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은 선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즉 Why가 분명하다는 말이다. 그건 내가 일하는 브랜드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파타고니아는 "환경 피해를 유발시키지 않으면서 최고의 상품을 만들 순 없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러쉬는 "과일과 채소, 꽃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화장품을 만들 수 없을까?"라는 질문을, 부띠크 호텔로 유명한 에이스 호텔은 "왜 호텔의 모든 방은 똑같아야 되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해결을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책도 마찬가지다. 세상의 모든 책은 이 세상의 누군가의 결핍을 채우거나,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불안을 해소해주기 위해 쓰여지고 있다. 당신의 책이라고 예외가 될 순 없다.
2. 문제
그래서 문제 제기를 잘하는 책이 좋은 책이다. 이 시대에 '돈'에 관한 책이 이렇게 많아진 것도 그 때문이다. 돈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다이어트도, 입시도,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원하는 책은 세상이 원하는 문제와 욕망을 따르게 마련이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자기계발서가 왜 끊임없이 나오겠는가. 여전히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독자들이 원하는 질문을 찾는 일이다. 내가 쓰고 싶은 주제를 찾는 것만큼이나 시장의 욕망을 읽어내는 일도 필수적이다.
3. 진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그 책을 써야 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나 따위가 무슨...'이라는 이유로 책쓰기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나와 똑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다. 어디 그 뿐인가. 나와 똑같은 삶의 여정을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것만큼 확실한 책쓰기의 명분이 어디 있겠는가. 사람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다 다르고, 다 다른 듯 보이지만 또한 비슷하다. 또한 사람은 세상의 모든 문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해가지만 그 고민의 내용은 또 비슷비슷하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책은 바로 이런 사실에 입각해 세상 사람들이 가진 문제와 고민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해주는 책이다.
4. 변화
문제를 제기했다면, 그리고 내 글이 가진 고유성을 인식했다면, 그 다음은 내 관점과 경험이 녹아 있는 글을 쓰는 것이다. 스스로 이 변화를 얼마나 만들어냈는가의 여부가 책의 깊이와 넓이를 결정한다. 물론 남의 지식과 정보를 편집해 책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있는 내용의 책을 또 한 권 만들어 나무와 종이를 낭비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게다가 삶의 변화를 이뤄내지 못한 사람은 책을 쓰고자 하는 욕구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정말 책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세상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은 성공과 변화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5. 행동
좋은 책은 변화를 위한 '행동'을 불러 일으킨다. 책을 덮기도 전에 뭔가 시도해야 할 것만 같은 욕구를 불러 온다. 물론 시와 소설도 그런 책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쓰고자 하는 책은 더더욱 그렇다. 그것이 자기계발의 영역이건, 에세이의 영역이건, 마케팅과 영영의 영역이건 중요한 것은 독자를 움직일만한 동기로 충만한가의 여부다. 어린 시절 만화영화를 보면 당장 뛰어나가 악당을 물리치고픈 충동에 휩싸이곤 했다. 어떤 아이들은 실제로 (그러면 안되겠지만) 수건을 두르고 옥상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당신이 쓴 책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행동을 하게 할 수 있을까? 거기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건 필요없는 책이요, 죽은 책이다.
6. 목표 재검토
이러한 변화는 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목표를 불러오게 만든다. 그들만의 목표를 세울 수 있는 동기와 명분을 주는 것이다. 은퇴를 준비하는 당신이 쓴 책은 또 다른 은퇴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목표와 동기를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렇게 살면 안되겠구나, 혹은 이렇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책이 된다. 그러나 어찌 되었건 당신이 쓴 책으로 가장 행복해질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당신은 책쓰기를 통해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에겐 아직 살아야 할 날이 많다. 그 삶의 가이드 역할을 해줄 존재가 바로 당신이 앞으로 쓰게 될 이 책이다.
*위의 체크리스트를 참고해서 당신이 쓰고자 하는 책의 내용을 정리해보자. 이 6가지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분명 이 책을 쓸 충분한 자격과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