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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Z Jun 10. 2024

나의 감정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이 책을 씁니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 을 읽고 (완결)

뇌의 주요 기능은 결국 ‘예측’을 통해 사례를 구성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개념’이며,

이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즉석’에서 새롭게 ‘구성’됩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의 인지 전반, 특히 감정을 우리가 ‘스스로 구성’한다는 사실은

사회적 차원에서는 한 사회의 ‘문화’가 구성원들의 뇌 배선에 영향을 미치기에 진화의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올바른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인간에게 스스로의 감정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함과 동시에 더 큰 책임을 요구합니다.




사회적 측면에서

개념이 집단적으로 공유될 때, 집단적 지향성으로 인해 사회적 실재가 생겨납니다.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추상적 요약이 사회적으로 실재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사회적 실재는 다시 물리적 실재로 연결되어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한 사회의 문화

해당 사회 구성원들의 뇌 배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개인의 감정과 행동을 결정하는 데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더 나아가 한 세대의 특정한 행동 방식은 다시, 다음 세대의 뇌 배선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에 대한 설명을 책 290-291p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뇌가 세계에 대한 모형을 구성하는 동안에 외부 세계는 뇌의 배선을 지원한다.

외부 세계가 감각 입력을 통해 아기의 뇌에 뿌린 씨앗이 싹터 개념들이 형성되고,

이에 따라 아기 뇌의 주요 신경망이 주위의 물리적 세계에 어울리게 배선된다.

그리고 뇌가 발달을 거듭해 단어를 학습하기 시작하면,

뇌의 주요 신경망이 사회적 세계에 어울리게 배선되면서, 순전히 정신적인 개념이 창조되기 시작한다.


이런 구성의 관점에서 보면 문화는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무정형의 옅은 안개 같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당신의 뇌는 문화의 도움을 받아 배선되었다.

그리고 당신의 특정한 행동 방식은 다음 세대의 뇌 배선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특정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이 덜 소중하다고 가르치는 문화 속에서는

이런 사회적 실재가 해당 집단에게 물리적인 파급효과를 낳을 수 있다.

즉 이 집단은 더 낮은 봉급을 받을 것이며 이 집단의 아이들은 열악한 영양 상태와 생활 조건에 처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요인 때문에 아이들의 뇌 구조가 악화될 경우 학교 성적은 떨어질 것이고

그러면 장차 이 아이들은 더 낮을 봉급을 받게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문화적 영향으로 배선된 뇌'를 다시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자기자신이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합니다.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개념을 학습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새로운 유형의 사례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감정을 조절하는 하나의 방법은 새로운 감정을 학습하여 감정입자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적절한 감정 개념을 가지지 못한다면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개념은 범주화의 결과이며, 단순한 느낌이나 감각에 부여되는 의미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감정 개념이 ‘화남’, 단 하나라면

당신이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 모든 사례는 ‘화남’의 사례가 될 것이고,

여러분에게 ‘화남’이라는 감정이 산처럼 쌓일 것이며,

이것이 임계를 넘는다면 화산처럼 폭발해버릴 것입니다.


그러한 폭발은 다시 화남의 사례가 되어 내일의 당신의 감정의 재료가 될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화남’과 함께 ‘서운함’, ‘슬픔’, ‘짜증남’, ‘억울함’, ‘힘듦’, ‘부끄러움’, ‘곤란함’과 같은 감정 개념을 가지고 있다면

일차적으로 당신의 기분을 정확한 감정으로 인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조절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 근본적인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저자는 어린 시절 부모의 가혹한 학대를 받은 여성들에 대한 치료 경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유년기의 상처 때문에

그들의 뇌는 그들이 더 나은 환경으로 탈출한 후에도 계속해서

자신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세계에 대한 모형을 만들어냈습니다.

예측의 재료가 되는 과거 경험과 그로 인해 형성된 개념들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현상은 쉽게 이해가 됩니다.


물론, 그들의 뇌가 유해한 환경에 맞게 배선된 것은 절대로 그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의 개념 체계를 더 낫게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그 여성들 자신입니다.

이것이 감정 구성주의가 말하고자 하는 책임의 형태입니다.




이와 관련한 희망적인 연구가 있습니다.

팔레스타인과 분쟁 상태에 있는 이스라엘인들에 대한 연구입니다.

연구자들은 이스라엘인들을 대상으로 여러 부정적인 사태(팔레스타인의 로켓 발사, 이스라엘 병사 납치)를 상상하면서

이런 사태를 덜 부정적인 것으로 재범주화하는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해당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팔레스타인에 대해 분노를 덜 느꼈을 뿐 아니라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 제공과 같이 평화롭고 타협적인 정책에 대해 더 많이 지지했고, 공격 작전에 대해서는 덜 지지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태도 변화는 훈련 후 5개월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학대당한 여성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찬 사회에서의 성장은 그와 관련 개념을 가지게 하고,

이는 구성원 개인의 잘못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례가 보여주듯

성인이 된 우리는 자신을 교육하고 개념을 추가로 학습하는 기회를 택하여

당신의 감정의 구성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비난받을 일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자신만이 그 일의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러한 책임은 무겁게 다가오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음을 믿고

그에 따른 책임을 겸허히 받아들여

감정의 개념과 사례들을 적절히 형성해 나간다면

우리가 우리 자신의 감정의 설계자라는 사실은 우리를 짓누르는 무거움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내일을 마주할 힘이 될 것입니다.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읽고서

나의 감정들은 지금,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어졌습니다.


<나만의 사랑, 그리고 비애>에서는 우리에게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중에서 특히 사랑과 비애 라는 가장 강력한 감정들에 대해

글쓴이의 경험과 사례, 개념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나의 감정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자, 이 책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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