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중국 요릿집이 있는데 요리사들을
모두 중국 본토에서 데려옵니다.
식당 주인 부부가 화교라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으니 한국말을 배울 기회가 없었겠지요.
그래서 그들은 모두 한국말을 전혀 모릅니다.
3~4명이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지
같이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는 중국어로
"어디에서 일해요?"라고 묻자
굉장히 반가워하며
"화교?? 한국으로 시집온 거야?"
"아니 난 한국사람이야"
"중국 어디에서 언어연수했어?
내 고향은 거기서 가까워"
등등의 말을 쏟아냅니다.
그리고선 꼭 할 말이 있다는 듯
"그 식당 요리는 중국 본토 음식 아니야
이상해!! 중국사람들 그렇게 안 먹어"
라며 그들의 전통음식을 선보이지
못한 것에 아쉬움도 쏟아냈습니다.
"한국사람들도 다 알고 있어요.
입맛이 달라 음식도 변한 거니 걱정 말아요~~"
라는 저의 말에 안도했습니다.
그렇게 나와 말을 튼 그들은 그 이후로
우리 가게에 올 때는 예전의 어색함은 없고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끼는 듯했습니다.
한데 그들은 정말 알뜰합니다.
흐음.... 잘 안 삽니다....
중국어로 통화를 크게 하면서 가게를 빙빙
몇 바퀴 돌다 빈손으로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근데 유학생들은 또 통 크게 사는걸로 보아
있는 집 자식들인가 봅니다.
그들이 오면 반가워서 중국어로
말을 걸었는데 못 들은 척 대꾸도 안 하니
이제 저도 빈정이 상해 더 묻지는 않습니다.
한국에 왔으니 한국말만 하고
싶은가 봅니다. 이해합니다.
근데 자기들끼리는 맨날 중국어로
수다하며 술 사면서!! 맨날 그러면서!!
나 무시당한 건가??
파란 눈과 금발머리의 젊은 여자분이
몇 번 오길래 짧은 영어로
"웨어 아유 프럼??"하고 물었더니
정확한 발음의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저 프랑스 사람이에요"
라고 또박또박 말합니다.
흐음... 그냥... 왠지...
민망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자기는 프랑스어 가르치려고 한국 왔는데
왜 자꾸 영어 수업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짜증 난다고 투덜댔습니다.
'어 나도 네가 미쿡앤줄 알았어'
그 친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떠났습니다.
아무래도 불어 가르칠 곳을 찾은 듯합니다.
또 다른 푸른 눈과 금발의 외국 아저씨는
항상 오토바이를 타고 왔습니다.
짜장면 배달하는 오토바이 아니고
취미용 멋진 오토바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왠지 러시아 사람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영어권 나라 사람으로 시내에 있는
영어학원의 원어민 강사였습니다.
하지만 한국말을 기가 막히게 잘해
저와의 의사소통엔 전혀 문제없었지요~
샤프한 얼굴과 날씬한 몸의 아저씨는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지 매번 방울토마토와 바나나를 샀습니다.
한동안 자주 오더니 어느 날 오토바이를 타고
또 다른 곳으로 떠났습니다.
그 자릴 대신해 다른 사람이 온듯합니다.
최근에 못 보던 흑인 커플이 매일 와 우유를 사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