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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Feb 17. 2022

스카치위스키 - 글렌리벳(The Glenlivet)

세계 위스키 여행 - 8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804


글렌리벳(The Glenlivet)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에 위치한 더 글렌리벳 증류소에서 생산하는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

맥캘란, 글렌피딕, 글렌모렌지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싱글 몰트 위스키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목이 긴 증류기를 사용하여 증류하며, 대부분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시키는 관계로 바디감이 가볍고 맛이 부드러운 특성을 보여준다.

 

글렌리벳의 역사

한때 글렌리벳 역시 다른 밀주업자들과 같이 과도한 주세를 피해 몰래 술을 제조하는 작은 농장 증류소 중 한 곳이었다. 그러던 1822년 어느 날, 조지 4세 국왕이 에든버러에 방문했을 당시 지역 최고의 밀주로 골라 진상된 글렌리벳을 마시고 그 맛에 반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밀주, 즉 무허가 불법 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만찬석상에는 반드시 글렌리벳이 올라와야 한다고 선언하게 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조지 4세의 선언 이후, 밀주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낼 대책으로서 주세를 대폭 낮추고 약간의 면허세만 내면 누구나 합법적인 면허를 따서 위스키를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시행했다. 이에 부응하여 글렌리벳의 설립자였던 조지 스미스는 1824년에 이 면허를 취득하였고, 글렌리벳은 스코틀랜드의 모든 증류소 중 최초로 합법적으로 면허를 취득한 증류소로 등재된다.

 

그런데 이렇게 1호로 합법화 절차를 밟고 양지에 나온 행위는, 여전히 밀주를 제조하고 있던 많은 증류소 업자들에게는 일종의 배신 행위가 되어 조지 스미스에게 수많은 협박이 들이치는 상황으로 악화된다. 그러던 중, 글렌리벳의 지주이자 해당 법안을 처음 제안했던 고든 경이 신변 보호를 위해 스미스에게 쌍권총을 선물했다. 이걸 선물 받은 스미스는 한동안 누굴 만나러 나갈 일이 있으면 항상 차고 나갔다고 한다.

 

처음 법안이 통과되고 약간의 혼돈기를 거친 후 다른 증류소들도 법안의 취지와 흐름을 이해하고 차례로 면허를 취득하게 된다. 밀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엄청나게 큰 것도 아닌데 굳이 그 위험을 감수해가며 증류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현실과 타협한 것이다.

 

그런데 글렌리벳의 수난은 새로운 형태로 다시 발생한다. 모든 증류소들이 양지로 등장하게 되면서 새롭게 브랜드 네이밍이 필요했던 다른 후발 주자들이, 그간 쌓인 글렌리벳의 명성을 그대로 이용하고자 너나 할 것 없이 생산품에 글렌리벳 이름을 붙여서 팔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글렌리벳 측에서는 이를 문제 삼아 소송을 걸었고, 1884년에 ‘Glenlivet’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The Glenlivet’은 해당 본사에서만 쓸 수 있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그래서 정식 명칭이 ‘The Glenlivet’으로 확정되었으며 지금까지도 정관사 ‘The’를 강조해오고 있다.

 

현재는 다국적 주류기업인 페르노리카 소속이며, 같은 소속의 블렌디드 위스키인 시바스 리갈, 로얄 살루트 등의 핵심 원액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징이라면 싱글 몰트 위스키답지 않은 깔끔함이 특징이다. 피트 향을 전혀 느끼기 힘들며, 마실 때의 느낌은 다른 몰트 위스키에 비해 확실하게 깔끔함이 느껴진다. 마치 블랜디드 위스키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을 싱글 몰트 위스키에서 느낄 수 있다. 향 자체도 산뜻하고, 마시고 난 뒤에 느껴지는 견과류 같은 풍미와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2000년대 들어 버번 오크 대신 셰리 오크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글렌리벳의 라인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12년

100% 버번 캐스크 숙성이었는데, 최근 버번+쉐리 캐스크 혼합으로 바뀌었다. 글렌리벳의 표준 캐릭터로써 플로럴 하며 복합적인 특성을 보인다. 신형은 Exellence라는 명칭이 생기면서 병이 투명하고 라벨이 갈색으로 세련되게 바뀌었다.

