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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도 신선할 수 있다? 미트로칼

백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41. 미트로칼

1.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아담하게 자리한 육가공품 전문점 ‘미트로칼’에 가면 신선한 소시지가 있다. 바로 ‘프레시 소시지’로 생소시지를 말한다. 돼지고기와 지방에 소금, 허브, 개성 있는 맛을 선사할 몇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다. 생고기가 주재료라 애초에 유통기한이 길지 않으니 방부제가 필요 없다. 기름이나 직화로 지글지글 구워 먹어야 제맛인데, 조리 과정에서 풍부한 육즙과 육향, 부재료의 맛과 향이 어우러지니 다른 조미료도 필요 없다.


2. 미트로칼에서 만드는 가공육은 대략 프레시 소시지와 스모크 소시지, 햄, 베이컨, 동물의 간을 활용한 파테(Pate), 빵틀에 넣고 구운 브레드 미트 등 다양하다. 기본이 되는 육류는 국내산 무항생제 등급( Non-GMO)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며 인도주의적 방식으로 사육하는 농장과 협약을 맺어 공급받고 있으니 믿음직스럽다. 그 밖에도 부재료로 활용되는 식품들도 국내의 우수한 식재료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있다.


3. 한남동 ‘미트로칼’은 건강한 육류 소비문화와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한국식 샤퀴테리 문화의 정착을 추구하는 공간이다. 미트로칼을 이끄는 윤유경 대표는 전통 음식 문화의 보호, 생산자 지원, 먹는 즐거움과 먹을거리의 가치 확산 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비영리 단체 국제 슬로푸드 협회 소속이다. 이탈리아 방문 시 경험했던 현지의 샤퀴테리 문화와 다양한 육류의 유통, 관리, 소비 구조를 경험하면서 이를 우리나라의 식문화에도 적용한다면 국내에서 소홀하게 다뤄지는 육류 소비 촉진과 양질의 유통 구조 확립, 그리고 로컬 식재료의 활용 범위 확대 등 더 건강한 육류 소비문화를 구축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4. 탱탱하게 잘 익은 생소시지는 고기 입자가 살아 있어 씹는 맛이 좋다. 또한 입자 사이사이로 육즙과 고소한 기름 맛이 쪽쪽 배어 나와 감칠맛이 그만이다. 생소시지 종류로는 남해 특산품인 마늘을 넣은 것, 고춧가루로 알싸한 맛을 더한 것, 여러 가지 허브가 풍성히 들어간 정통 독일식 등이 있다. 겨울 한정으로 버섯과 팔각으로 맛과 향을 낸 버섯소시지, 문경 사과를 졸여 넣은 사과소시지도 나온다. 생소시지를 맛있게 굽고 싶다면 칼집을 내는 일은 피하자. 익기 전 칼집을 내면 육즙과 맛이 줄줄 새어나온다. 모양을 내고 싶다면 잘 구운 뒤 바삭해진 껍질에 살짝만 칼집을 낸다.


5. 전국 각지에서 나는 농축산물을 이용해 건강한 샤퀴테리를 만드는 ‘미트로칼’. 정읍의 무항생제 돼지, 남해의 마늘, 문경의 사과, 천일염 등 국내산 재료에 대한 뚝심을 이어온다. 대표 메뉴 ‘콜드컷 샤퀴테리 트레이’는 은은하게 풍기는 훈연 향이 매력적인 ‘카바노치’, 뒷다릿살 특유의 담백함이 깃든 ‘레그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모르타델라’ 등 각기 다른 식감과 맛을 조화가 돋보인다. 트레이에 포함되는 샤퀴테리는 그날 가장 맛있는 것을 선별해 매일매일 구성이 조금씩 변경된다.



6. 훈제소시지는 열기보다 연기로 은은하고 섬세하게 향을 입히는 콜드 스모킹 방식으로 완성된다. 1000여 년 전부터 소시지 생산지로 이름난 독일 ‘레겐스부르거 방식의 소시지’, 친숙한 이름에 부드러운 맛이 나는 ‘비엔나소시지’, 무항생제 한우와 국산 돼지고기를 섞어 만든 ‘복부어스트’, 손가락처럼 가늘고 긴 모양의 ‘카바노치’가 있다. 특히 카바노치를 추천하고 싶은데, 육포보다 말랑하고 구수하며 짜지 않아 한 개씩 들고 야금야금 뜯어 먹기 좋다. 물론 도톰하게 썰어 여럿이 나눠 먹어도 맛있다. 


7. 훈제소시지 중 몇 가지에는 ‘아질산염’이 첨가된다. 아질산염은 소시지의 보존 기간을 길게 하고, 훈연 효과를 높이며, 변색을 막고, 식중독균의 번식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저장시설이 없던 시절에는 소금을 듬뿍 넣어 소시지를 보존했으나 요즘은 아질산염이 짠맛은 줄이면서 소금의 역할을 대신한다. 다만 고온에서 오랫동안 가열하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조리 과정이 거의 필요 없거나, 유통 기한이 긴 소시지에만 소량 넣는다.






* 공식 웹사이트

https://meatlokaal.com/


* 내용 출처

https://bit.ly/3DQPbuK (주간동아, 2019.12)

https://bit.ly/3RanRL4 (이뉴스투데이, 2020.06)

https://bit.ly/3fgoYvt (MNB, 2020.06)

https://bit.ly/3SfelHN (ㅍㅍㅅㅅ, 2020.08)

https://bit.ly/3C5PUa9 (작은가게 오래가게, 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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