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항암치료가 가져다준 순간의 기적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항암약 거 별거 아니네. 하길 잘했어."
2박 3일에 걸친 첫 항암 화학요법(이하 항암치료)을 무사히 끝낸 아버지는 생각보다 수월했는지 괜한 걱정을 했다는 듯 허허 웃으며 만족감을 자주 표현하셨다. 실제로 1차 항암치료를 마치고 나서 몇 주간은 기적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1%의 가녀린 희망을 가지고 치료를 시작하는 게 맞는 것일지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 잡혀 있었던 내가 머쓱해질 정도로. 약의 힘을 빌렸지만 손에 물건을 쥘 만큼의 힘이 생겼고 부축을 받으면 느리게나마 걷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식사량 또한 대식가처럼 매우 늘어났다.
1차의 항암치료는 기본적으로 2박 3일 간 입원을 하여 링거로 약제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시작됐다. 항암치료를 진행하기 전 백혈구 수치나 약물에 대한 부작용을 대비한 여러 차례의 검사를 받고 드디어 입원 날짜를 잡았다. 병원마다 항암치료 시에 입원과 통원의 차이는 있다고 하나 아버지의 쇠약한 체력과 불편한 거동을 생각했을 때는 입원 치료가 환자나 보호자를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특히 강북삼성병원의 경우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다. 입원했던 종양혈액내과에서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협업으로 24시간 전문적인 의료 케어를 받을 수 있어 개인 간병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물론 24시간 내내 환자 옆에 붙어 공백이 없는 개인간병과 비교하기에는 아직 환자 수에 비해 간호 간병인의 수가 적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개인 간병인을 고용하게 되면 보호자로서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가중되는 어려움이 발생하곤 하는데 이러한 점을 어느 정도 보완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의료서비스라고 생각한다. 각 병원마다 입원 가능 기간이나 진료과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병원을 선택할 때 충분히 고려하길 바란다.
또한 입원기간 동안 매일 환자 상태에 대해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어 부득이하게 함께 있지 못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었고 가끔 섬망의 증상처럼 가족을 찾거나 감정의 기복이 있거나 이상 행동을 보일 때는 보호자에게 즉각 연락을 주어 아버지를 잠시나마 보고 갈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아버지는 2박 3일의 항암치료를 포함하여 약 일주일 정도 치료를 받고 퇴원을 하셨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보인 모습 중 최상의 컨디션으로.
하지만 우리가 느낀 기쁨 뒤에는 1차 항암은 소위 말해 '약발'이 잘 듣는다는 의사의 말이 떠오르면서 문득 이 기적은 그리 길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함께 스며들어 있었다.
'어쩌면 지금이 가장 좋은 상태일지도 몰라. 다음 항암을 위해 집에 계실 동안 가족, 친지들을 보시게 하자.'
다음 항암치료를 위해 2주 정도의 휴식기를 얻은 아버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숙제이자 선물이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시국이었던지라 사실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에겐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아버지 지인과 친지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기적과도 같은 시간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고 순간 직감했기 때문에.
*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란?
보호자 없는 병원, 즉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한 팀이 되어 환자를 돌봐주는 서비스를 이름 간병인이나 가족 대신 간호사가 중심이 돼 간병과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른다. 즉, 간호사가 입원 병상의 전문 간호서비스를 24시간 전담하고, 간호조무사는 간호사와 함께 보조 역할을 수행해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두거나 보호자가 환자를 돌보지 않고도 입원생활을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13년 7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시행된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에서는 하루 평균 7~8만 원의 간병비가 소요됐다. 그러나 2015년 1월부터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이 시행되면서, 하루 간병료가 약 5,000원으로 줄어들었다. 한편, 포괄간호서비스의 명칭은 2016년 4월 1일부터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로 변경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구 포괄간호서비스)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