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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Feb 16. 2022

스카치위스키 – 맥캘란과 글렌피딕

세계 위스키 여행 - 7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800


맥캘란(The Macallan)

스코틀랜드의 싱글 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더 글렌리벳, 글렌모렌지와 함께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싱글 몰트 중 하나이며, 지역적인 분류로는 스페이사이드이다. 특히 고급 & 고가 위스키의 대명사격이며, ‘위스키계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스페인산 로부르 참나무로 만들어서 올로로소 셰리 와인으로 맛을 낸 유러피안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를 이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글렌드로낙, 글렌파클라스와 더불어 셰리 몬스터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었으나, 현재는 미국산 화이트 오크로 만든 아메리칸 셰리 캐스크나 버번 캐스크를 사용한 제품들도 많이 추가되고 있다.

 

특징으로 맥아 건조 과정 시 이탄 처리를 거의 하지 않아 피트 향이 거의 없다. 아일라 위스키가 길게는 며칠 이상 피트로 훈연하는 것에 반해, 맥캘란의 경우 한두 시간 연기를 잠깐 쬐이는 정도로 피트 처리를 한다. 때문에 페놀 함유량이 1ppm 정도로 상당히 낮다. 피트 향이 강하기로 유명한 아일라 위스키 중에서 가장 페놀 함유량이 높은 아드벡 10년의 경우 40ppm, 일반적인 아일라 위스키가 25-30ppm 정도를 유지하는 것에 비교하면 피트 함량 자체가 상당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피트가 없다고 해서 맛이 가볍거나 부드러운 것은 결코 아니다. 버번 캐스크에 숙성시킨 다른 유명 위스키들이 플로랄 한 향과 가벼운 바디감을 내세우는 것과 달리 유러피안 셰리 캐스크 특유의 깊은 향과 강하고 진득한 맛이 맥캘란 특유의 맛과 향을 형성하고 있다. 블렌디드 위스키나 버번 캐스크 숙성 싱글 몰트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점이다. 셰리 캐스크 숙성 특성상 쉽게 접할 수 있는 싱글 몰트 위스키 중 가장 색깔이 진한 편이다. 다만 이러한 부분들은 제조사의 지속적인 원가 절감, 비치되어 있던 원액 부족,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이유 등으로 점점 옛날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맥캘란의 라인업 - The Macallan Por...

상기 라인업은 2018년 리뉴얼 이전의 것으로 2018년 리뉴얼 이후로 유러피안+아메리칸 셰리 오크인 더블 캐스크 라인업이 추가되었고 유러피안 셰리+아메리칸 셰리+버번 캐스크인 파인 오크 라인업은 트리플 캐스크 라인업으로 변경되었다.

 

이렇게 같은 숙성 연도라고 해도 여러 종류가 존재하며 정규 라인업 종류가 많은 편. 캐러멜 색소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일종의 자존심처럼 굳어졌다.

 

Cask Strength

 

10년 숙성 위스키. 원액에 아무런 처리도 하지 않고 병입한 것으로, 정말 폭발적인 달콤한 향과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캐스크 스트렝스를 구하지 못한 패배자를 위해 2017년부터 매년 클래식 컷이라는 유사 한정품이 발매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퀄리티지만 한정판이라 구하기가 힘들고, 2020년부터는 유러피안 셰리 캐스크 단독 숙성이 아니라 트리플 캐스크 버전으로 나온다. 부드럽고 진한 밀도를 느끼고 싶다면 셰리 오크 18년도 좋았고, 스탠더드급인 셰리 오크 12년도 맥캘란의 매력을 느껴보기엔 충분했다.

 

리뉴얼이 되면서 맛이 너무 옅어졌다구요?!

 

2018년 전체적으로 리뉴얼되면서 셰리 캐스크의 특징이 약해져서, 위스키 애호가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유러피안 셰리 오크 숙성 원액으로 유형한 맥캘란의 상징인 셰리 오크 라인업 중 저가형인 12년, 18년 숙성이 맛이 연해지면서 글렌드로낙의 12년, 15년, 18년, 21년으로 이탈하는 애호가들이 늘었다.


리뉴얼 이전에도 안 유명해서 고숙성 원액 팍팍 넣던 글렌드로낙의 동급 라인업이 강하고 튀었고, 맥캘란 셰리 오크는 균형감이 우수하면서도 개성은 확실히 띠고 있어서 맥캘란이 대체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면서도 선호도는 음주자의 취향에 따라 갈렸지만, 리뉴얼 이후의 맥캘란 셰리 오크 12년, 18년은 취향 차이라고 하기에는 특유의 맛이 없어졌다 싶을 정도로 너무 약해졌다.

 

시장이 커지면서 생긴 숙명적인 품질 저하 현상?!

