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우리들의 봄소풍 2

누가누가 잘하나~장기자랑?! 어른들이 제일 잘하지!!

by 아이쿠

거하게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는 장기자랑 시간.

평소 웃긴 애들은 유머 1번지 개그를 선보이고 노래를 부르는 언니들도, 소방차 춤을 추는 오빠들도 있다.

선생님들은 상품으로 노트, 장난감.. 등등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나도 받고 싶지만 난 노래도 못하고 춤은 더욱 못 추니 그림의 떡이다. 그저 박수를 치며 부러워할 수밖에.

학생들의 장기자랑이 끝나자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장기자랑이 시작되었다.

평소 노래에 자신 있거나 지금 남보다 더 취한 사람이 카세트를 들고 앞으로 나온다.


"홍도야~~~ 울지 마라~~오빠가 있단다~~~"

엄마들도 술 한잔씩 마셔 기분이 좋은지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앗싸, 어허" 등등의 추임새로 가수의 흥을 맞추었다.

방금 노래를 끝낸 사람은 자연스레 다음 타자를 지목한다.

"어이 지선이 아빠!!"

나오라는 아저씨의 손짓에 아빠가 못 들은 척 했다.

"아따 박수 한번 주시오. 그래야 나올란갑소"

아빠는 그제야 마지못해 나간듯 쑥스러워하며 앞에 섰다.

"지선이 엄마 뭐다요? 같이 불러야제 남편 혼자 내보내면 쓰겄소?"

장난기 있는 아저씨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아빠는 소문난 가수이지만 박자가 좀 늦는다.

엄마는 소문난 음치이라서 박자가 좀 늦는다.

둘이 화음은 전혀 안 맞는데 박자는 맞는 희한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청중들은 웃겨 죽는다만는 좀 창피하다.


엄마, 아빠의 불협화음이 끝나자 아쉬운지 "지선이 아빠 단독으로 한곡 뽑아봐~" 하는 요청에 아빠는 이제 빼지도 않고 애창곡 중 하나인 칠갑산을 부르기 시작했다. 가수처럼 손가락까지 들어가며 노래를 부르니 모두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지선이 아빠 이 기회에 마누라한테 사랑한다고 말해봐"

다들 술에 취해 장난이 점점 심해지는듯하다.

"에이 염병 별걸 다 시키네. 시킬 걸 시켜라"

아빠는 손사래를 치며 한사코 마다하더니 분위기에 못이겨 "양순아 고맙다" 하고 들어왔다.

아빠가 나쁜짓을 한것도 아닌데 난는 또 왠지 모르게 좀 창피했다.


근데 엄마는 "하란다고 부끄러운 줄 모르고 진짜 저러고 있네" 하면서도 얼굴에 웃음짓고 있었다.

"근디 살은 좀 빼자" 아빠는 또 실언이었는지 아니면 유머였는지 모를 말을 했다.

엄마는 평소 아빠가 사람들 앞에서 살쪘다고 말하는걸 제일 싫어했는데 오늘도 기어코 하고 말았다.

엄마가 눈으로 욕하는 게 보였다. 아무래도 저녁에 싸울 것 같다.


아이들은 평소 보지 못한 엄마 아빠의 노래와 춤을 보며 조금은 낯설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다른 엄마 아빠들이 노래를 못하거나 막춤을 추면 얼굴이 빨개지도록 웃어댔다.

"야 쌍둥이 엄마 춤춘다 키키 키키"

"야 수진아 니네 엄마 노래한다"

"지선이 엄마 아빠 노래 완전 웃겨"

그중에 점잖게 버드나무 피리를 부는 아빠도 있었다.

그러면 우리는 "와~~~~~신기하다" 하며 우리도 피리를 만들어 달라고 졸라댔다.


"아이고 우리 선생님 노래 한곡 들읍시다"

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두 일어나서 박수를 치며 흥을 돋우니 선생님도 마지못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노래를 부르고 어깨를 들썩이며 춤까지 추는 선생님이 참으로 낯설게 느껴졌다.

기분이 좋은것인지, 취한것인지 옆에 우리가 있다는걸 전혀 개의치 않는듯하다. 우리는 그런 어른들을 보며 키득거리는데 도대체 누구의 소풍인지 모르겠다.


어른들의 장기자랑이 끝이 나고 이제는 소풍의 하이라이트이자 마무리인 보물찾기 시간.

우리가 쪽지를 찾는 동안 어른들은 뒷정리를 하느라 쓰레기도 줍고 그릇을 싣느라 분주했다.

술이 많이 취한 아빠들은 이미 경운기에 실려 대자로 누워 있다.

"앗싸 찾았다"라는 언니 오빠들의 좋아하는 소리가 많아질수록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돌을 뒤져보고 나무 사이를 봐도 내눈엔 쪽지가 보이질 않는다.

쌍둥이 형제는 나무 위까지 올라가려다 떨어졌는데 난 괜찮냐고 물어볼 마음의 여유도 없다.

울음이 터지려던 그때 엄마가 다가와 "지선아 저기 돌 밑에 가봐" 라며 속삭였다.

그 돌을 들어보니 쪽지가 있었다. 역시 엄마가 최고다!! 나도 상품을 받다니 꿈만 같다.



끝으로 선생님의 혀 꼬부라지는 마무리 인사말을 듣고 모두가 집으로 왔다.

오늘은 너무 멋진 하루다.

학교까지 걸어갈 필요도 없었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엄마 아빠도 아주 즐거워했고

보물찾기 상품도 받았다.

오늘처럼 매일 소풍을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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