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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산진달래 Apr 27. 2023

이팝나무 꽃 피는 시기

이팝나무꽃의 사연


이밥 이밥 ~ '쌀밥 쌀밥' 하다가 이팝이 되었다고 하는 이팝나무 꽃이 피었다.

배가 고프던 시절 헛것이 보일 정도로 하얀 쌀밥 같았던 꽃이 벌써 피었다. 이팝나무 꽃이 풍성하면 풍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올해는 풍년일까 흉년일까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중구난방으로 꽃이 피어나고 있다.


처음 이팝나무를 만났을 때의 신선함은 잊을 수가 없다.

산책을 하다 나무 아래서 고개를 드니 처음 보는 하얀 꽃이 나무 위에 소복이 쌓여있었다. 무슨 꽃인지 무슨 나무인지? 언제부터 이 자리에 있었는지 알 수 없었던 처음 경험한 남도의 자연이었다. 새로움으로 다가왔던 남도의 봄여름 가을 겨울 만나보지 못했던 식물들과 꽃들 그리고 나무들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이팝나무가 한창인 가로수를 어느 해에는 6월경에 보기도 하고 5월에 보기도 했다. 그런데 벌써 4월에 이팝나무가 피었다. 이제 곧 사라질 것처럼 하얀 눈꽃을 피워낸 나무도 있다.


한번 눈에 띄기 시작하면 보이는 게 전부 이팝나무꽃이 된다. 가로수 즐비하게 꽃을 차례로 피우고 있는 하얀 꽃이 햇살에 반사하면 눈이 부시도록 화사하다. 하얀 신부의 하얀 머리띠 장식 같기도 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하얀 쌀 튀밥 같기도 하다. 이팝나무 가로수를 차를 타고 가다 창문 밖으로 만나는 날이면 봄날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오월의 크리스마스로 변한다.


광주의 5월에 피는 이팝나무는 또 다른 사연이 있다. 바로 1980년 주먹밥을 나누며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고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던 것을 기억하여 광주의 망월동 민주로에 이팝나무 가로수길을 조성하였다. 광주에 피어나는 이팝나무 꽃은 5.18민주화 운동의 상징의 꽃으로 피고 있는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지금 부유하다고 해서 배고프던 시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를 위해  희생을 치르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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