이러한 품질 저하는 2010년대 이후로 싱글 몰트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되었는데, 장기 숙성이 필요한 위스키 특성상 당장 증산은 불가능하며, 이 와중에 맥캘란은 명품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캐스크 특징을 확실히 띠는 퍼스트 필 유러피안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 숙성 원액은 값비싼 한정판에 넣어서 팔고, 정규 라인업의 스탠더드급 제품에는 네임밸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세컨드 필의 비중 증가, 아메리칸 셰리 오크 및 버번 캐스크 사용 증가 등의 원가 절감을 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맥캘란은 더 페이머스 그라우스의 키 몰트 중 하나인데, 덕분에 페이머스 그라우스는 ‘빈자(貧者)의 맥캘란’이라는 별명이 있다. 원액을 블렌딩 한 후 퍼스트 필 셰리 캐스크에서 6개월 숙성하는 블렌디드 몰트인 네이키드 그라우스는 더욱더 맥캘란 셰리 오크와 유사한 특성을 띤다.

 

맥캘란 에디션?!

<Fine&Rare>를 위시한 빈티지 에디션은 물론, 엘버트 왓슨 사진집 세트 같은 정말 많은 각종 한정과 특별판 위스키를 많이 발매하는 메이커다. 더군다나 마케팅의 일환으로 쓰고 원액 절감으로 추정되는 정규 라인업과 면세점 라인업이 세분화되며, 매년 다양한 콘셉트의 시리즈와 한정판, 특별판이 발표된다. 그야말로 콜렉터의 위스키로, 변질이 없는 고도수 증류주 특성상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크리스털 세공의 명가 라리끄와 합작하여 만든 라리끄 시리즈. 현재 3번째 Edition까지 나왔고 이후 추가로 시리즈를 낼 계획은 없다고 한다. 모 호텔 바에서는 1병당 3,500만 원이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에 판다.

 

Macallan Lalique

빈티지 라인업 중에서 만화 <바텐더>에 등장한 1946년이 유명하다. 이 1946년 맥캘란은 피트를 많이 사용하여 강렬한 맛과 향을 낸다. 당시 전쟁 직후라 석탄이 부족하여 이를 대체하기 위해 피트를 사용한 시대상황이 반영된 탓이며, 그 희소성 덕분에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참고로 이 1946년 맥캘란의 병 라벨에는 고유번호가 매겨져 있지만 사실 단일 Cask에서 한정으로 만든 병의 경우는 맥캘란 외의 다른 증류소들도 다 고유번호를 붙인다. 그리고 맥캘란의 이런 빈티지 시리즈가 1946년만 있는 것도 아니고 대략 20여 개 빈티지 에디션이 있다.

 

글렌피딕(Glenfiddich)

스코틀랜드의 싱글 몰트 위스키 브랜드. 블렌디드 위스키가 주류인 세계시장에서 1960년대부터 싱글 몰트 위스키로서 최초로 포문을 연 브랜드이기도 하다.

 

글렌피딕의 역사

1886년 스코틀랜드의 윌리엄 그란츠가 9명의 자녀들(7명의 아들과 2명의 딸)과 중고 증류기를 구입하여 더프 타운에 증류소를 세우면서 역사가 시작되었다. 1887년 크리스마스부터 지금의 글렌피딕 위스키를 생산하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다른 위스키 업체에 납품하기도 하면서 인지도를 높여갔다. 현재도 가족기업으로 남아있으며 현 회장은 창업자의 5대손.

 

브랜드인 글린피딕(Glenfiddich)은 게일어로 사슴(fiddich) 계곡(Glen)이라는 뜻이다. 더 맥켈란, 더 글렌리벳, 글렌모렌지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싱글 몰트 위스키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싱글 몰트 위스키 중 가장 유명하며 싱글 몰트가 뭔지는 몰라도 글렌피딕을 아는 사람은 있을 정도로 조니워커나 밸런타인 같은 블렌디드 위스키들 못지않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주정의 생산부터 숙성에 이르기까지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전통적인 느낌을 주는 위스키이다. 셰리 오크통을 사용하는 더 맥켈란과 달리 버번 캐스크 원액을 주로 사용하여 화려한 오크향이 특징이다. 싱글 몰트 위스키 특유의 강하고 쏘는듯한 맛을 지니고 있는 위스키지만, 부드러운 느낌 또한 가지고 있어 상당히 대중적인 싱글 몰트 위스키이다.

 

글렌피딕만의 특징이 생산량이 많은 거라구?!

싱글 몰트 위스키이므로 당연히 같은 숙성 연수를 가진 블랜디드 위스키보다는 가격이 높다. 하지만 생산량이 많아 싱글몰트 중에서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 싱글 몰트 위스키 중 가장 생산량이 많은 브랜드에 속한다. 그 과정에서 상당히 대중화가 되어 실망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Distiller's Edition’ 같은 경우는 다른 위스키가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맛을 자랑한다.

 

생산량이 늘어나게 된 것도 사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미국 금주법 시대에 당시 마스터 디스틸러가 오히려 증류기를 추가 구입하고 설비 시설을 늘리면서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한다. 당시 그의 의도는 금주법이 지속적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생산량을 오히려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글렌피딕의 라인업은 뭐가 있나요?

 

글렌피딕 리뉴얼

2020년 5월 글렌피딕 12년과 15년이 새로운 병과 디자인으로 리뉴얼되었다.

