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라는 거지?
아침이다.
아이가 학원에 늦지 않게 가기 위해서는 지금 깨워야 한다. 하지만 아침에 더 신경질적으로 구는 아이의 성질을 알기에 깨우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랴. 아내가 아침잠이 많은걸.
토요일이라 그래도 평소보다는 조금 늦게 갈 수 있어 좀 더 자게 내버려두었다. 딸 방을 힐끗 쳐다보니 핸드폰을 하고 있더라. 그래도 일찍 일어난게 대견하다 싶어 아는 척했다. 아니 아는척만 했어야 했는데.
“어제 늦게 자더라. 몇 시쯤 잤니?”
“그림 그리다 잤구나.”
음 어디서 잘못한 걸까?
연습장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건드린 게 기분나빴던 걸까? 딸은 자기 핸드폰 하는 것 쳐다보지도 못하게 한다. 그림을 내가 본 게 문제였는지 갑자기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이걸 덮고 잤어야 했어”
연습장을 덮어 놓고는 퉁명스럽게 핸드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니 열불이 난다. 내가 뭐. 무슨 말을 했다고!
밥을 먹으면서도 핸드폰을 들고 있다. 학원 시간은 점점 다가오지만 밥은 줄어들 생각을 안 한다. 분명 우리 집 규칙은 핸드폰 들고 다니지 말자였다. 그런데 저렇게 어기면서 세월아 내월아 하고 있는데 열이 안 날 수가. 하지만 이미 마음이 상한 지금 내가 한마디하면 확전될께 뻔하단 다행히 아내가 있길래 꽁한채 그냥 안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내 집이고 내 딸인데. 내 마음대로 하자는 것도 아니고 장해진 규칙을 따랐으면 하는건데. 어기는 건 지 맘이고 나는 늘 눈치본다. 예전에는 혼내면 그래도 반성이라도 했는데 이젠 반성은 커녕 삐지는 시간만 길어지니 난감하다. 말을 하지 않으니 소통이 될 리 만무하다. 그러니 오해가 쌓이고 그 때문에 또 다시 싸우게 되고. 악순환.
물론 아이도 할 말은 있겠지. 내가 가장이라 모든 걸 다 맘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은 꼰대의 기질인거 잘 안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이러다가 또 다시 저녁에 들어오면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어깨 두드려줄 것을 안다.
무슨 묘안이 없을까?
차라리 우리 반 녀석이라면 쿨하게 넘기면서 말할 수 있을텐데. 자기 자식 가르치는 게 힘들다는 거 너무너무 실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