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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을 믿어요, 올라이트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04.

1. 신촌역과 홍대입구역 사이, 창전동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올라이트는 다이어리 가게다. 테이블 위에 작은 빌딩처럼 쌓인 다이어리들은 이효은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다. 가장 아끼는 물건으로 그는 2014년에 만든 올라이트 다이어리 초판을 내놨다. “어릴 때부터 다이어리를 썼는데 마음에 꼭 맞는 걸 좀처럼 찾을 수 없었어요. 직접 만들어 써보자, 해서 500부를 찍은 게 한달 만에 다 팔리면서 올라이트가 시작됐어요.”


2. 올라이트는 단어 그대로 모든 걸 기록한다는 의미다. ‘기록광’인 이 대표가 생각하는 좋은 다이어리의 조건은 “끝까지 채울 수 있는 다이어리”다. “다이어리 쓰는 분들은 무슨 말인지 아실 텐데, 지면을 다 못 채우거나 며칠 건너 뛰면 굉장히 자괴감이 들어요. 할 말이 많을 땐 많이 쓰고, 말하고 싶지 않은 날엔 적게 쓰는 다이어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3. 올라이트 다이어리는 기록을 좋아하는 한편 기록에 쫓기는 이들을 위해 틀을 최소화했다. 용돈기입란이나 오늘의 할 일 같은 칸 없이 날짜만 월별, 주별로 표시했다. 시그니처 제품은 6개월 다이어리. 연초의 ‘화력’이 6개월을 못 가는 이들에게 다시 한 번 설렐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다이어리다.


4. 여백에 쫓기면서도 자꾸 여백을 찾는 이들의 마음은 뭘까. 이 대표는 “쓰는 것의 힘”에 대해 말한다. “쓰면 마음에 새겨져요. 없던 의지가 생기기도 하고요. 어릴 땐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류의 말을 안 믿었어요. 그런데 원하는 걸 쓰고 지키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정말 하나씩 이뤄지더라고요.” 어릴 때 꿈꾸던 나만의 집, 나만의 가게, 모두 이 대표의 다이어리에 쓰였던 것들이다. “손때가 묻어 도톰해진 다이어리”에는 고지서 처리하기 같은 작은 일부터 지금은 요원한 큰 꿈까지 빼곡하다.



5. “다이어리는 남들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기록하며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어요. 어떻게 써야 한다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빈 종이 위에 생각을 솔직하게 쓴다는 것이 정말 좋거든요. 그래서 구성이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다이어리가 필요했어요.” 그녀가 만드는 다이어리는 취향만큼이나 심플하다. 그 대신 그때그때 보이는 풍경, 쌓이는 감정, 지금의 계절을 반영해 다채로운 컬러로 변주한다.


6. 올라이트의 이효은 대표(@all_writer)는 기록하는 방식도 틀을 벗어나면 재미가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가로줄이 있는 노트라도 옆으로 놓고 선을 역행해 글자를 적어 내려가다 보면 나름의 재미있는 미감이 보인다는 것. 실제로 그녀가 매일 그런 방식으로 기록하는 일기장을 보여줬는데, 디자이너의 계획된 작품 같이 멋있어 보였다. 그리고 오롤리데이 박신후 대표의 다이어리 꾸미기 동영상도 흥미롭게 봤는데, 꾸미기에 자신이 없다면 스티커를 활용하거나 심플한 일러스트를 그려보라고 조언했다.




*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allwrite_shop/


* 내용 출처

https://bit.ly/3cXW5U8 (한국일보, 2018.07)

https://bit.ly/3C1zZJH (리빙센스, 2021.01)

https://bit.ly/3GkPzmg (리빙센스, 2021.12)

https://bit.ly/3Wo7wpz (작은가게 오래가게, 2022.12)

https://bit.ly/3Gi7ytf (스프, 2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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