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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Z Jun 02. 2024

나의 슬픔은 당신의 슬픔과 다르다(2)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베럿 을 읽고 (2)

감정에 대한 고전적 견해에 따르면

외부의 자극에 의해 뇌의 감정 회로가 점화되어 미리 세팅된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예를 들면, 슬픔을 일으키는 자극이 들어오면, 뇌의 슬픔 회로가 점화되고

그 결과로 얼굴이 찡그려지며 눈물이 흐르고, 심박수와 호흡이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들은 슬픔을 유일무이하게 확인해주는 슬픔의 ‘지문’과 같습니다.



(그림1)

감정에 대한 고전적 견해의 과정.

슬픔의 '지문'은 아래에 쓰인 원형(prototype)을 보여주는 신체 반응들.




감정이란 것이 원형(prototype)이 본래에 존재하여 인류에게서 공통적이라는 고전적 견해가 사실이라면,

슬픔이라는 하나의 감정은

여러 사람에게서 동일하게 나타나야 하고

한 사람 내에서는 분노, 기쁨 등의 다른 감정들과 다르게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은 가장 강력한 ‘감정 지문’이라 여겨진 3가지 영역에서

‘감정지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안면근전도/안면움직임을 통하여 (1)표정에서 감정 지문이 존재하지 않음을 밝혀냈고,

마찬가지로 감정에 따른 (2)신체의 변화에서도 지문이 존재하지 않고,

각각의 감정을 담당하는 (3)뇌의 특정 부위가 없음을 밝혀내었습니다.


즉, 감정지문이라 생각되던 것들은 통계적 패턴이었을 뿐이었습니다.


‘슬픔’이라는 원형(prototype)이 태초에 존재하여

모두에게서 같아야 하는 표준, 정상(normal)이기에 조금이라도 다르면 슬픔이 아닌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개체들에게서 자신만의 각기 다른 슬픔이 존재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슬픔’이라는 개념은 이러한 여러 사례들의 평균,

추상적 요약일 뿐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감정이란 모두에게서 다르며 다양성이 당연합니다.




(그림2)     

검은 색 동그란 원은 각각 슬픔의 실제 사례들.

색이 있는 원은 여러 실제 사례들(검은 원)을 추상적으로 요약하여 구성한 "슬픔의 개념"

경험한 검은 원들이 다르고, 맥락이 다르므로 사람에 따라, 시점에 따라 평균(색 원)이 달라진다.




뇌과학 연구는 이와 같이 그동안 받아들여지던 고전적 견해에 대해 반박함과 동시에,

굳건하던 이론을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그것이 바로 ‘감정 구성주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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