 

1. Our Signature Malt (12년)

산이나 숲이 연상되는 시원하며 복잡한 향과 맛, 그리고 은은한 피트 향을 품고 있다. 대중적이라고 해서 절대 만만히 볼 수 없는 준수한 퀄리티의 위스키로, 글렌피딕의 특성을 드러내는 표준 제품.

 

2. Caoran Reserve (1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조되던 제품의 특성을 재현한 것. 기존 12년 제품보다 피트를 훨씬 많이 쓴 제품이라고 한다.

 

3. Solera (15년)

글렌피딕의 제품군 중 위스키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위스키. 꿀과 바닐라 같은 복잡하고 깊은 향이 특징이다. 유럽 기준으로 30€ 정도밖에 안 되는 굉장히 저렴한 가격을 보여준다.

 

글렌피딕이 자랑하는 ‘솔레라 시스템’이라는 셰리나 코냑을 숙성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여러 층으로 쌓은 오크통들을 위아래, 양 옆을 관으로 연결하고 맨 위의 통부터 술을 채워 숙성시키고, 맨 아래 통에서 그 일부만을 빼내고, 다시 맨 통에 술을 채워 넣어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술의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또한 새 술과 옛 술이 섞이므로 특정 해의 빈티지가 안 나온다. 몰트를 증류한 주정을 미국산 버번 오크와 스페인산 셰리 오크, 그리고 프렌치 오크(프랑스산 브랜디를 숙성시킨 통) 혹은 아직 사용되지 않은 미국산 버진(신품) 오크 캐스크, 이렇게 세 가지 오크통을 사용하여 15년 기간을 숙성시켜 원액을 제조한다.


그 후 숙성된 원액을 솔레라 컨테이너에 쏟아 넣는데, 솔레라 탱크의 재질은 미국 서부 해안가 오레곤 주의 소나무 US Oregon Pine 재질의 목재가 사용된다. 솔레라 내부에는 보관량의 50% 이상을 항상 내용물로 채워둔다.

 

4. (DE) Distillery Edition (15년)

위쪽의 달달하고 부드러운 꿀 같은 15년 솔레라 제품군과 전혀 다른 위스키. DE 15년에는 지금은 쓰지 않지만 처음 출시될 때는 ‘캐스크 스트렝스’ 문구가 붙었는데, 그만큼 물 타지 않은 강렬한 인상 특성을 과시하며, 강한 후추 향 진하고 깊은 달콤한 맛 등을 자랑하는 제품이다.

 

51도 알코올 도수로 병입 되며 원액의 비율이 11%는 더 높기 때문에 15년 솔레라와 비교하면 당연히 맛이 훨씬 진하다. 사실 애초에 DE는 숙성용 오크통부터가 미국 버번 캐스크와 스페인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 두 가지를 쓴 것으로 숙성 과정 자체가 세 가지 캐스크를 사용하는 15년과 태생이 다르며 숙성 이후에도 솔레라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다.

 

Non Chill Filtered 제품으로 원액을 저온 여과 없이 병입 하여, 걸러내지 않은 깊은 맛을 보장한다. 스카치위스키의 암묵적 치부인 캐러멜 색소 사용을 하지 않았는지 색 또한 15년보다 조금 옅은 황금색이다. 미국의 버번 와일드 터키 101 제품에 제조사의 공식적인 매뉴얼로 물을 타마시는 방식을 권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글렌피딕 또한 DE 음용법으로 소량의 찬물로 희석하여 마실 것을 공식적으로 권하고 있다.


원래는 면세점 한정판으로 판매하던 디스틸러리 에디션 제품은 반응이 좋자 정규 라인업으로 편입된 것인데, 패키지가 바뀌면서 맛과 향도 더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구형에 비해 신형이 훨씬 더 부드러워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5. Married in Small Batches (18년)

12년과 특징이 많이 겹치면서 사과향과 오크향, 스파이시한 맛이 더 강조되는 묵직한 제품이다. 가격도 여타 다른 브랜드의 18년급과 비교해서 많이 싸다. 참고로 12년과 18년 제품 둘 다 버번 통과 쉐리 통 숙성 원액을 적절히 섞어서 내놓는 것이다.

 

6. Gran Reserva (21년)

쿠바산 럼 통에 숙성을 시킨 제품. 정확히는 럼 캐스크로 100% 숙성시킨 것이 아닌 피니쉬 형태로 숙성 기간 중 마지막 일정 기간 동안만을 럼 캐스크에 숙성시킨 것이다. 2012년부터 12, 15, 18년과 같은 박스와 병 모양을 버리고 화려하게 바뀌었다. 도수도 신형으로 넘어가는 초기 배치에서는 40%로 기존과 동일했으나, 이후 43.2%로 도수를 올려서 발매한다.

 

7. 30년

올로로소 캐스크와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 했다. 마찬가지로 2012년부터 신형으로 발매되면서 도수도 40%에서 43%로 오르고 기존의 종이 원통형 캐니스터에서 통상적인 기함급 라인업답게 원목 케이스로 고급스럽게 바뀌었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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