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5분 걷는 것조차 마다하는 도심이라면, 지을 가치가 있는가?
클락스비크(Klaksvík) 도심 개발 계획은 벌써 10년 전에 그려진 청사진이다. 그리고 지난 1년 사이, 학교와 주거 건물, 호텔이 차례로 들어서며 도시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수요가 높은 주택, 사람들로 북적이는 아이스링크,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조정 보트하우스(cappróðrarneyst)까지. 겉으로 보면, 새로운 도심을 향한 방향은 꽤 잘 가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이야기가 교통으로 넘어가는 순간, 늘 같은 질문에 부딪힌다.
“차는 어디에 세워야 하지?”
너무나 자연스러운 질문이다. 하지만 이 글은, 클락스비크 도심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이 질문이 과연 옳은 출발점일까 하고 되묻는다.
도심은 저마다 모습은 달라도 공통점이 있다. 도시 안에서 가장 ‘가운데’에 있다는 것. 자동차가 없던 시절부터 사람들은 가장 가치 있는 활동을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에 모아왔다. 그래서 도심의 땅은 비쌌고, 그만큼 많은 기능이 겹쳐 있었다. 상업, 주거, 종교, 문화가 뒤섞이며 때로는 충돌하고, 또 그만큼 활기가 생겼다. 잘 만들어진 도심은 늘 도시에서 가장 다양하고 흥미로운 장소였다.
문제는 그 한가운데를 넓은 주차장이 차지하기 시작할 때다. 사람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은 줄고, 아스팔트만 남는다. 만약 새 도심을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차를 몰고 와야 한다면, 굳이 비싼 도심 한복판이 아니라 더 넓고 저렴한 곳에 상업과 주거를 배치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현실은 다르다. 오늘날 대부분의 페로 제도 주민은 출퇴근도, 장보기도, 방문도 자가용으로 한다. 터널과 도심 이야기에 자동차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동시에, 자동차 이용이 어느새 ‘의존’이 되어 환경과 건강, 그리고 이웃 간의 관계까지 바꿔 놓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차를 이용한다고 해서, 걷는 사람을 잊어도 되는 건 아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부모들 역시 차 없는 공간을 더 좋아한다. 운전자도 차 문을 닫는 순간 보행자가 된다. 인간의 몸은 원래 걷도록 만들어졌고, 도시 역시 오랫동안 그 전제를 바탕으로 자라왔다. 20세기 중반, 자동차 중심 도시가 실험됐고, 클락스비크는 그 결과를 몸으로 겪어왔다. 거리에서 사람보다 차를 더 자주 마주치는 도시, 유지비는 크고 걷기에는 불안한 도시, 굳이 찾아오거나 살고 싶지 않은 도시 말이다.
그래서 이 글은 다른 선택을 제안한다. 정말 활기차고 안전한 도심을 원한다면, 보행자를 중심에 두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서로 이어지는 녹지 공간, 더 편리한 대중교통, 그리고 도심 안 주차 공간을 줄이는 것. 대신 큰 주차장은 조금 떨어진 곳에 두자고 말한다. 실제로 클락스비크에는 이미 그런 공간이 있고, Biskupstorgið에서 걸어서 5분 남짓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가 다시 나온다.
사람들이 5분 걷는 것도 싫은 도심이라면, 그 도심은 과연 만들 가치가 있을까?
앞으로 새 도심의 교통 체계를 두고 여러 선택지가 논의될 것이다. 주차 건물이나 Sandinum 지역에 Skálatrøð와 비슷한 공간을 만드는 안도 아직은 남아 있다. 하지만 주차 공간이 늘어날수록, 차로는 더 불편하고 걷기에는 더 재미없는 도심이 될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
이 글이 말하고 싶은 건 단순하다.
차가 편한 도시보다, 사람이 머물고 싶어지는 도심.
문 앞까지 차를 끌고 가지 않아도 괜찮고, 대신 잠시 걷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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