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들의 모험

by 약산진달래


"추운데 뭐 하러 시골에 내려가, 강아지 보러 가는 거야? 똥통에도 빠졌다고 하던데 "

언니는 시골집에 내려간다는 말에 설날임에도 불구하고 추운 날씨 걱정을 먼저 했다. 그리고 강아지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맞아 모처럼 시골집에 내려갔다. 시골집 보일러가 고장 난지 벌써 한참이 지난 상태이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시골집에 내려 갈수 없었다. 그러나 엄마의 집에 가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전기난로를 사러 간 오라버니 덕분에 시골집에 내려가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물론 운전대도 엄마의 막내아들이 잡았다.


강아지 안부를 먼저 묻다

자동차 안에서 조카와 문자와 인사를 나누었다.

시골집 강아지들 잘 지내고 있어?"

"어제 시골갈때 간식 사다 주었는데 너무 추워서 할머니 집에는 내려가지 못했어요. 그런데 4마리 밖에 없던데......"

오랜만의 안부를 강아지들 인사로 대신한다.

"그런데 강아지들이 엄마만큼 컸더라고요. 강아지 새끼 아빠가 큰 개인가 봐요"

큰오빠 집에서 기르던 누렁이도 아니고, 매일 오후면 마루를 찾아 시골집 마당으로 들어서던 다른 누렁이도 아니었다. 강아지 아빠가 누구인지 아직도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남았다.

똥간에서 사는 강아지

자동차가 시골집 마당으로 들어서자 마당에서는 마루가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었다. 새끼강아지들은 어디있나 찾아보았다. 강아지 집은 추위를 피해 재래식 변소가 있는 창고 안에 딱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낯선 사람들이 많이 와서인지 강아지들이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엄마 마루가 다가오자 강아지들이 집에서 마당으로 따라왔다. 마루 주위로 4마리 털복실이 새끼 강아지들이 반길 듯 도망갈듯하며 꼬리를 쳐댔다. 다섯 마리가 옹기종기 사람의 손길이 무서워 발발 떨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이제 한 마리는 이미 어느 집으로 입양을 갔는지 4마리와 엄마 마루가 집을 지키고 있다. 못 본 사이 아기 티를 벗어던지고 초등학생 정도의 강아지로 성장해있었다.

모험으로 가득한 강아지들의 성장 스토리

한주는 시골에 오라버니 부부가 내려가니 강아지들이 모두 보이지 않았다. 집안 구석구석을 찾아보아도 강아지들이 보이지 않았다. 시골집에 자주 들리는 큰 오빠에게 물어보아도 모르겠다는 대답만 들었다. 그래서 새끼 강아지들을 고양이나 살쾡이가 물어간 것이라고 단정을 지었다. 그런데 한참 후 어디선가 낑낑거리는 강아지 소리를 듣고 찾아간 곳은 바로 변소 간의 똥통 안이었다. 재래식 화장실 구멍 안에 강아지들이 빠져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재래실 화장실은 사용하지 않은지 몇십 년이 지난 곳이라 별문제 없이 강아지들을 구출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강아지들이 통통에 빠질 위험이 없게 구멍들은 모두 막아두었다. 니중에 생각해보니 강아지들이 추위를 피해 스스로 똥통안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그안이 가장 따뜻했기 때문이다.

한 번은 주말에 내려갔더니 강아지 한 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주 빠져있던 똥간에도 보이지 않고 아무리 찾아도 찾지 못했다 이번에도 동물들이 잡아갔던지 시골집 마당 앞에 있는 또랑에 빠져 올라오지 못한 것은 아닌가 생각할 즈음 솥을 걸어 불을 때는 아궁이 옆에서 낑낑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들어갔는지 좁은 연통 속에 강아지 한 마리가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연기통 속에 들어간지 며칠이 되었는지 몰골은 말이 아니었고 물과 사료를 주자 허겁지겁 먹어댔다. 바로 그 강아지는 그날로부터 "막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톱으로 연기통을 잘라내고 막내를 꺼낼 수 있었다. 연기통 속에 며칠을 들어가 고생을 했던 탓인지 막내는 형제 강아지들 중 성장이 가장 느렸다.


똥강아지 막내

몇 개월 전만 해도 모두 크기가 같았는데 이제 한 마리 한 마리 모두 차이가 난다. 이미 엄마 마루만큼 큰 아이도 있다. 아직 모두 이름이 없다. 그런데 연기통에 들어가있던 막내만 아기 티를 벗지 못하고 작다.

"막내야~"

주말마다 시골집에 내려가는 올케언니가 부르니 그 옆으로 쪼르르 달려가는 녀석의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막내의 행동이 정말 재미있다. 자신이 오빠 부부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듯하다. 집안 문이 열려있자 한 번은 들어와 깔아놓은 이불에 오줌을 싸놓고 나갔다. 또 한 번은 들어오더니 거실에 똥을 누고 나갔다. 화장실에 갔다가 말라있는 강아지 똥도 발견했다. 아마 지난번 주말에 오라버니 부부가 내려와 막내를 집안으로 들여놓았을 때 벌어진 일일 것이다.아이러니 하게도 화장실에 살고 있는 강아지에게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안이 화장실이 된 셈이다. 애완견이 으로 훈련받지 않은 똥강아지가 할만한 행동이다.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주인도 없이 추원 겨울 시골집을 지키는 강아지들이 안쓰러워 어떻게든 입양을 보내 보려 했으나 쉽지 않았다. 시골 동네 할머니들은 강아지를 키우지 않겠다고 하신다.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가겠다고 약속한 집도 있었지만 서로 약속이 어근나 입양을 보내지 못했다.


잠시 시골에 내려왔다 강아지들만 보고 냉골인 시골방의 추위를 이기지 못해 광주로 올라와야만 했다. 마루에게 인사를 하니 마루가 꼬리를 흔들며 다가왔다 다시 멀리 가버린다. 그 뒤로 새끼 강아지 4마리 따라간다. 엄마 마루와 강아지 4마리가 자유롭게 시골집 마당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행복해 보이지만 여전히 안타깝기는 매한가지다.


주말이면 닭죽을 써서 시골에 내려가는 오빠 부부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맛있는 고기를 기다리며 강아지 가족은 마음껏 모험을 즐길 것이다. 호기심 많은 강아지들이 추위를 피해 들어간 곳이 통통이기도 하고 좁은 연통이기도 했던 것처럼 말이다. 지금도 사람이 없는 시골집을 지키며 강아지들은 더 많은 모험을 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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