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많이 보시나 봐요" 차 안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 나에게 기사님이 물어왔다. '아 아니에요 그냥 핸드폰 보고 있는 거예요" sns를 보고 있는 나에게 핸드폰으로 책을 보고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하신 기사님이었다.
"어머님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모습이 한결 같으세요" "그렇게 보이시나요? 감사합니다"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병원 재활치료를 다닌지 벌써 3년, 시골에서 한 달 살기를 제외하고 병원에 엄마를 모시고 다니고 있다.
"아직 미혼이시죠?" "아 그래 보이나요? 제가 어려 보이기는 하는데 나이를 많이 먹었습니다" 요즘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사람의 얼굴 전체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눈 주위와 옷차림만으로 그 사람의 나이를 판가름한다. 마스크를 쓴 모습만 보고 상대방의 얼굴 이미지를 상상했다가 마스크를 벗은 얼굴을 보면 다른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어려 보이지 않을까요?" "아니요 마스크 쓰고 다니기 전부터 봤는데 그렇게 나이가 많이 드셨다고 절대 생각되지 않네요" 내 나이를 밝히자 기사님은 많이 놀란 것 같았다. 청바지와 검은 티 그리고 언제나 머리를 묶고 다니는 내 모습이 어려 보였나 보다. 어려보인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이다.
핸드폰을 보고 있는 나에게 책을 많이 본다는 말을 건넨 기사님의 말 또한 기분좋은 말이었다. 핸드폰을 보고 있는데 책을 읽는 모습으로 느끼니 말이다. 언제나 휠체어가방에 책 한 권이 담겨 있어서 일 것이다.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다니는 엄마를 보며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한결같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엄마가 더 연약해지지 않고 여전한 모습으로 보인다니 감사하다.
요즘 나이 듦을 세삼 체감하고 있다. 병원 이과 저과를 전전하며 지내고 있는데 외모는 아직도 젊어 보인다니 그것 또한 기분 좋은 말이다. 내가 보기에는 엄청 늙어 보이는데 타인의 눈에는 아직 젊어보인나 보다.
차를 이용할 때면 다른 기사님들과는 달리 유난히 깔끔을 떠는 모습을 보며 "이 기사님 왜 이러지?" 생각하며 차를 이용했었다. 그런데 나에게 기분 좋은 칭찬의 말을 건네자 사람이 달라보이기 시작한다. '유난 떤다' 생각되었던 사람마저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기분좋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