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도시락, 일일일, 오늘의 운동
1. 아빠가 싸주는 아침 김밥, 그의 사랑 방식
아침 등굣길에 내가 운전하는 차 안에서 아침을 해결하는 우리 집 고3. 직장 다니는 나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도시락까진 싸기 어려워서, 최소주문금액 채우기 등의 난관이 있음에도 대부분 김밥 배달을 이용하곤 한다. 6시도 전에 출근하던 남편은 그 사정을 모르다가 이직하게 된 기간에 늦게 하루를 시작하며 이 상황을 목격하고, 본인이 시간 되는 아침에는 도시락을 싸준단다.
큰 애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아침으로는 김밥을 선호한다. 가게마다, 만드는 사람마다 맛과 재료의 차이가 뚜렷한 샌드위치보다, 맛과 재료가 대체로 균일한 김밥이 낫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편은 김밥을 싸기 시작했고. 처음의 욕심 많은 김밥부터 시작해 여러 시도를 거쳐 큰 녀석 맞춤 김밥을 완성하게 되었다!
남편은 종종 출근길에 문자를 보낸다 ”오늘 김밥에 대한 평은? “
이 반응이 그에게 내일의 김밥을 행복하게 만들 원천이 되므로, 나는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성의 있게 답한다.
녀석 남긴 것 다 먹고 싶었는데, 녀석이 하나도 안 남겨줘서 아침에 몇 개 먹은 게 끝이라 아쉽다고. 이제 너무 완벽한 김밥인데 퇴직하면 김밥집 하는 건 어떠냐고.
2. 어제의 결정이 끝난 게 아니고…
이미지 품질 개선을 위한 논의들이 계속되고 있다.
단지 이미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컴포넌트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결정을 잘해야 한다.
디자이너팀 리더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려 혼란스럽다. 아무래도 팀장님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가려니 밋밋해지는 단점이 있다.
계속되는 의견 교환들. 지치면 타협하고 싶어 진다. 기대 수준을 낮추지 않고, 마감 시한도 지키면서, 품질은 높이는 (와…. 모순된 것들의 조합이지만, 직장인들의 현실 ㅋ) 방법은 무엇일까.
3. 점심 사주는 동료의 마음
내가 가장 질문을 많이 하는 디자인 리더가 점심 제안을 했다. 점심에 냉삼집을 데려가는 그녀. 맥주도 한잔 권하며. 나는 후배들에게 디자인 개발팀에게 점심 많이 사는데 그럼 나는 누가 사주나 싶어, 본인이 사고 싶었단다. 힘든 것 같은데 힘내라고.
그녀의 배려와 위로를 받으며 생각한다.
나는 이 일이 여러 사람과 합을 맞춰 함께 완성해 가는 과정이라 참 좋다고.
4. 무리한 요구를 대하는 방법
업체 디자인 팀에게 또 조금의 무리한 요구를 마지막으로 했는데. 그룹장인 그녀, “여기에 사인 하세유” 하고 수첩을 내민다.
다른 영향 있어도 더한 요구는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손으로 즉석에서 적은 것. 깔깔 웃으며 사인했다. 이런 사회화라니 똑똑한데? 하니, “저도 사회생활 10년차에유” 한다.
그 마음을 알겠어서 미안하고 고맙다.
5. 운동으로 마무리하는 한 주
바빠서 한 번도 운동을 못했는데, 오늘은 안 되겠다 싶어 PT샵에 간다. 이번주 한 번은 당일 취소했는데도 회수 차감 이런 이야기도 안 하는 분.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지 않는 적당한 거리와 태도가 좋다. 과하지 않은 밝은 에너지, 늘 일관된 그의 성품이 지하 2층의 그저 그런 시설에도 계속 회원들을 부르는 것 같다.
운동에 가면서도 일하는 사람으로서, 사람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평소에 안 하던 근력 운동 열심히 하니 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