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오 형제

by 약산진달래


막바지 가을의 절정을 달려 시골에 도착했다. 차가 마당으로 들어오면 뛰어와 반기던 강아지 마루는 보이지 않았다. 새 가족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들어서인지 반가운 마음에 강아지 집 안을 살펴보았다. 다섯 마리 강아지 새끼들이 나의 목소리에 두려움을 느꼈는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마루가 그동안 새끼를 다섯 마리나 낳은 것이다.


서너 달 전부터 강아지 마루의 젖꼭지가 부풀어 오른다며 임신한 것 같다는 추측을 했었다. 강아지 임신기간은 60일 정도 된다고 한다. 마루가 임신할 가능성은 아주 높았다. 그 가능성이 사실이 되어 시골에 오지 못하는 사이 강아지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었고 눈도 뜨지 못한 작은 꼬물이들을 사진으로 처음 만났다.


처음으로 실물을 영접하게 된 강아지 새끼들의 털색운 누런색에서 검은색 흰색까지 다양한 색으로 분포되었다. 몸은 흰색과 누런색 무늬이지만 코 주위와 귀털은 검은색을 가진 강아지, 누런색 털과 검정 털무늬인 새끼 강아지, 누런색과 검정 그리고 흰색 털을 가진 새끼 강아지, 흰색 털인데 귀는 누런 털을 가 진강 아지. 그리고 온몸은 흰털이지만 코가 다른 색이어서 흠집이 난 강아지까지 다섯 마리 모두는 각기 털색으로 누가 아버지인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게 만들었다.


강아지들의 아빠를 나름대를 추적해 보았다. 마루가 시골집에 머물던 때부터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수캉아지가 있었고 , 큰 오라버니 댁 누렁이도 수놈이었다. 한동안 고삐가 풀린 채 시골집에서 두 마리가 함께 지내기도 했다. 그동안 창고를 지키던 백구도 두 마리나 있었다. 더구나 마루는 자유의 몸으로 어디든 자유로이 갈 수 있는 강아지였다.


마루가 마당으로 뛰어 들어왔다. 집에 차가 들어온 것을 이제서야 본 모양이다. 나를 보며 무척 반가워하는 녀석을 얼굴을 보며 고생했다는 말을 건넸다. 녀석은 갓 태어난 새끼에게는 관심이 없고 오직 나에게만 관심을 갖는 듯했다. 내가 주는 고기에 관심이 더 많을 것이다. 한밤중에도 새끼들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문 앞 마루에서 나를 지키고 있는 것이 그동안 사람의 정이 무척이나 그리웠던 모양이다


새끼 강아지 들은 사람의 손이 타지 않아서 인지 내가 강아지 집 앞으로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무서웠던 모양이다. 그러나 한번 집안으로 데리고 와 쓰다듬어주자 조금씩 두려움의 경계를 푸는 것 같았다. 조카아이가 아이들을 데리고 강아지 새끼들을 보러 와 데리고 쓰다듬어 주자 좀 더 사람에 대한 경계를 푸는 것 같았다. 소심한 녀석은 여전히 강아지 집안에서 나올 생각이 없지만 성격 좋은 아이들은 내 신발을 핥아 대기도 했다.


마루의 나이를 알지 못한다. 녀석의 이빨이 건강한 것으로 보아 나이가 많지 않을 것이다 라는 예상만 하고 있다. 사람들이 떠나면 강아지들을 어미로서 잘 보살피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강아지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가끔 배가 부르면 강아지들 젖을 먹이러 가는 듯했고 그마저도 내가 나타나 강아지들에게 관심을 보이면 자신을 봐달라고 나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마당에 있던 강아지 집을 추위를 막아줄 창고 안으로 들여놓았다 이불로 새 이불로 갈아주었다. 그러나 새 이불은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얼마 되지 않아 강아지 오줌판이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그러나 새끼들이 똥은 강아지 집 밖에 나가 싸는 것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다.


날이 점점 더 추워지고 있는데 이 귀여운 강아지 새끼들은 잘 자라 어딘가 사랑받는 곳으로 분양될 수 있을까? 조카아이의 아들은 강아지가 귀여웠던지 3개월이 지나면 데리고 가겠다며 엄마에게 떼를 쓰기도 했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강아지에게 관심을 보였던 영광 언니에게 전화라도 해볼까 생각 중이다.

쓸쓸한 마루의 눈동자를 외면하며 강아지 집으로 고개를 돌리니 새끼 강아지 다섯 마리가 옹기종기 서로 몸을 붙이고 누워 꼬물거리고 있다. 시골집을 떠나는 발걸음이 더 무거워진다.


어쩌다 시골집에 머물게 된 마루는 이제 그곳이 자신의 집이 되었다. 시골집을 떠나지 않고 겨울까지 지내면 마루를 광주로 데리고 와 키우려고 했는데 새끼 강아지를 낳아 어미가 되었으니 그것도 쉽지 않게 되었다.

마루야! 다시 만날 때까지 집주인으로서 엄마로서 강아지오형제를 잘 지켜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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