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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씨 Oct 18. 2019

나를 비춰줄 어떤 존재


늦은 저녁, 혼자 밥을 먹고 식당을 나섰다.

이 곳은 완연한 가을로 넘어가려는 듯 며칠째 비가 내린다. 


어둑한 밤 쏟아져내리는 가랑비는 우산을 쓰기엔 애매하고 쓰지 않기엔 내 몸을 적셔버린다. 이런 비는 가끔 비가 내리는 지 아닌 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때 달리는 차들의 조명을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빗줄기가 선명히 보인다. 접어두려던 우산을 펼치고 뚜벅뚜벅 집으로 향한다.



나는 내가 혼자서도 나름의 빛을 있는 존재이길 바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어두운 밤의 보이지 않는 비처럼 가끔은 열심히 내리고 있는 것 같은 데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불안할 때. 허무할 때. 외로울 때.


무심코 곁에 있어 줄 

나를 선명하게 줄 

무엇인지 모를 어떤 존재를 그리워하는 듯 하다.

 

2019/10/18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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