 

•15년 French Oak Reserve

코냑을 숙성시켰던 리무진 오크통에 추가 숙성한 제품. 12년보다 무겁고 드라이한 성격, 감초 같은 달달한 끝 맛이 길게 이어진다.

 

• NADURRA (Cask Strength)

첫 번째 배치는 16년 이상 숙성한 버번 캐스크 원액으로 제조하였으며, 냉각여과 생략.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2017년을 마지막으로 단종이 발표되었다. 2018년 두 번째 배치가 발매되었는데, 16년 표기는 사라지고 버번 캐스크와 셰리 캐스크 버전으로 나뉘어서 판매되었다.


국내에서는 수입사에서 고가 정책을 펴는 바람에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2020년 세 번째 배치가 발매되었는데, 100%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를 사용하여 제조되었다. 국내에 수입된 세 번째 배치의 경우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되었으나, 워낙 소량만 수입되었으며 100% 올로로소 CS 위스키의 희귀성 때문에 국내 애호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어 구하기 쉽지 않다.

 

◦NADURRA Triumph (48%)

 

1991년 빈티지 한정판. 제조에 사용된 보리 품종을 따서 제품명에 붙인 것이다.

 

◦Travel Retail (48%)


맨 위의 NADURRA에서 알코올 도수만 내려서 맞춘 제품. 면세점에서 판매된다.

 

• 18년

‘왕을 위한 위스키’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라벨에도 쓰여있는 만큼 유명한 제품 중 하나이다. 버번 캐스크 원액에 쉐리 캐스크 원액을 혼합해서 균형감을 강조한 제품이다. 역시 평이 좋다. 가격도 괜찮고 병도 예뻐서 인기가 많다.

 

• 21년 Archive

위와 원액 혼합 구성은 같으나 원액이 들어있는 캐스크를 좀 더 세심하게 선별해서 블렌딩 한다고 알려져 있다. 퀄리티에 비해 상당히 좋은 가격을 가지고 있어 가성비가 훌륭한 위스키로 많이 인정받는 편이다.

 

• XXV 25년

이 제품만 유일하게 숙성 년수가 로마자로 쓰여있다. 역시 원액 혼합 구성은 같으나, 특히 마지막 단계로 희귀한 셰리 캐스크에 얼마간 추가 숙성 후 병입 한다.

숙성감이 있으면서도 활기차며 우아한 느낌을 품고 있다. 최고의 균형감을 나타내며 복합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우드 케이스로 품질 보증서와 사인이 동봉되어 있는 등 상당히 고급스럽다.

 

• Cellar Collection


오래된 빈티지 원액으로 구성된 제품군이다.

 

◦1967 - 33년 숙성, 쉐리+버번 캐스크 원액 혼합

◦30년 / 1959 - 100% 버번 캐스크 원액

 

◦1983 - 버번 캐스크 원액을 프렌치 오크로 마무리한 제품

 

◦1964 - 버번+쉐리 캐스크 원액 혼합

◦1972 - 엄선한 10통의 버번 캐스크 원액으로만 만든 제품

◦1969

◦1973 - 하나의 Ex-Sherry Butt / 2번 재사용한 버번 캐스크 원액을 엄선하여 혼합한 제품

• Guardians Chapter

한국을 포함한 37개국 위스키 전문가들이 글렌리벳에서 준비한 원액을 시음한 뒤 선택된 원액을 2014년 8월에 ‘가디언즈 챕터’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것이다. 냉각여과가 생략되었다.

 

• Master Distiller's Reserve

맥켈란, 글렌피딕 등 메이저 주류 브랜드에서 행해왔던 면세점 전용 라인업과 동일한 의도로 글렌리벳 측에서 2014년경부터 내놓기 시작한 시리즈이다. NAS 제품군이나 각각 12/15/18년급 제품을 대체하는 등급으로 출시되었다.

 

• Master Distiller's Reserve (12년급)

 

• Master Distiller's Reserve ‘Solera Vatted’ (15년급)

• Master Distiller's Reserve ‘Small Batch’(18년급)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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