레슨을 계속 스스로 갔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까?

B녀 : 아, 그건... 그러니까... 내가 방금 말했던 건, 그게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교수님은 무서운 존재이고 어려웠기 때문에 그렇고, 한국에 중요인사들이나 인맥이 워낙 대단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중에라고 취업이나 한국어과를 졸업하고 관련 일을 하게 될 경우 보복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감히 그런 표현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박 교수는 얼른 중국어로 메모한 종이를 장 변호사에게 내밀어 보였다.


- 그런 사람이 지금 이런 짓을 벌이고 버젓이 한국 대학으로 교환학생을 간다고 합니까?


장 변호사는 그의 메모를 받아 제대로 보지도 않고 그대로 손안에 구겨 넣었다.


변호인 : 결국 증인이 말한 그 유명인들을 알고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은 증인 개인의 상상인 거 아닙니까?

B녀 : 그러니까 매번 이야기하거나 연구실에 있을 때 타이베이에 있는 한국의 대기업 지사에서도 전화가 왔고, 타이완의 출판사 사장들도 전화가 왔고, 그런 사람들을 모두 알고 있다고 하니까... 게다가 우리의 성적을 책정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니까...

변호인 : 피고가 증인과 있으면서 1대 1로 무료 과외를 해주면서 수업 상의 성적을 언급하며 협박하던가요?

B녀 : 연구실에서 공부할 때는 그런 얘기를 안 했지만, 평상시 수업에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성적이 안 좋을 거라고 얘기를 해서...

변호인 : 방금 당신이 검찰관(검사)과 이야기할 때, 당했다는 그 행동들은 누가 본 사람이 있나요? 원래 그런 행동들을 피고가 하나요?

B녀 : 수업 중에 다른 남학생들의 어깨를 치거나 격려하는 행동들은 많은 학생들도 봤어요.

변호인 : 5월 18일에 당했다는 행동은 그와 같았다는 겁니까?

B녀 : 어, 그게 그러니까...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저는 그날 티셔츠만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그건 문제가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호인 : 정확히 진술조서에는 쇄골 쪽이 아프다고 표시한 대화를 나눴다는 표현이 있는데, 지금 티셔츠라는 건, 티셔츠 안에 당신의 가슴이나 몸을 만졌다는 겁니까?

B녀 : 아니, 그건 아니지만, 티셔츠가 얇은 옷이니까...

변호인 : 그렇게 몸을 만지고 나서 수업을 계속 진행했나요?

B녀 : 중단할만한 상황이 없었고 그냥 자연스럽게 수업을 했는데요?

변호인 : 그런 일을 당했다면서 그것도 굉장히 불쾌했다면서 어떻게 수업을 계속 진행했죠?

B녀 : 그러니까 그건...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충분히 기분이 나쁠만한 상황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호인 : 그렇다면 라인 대화를 좀 보고 묻겠습니다. 대화에 보면, 당신이 피고를 두려워했다고 볼만한 부분이 전혀 없고 오히려 친구처럼 대하는 것이 보이는데 그렇지 않나요?

B녀 :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변호인 : 지금 라인 대화 기록을 보면서 묻고 있습니다. 대화를 보세요. 그렇지 않나요?

“변호인은 증인을 너무 압박하지 마세요. 피해자입니다.”


갑자기 여자 판사가 장 변호사를 제지하며 말했다. 그녀는 연신 모니터를 보며 모니터 안의 B녀의 반응을 살피고 있는 듯했다.

변호인 : 증인은 4월 이후에도 수업에서 계속 자신의 몸을 만졌다고 아까 증언했는데, 그런 사람이 자정이 거의 다 된 시간에 감히 무서워서 말도 못 했다는 교수에게 자신의 과제를 고쳐달라고 버젓이 라인으로 물어보고 그럽니까?

B녀 : 그렇습니다. 그게 어때서요? 당신이 나에게 그렇게 묻는 건 내가 피고를 이용하는 식으로 이해하는 것 같은데, 방금도 말했지만, 저는 피고를 무서워했고, 당시에 굉장히 어려워했으며 오늘 법원에 오면서도 절대 피고와 마주치지 않게 해주는 조건을 달라고 해서, 아니, 내가 그렇게 요구해서 온 겁니다. 내 과제를 고쳐달라고 하는 게 잘못인가요?

변호인 : 다음 라인 대화를 봅시다. 교수에게 자정도 된 시간에 라인으로 말을 걸어서 ‘거기에 지금쯤이면 연구대루에서 귀신이 나올지도 몰라요.’라고 적었는데, 이것도 정말로 귀신이 나온다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무서워하고 어려워하는 교수에게 농담을 합니까?

B녀 : 어, 그건... 저어...


“이의 있습니다. 그 내용들은 본 법정의 사안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질문입니다.”

갑자기 검찰관(검사)이 벌떡 일어서며 증인을 위기에서 구출해내는 왕자 역할을 수행했다.


“아니요. 이건 아주 밀접한 중요한 질문입니다.”

장 변호사가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그러자 여자 판사가 마치 공정한 재판을 진행한다는 식의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그 질문을 알아듣기 쉽게 바뀌어 다시 말하며 지침을 주듯 물었다.


“우리도 어려운 교수님과 무서우니까 오히려 농담을 해서라도 그렇게 보일 수도 있어요. 그쵸? 그런 부분을 묻는 거니까 그냥 증인은 있는 그대로 대답하면 됩니다.”

다음 편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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