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위에 새로 집을 짓고 사는 아저씨 한 분이 트럭을 타고가다 나를 보더니 멈춰서서 질문을 했다. 어떤 강아지 일까 잠시 생각을 하다 대답을 했다.
"저희집 강아지 아니에요.저희집 강아지는 묵어 두었는데요"
"그래요? 두마리는 묵어 둔 것을 보긴 봤는데... 아줌마네 강아지가 아니시라는 거죠?"
"네 저희집 강아지 아니에요".
"그럼 면사무소에 신고해서 잡아가라고 해도 되죠?"
"네 잡아가라고 하세요."
당당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잠시 의심이 들었다. 분명 강아지 두마리 중 한마리는 요즘 골칫거리가 되어 우리집 강아지들의 주위를 멤도는 뻔뻔한 숯놈 강아지 일 것이 뻔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한마리는 묶어두지 않고 풀어둔 시골집 막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제는 막내 마저도 풀어 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내가 큰 오빠집에 올라갈때 막내를 부르니 안올것 같던 녀석이 조용히 나를 따라왔다. 그뒤로 뻔뻔한 그놈도 멀찌감치서 따라왔다. 그러나 막내가 집앞까지 따라오느는 것에 비해 다리 옆에서 뻔뻔한 그놈은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오빠 집에서 나오면 막내의 뒤를 따라 거리를 두며 나를 뒤따라 왔다. 어쩌면 막내를 뒤따라 왔는지도 모르겠다.
지난주에 시골에 내려왔을때 잡아보려고 시도를 했다. 목줄을 내어줄듯 하더니 나의 팔을 물고 도망간 전적이 있다. 이번에도 그놈을 잡아보려고 "이리와 이리와"를 목청껏 부르며 선의를 내보였다. 그러나 그놈은 목줄을 내줄듯 하다 잽싸게 도망을 가버렸다. 잡지는 못하고 그놈에게 조롱만 당한 셈이다. 그리고나서 내가 우리집에서 사라지기를 기다리듯 멀찍이서 우리집을 지켜보고 있다.
슬슬 집안의 동태를 살펴보는 그놈은 내가 문을 열고 나와 혼이라도 낼 것 같으면 멀찍이 도망갔다가 내가 아무렇지 않게 있으면 자기 집인냥 슬금 슬금 마당으로 들어와 시골집 강아지들 옆으로 끼여 든다.
시골집 강아지들이 하는 것을 보니 시골집에 강아지들만 있을때 어떤 상황이 연출될지 안보고도 그림이 그려졌다. 누구든 관심을 많이 두지 않지만 누가 와도 상관없는 마루는 그냥 옆에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것 같다. 초코는 그놈이 가까이 오면 낮은 폭 자세를 하고 꼬리가 살짝 내려간채 흔들고 있다. 분명 그놈이 더 서열이 높아 보인다. 막내는 그놈이 좋은가 보다. 쫄랑쫄랑 꼬리를 흔들며 따라가는 것을 보니 말이다.
이번주에 시골집에 들어올때도 그놈이 앉아있던 자리는 과관도 아니었다. 바로 집앞 정문 앞에 떡 하니 앉아있었으니 말이다. 집주위로 차라도 지나갈쌔라면 쫓아가며 소리를 질러댄다. 남들이 보면 그놈이 우리집 주인 강아지로 알겠다. 사실 동네 어르신들은 모두 그렇게 알고 계신다.
한밤중에 개짓는 소리에 잠이 깼다. 막내의 깨갱소리가 들리더니 초코가 계속 짖어댔다. 문밖으로 살짝 보니 그놈이 마당안으로 떡하니 들어오려는 것이 보였다. 나를 본 것인지 목줄이 풀린 초코가 짖어대서인지 마당 한가운데로 들어오지는 못했다. 초코의 소리는 한동안 계속 되었다. 그놈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모르겠다. 밤새 초코의 짖는 소리때문에 집안 식구들 모두 잠을 자지 못했다.
산딸기가 익어가는 계절이라 지난해 봐두었던 산딸지 밭을 보러 집위로 올라갔다가 오지인이 들어와 새로 집을 지은 집이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산딸기가 맛있게 익어갔던 논옆의 작은 연못까지 정원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아래에서 올려보면 집밖에 없었는데 정원을 꾸며놓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백구한마리가 집을 지키고 있었다. 아마 뻔뻔한 그놈과 시골집 막내가 함께 백구를 만나러 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음날 오후에 집 앞에 서 있는데 트럭한대가 다시 멈춰섰다. 그 아저씨 였다.
"아줌마 면사무소에 신고했어요. 강아지 수요일날 잡아간다고 하네요."
"저희집 강아지 세마리예요. 저희는 다 묶어 놓을 거거든요. "
"세마리가 이집 강아지 인거죠, 그럼 안 묶여 있는 놈 은 잡아가라고 합니다.'
뻔뻔한 그놈의 신세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목줄을 풀고 우리 시골집에 와서 얼쩡거리다가 우리 강아지들 까지 데리고 돌아다녀 이웃의 원성을 사게 만들더니, 시골집 강아지들을 모두 목줄 신세가 되게 만들어 버렸다. 뻔뻔한 그놈은 우리집뿐만아니라 시골동네의 골칫덩어리가 되어버렸다. 제발 바라건데 자기 집으로 돌아가 시골집에 안타나 났으면 좋겠다. 그런데 지금까지 하는 행동으로 보니 그놈에게 닥칠 미래를 지작하기에 마음이 편안치가 않다. 집나오면 개고생이라는데 그놈은 왜 집을 나와서 사람들의 마음에 어려움을 주는 것일까?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