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유리 Dec 30. 2019

#25.

-마주하고 있지 않은 시간들



 함께 있을 때 서로를 배려하는 행동은 당연하다. 그러나 헤어져 서로의 생활로 돌아가면 어떨까. 서로의 곁이 아니더라도 상대를 생각하고 위하는 마음이 한결 같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상대가 눈 앞에 없을 때의 마음과 행동이 더 진실한 것일지도 모른다.


 선생님은 인간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을 만큼 일관된 사람이어서 무엇하나 의심이 들거나 서운할 일이 없다. 나는 그를 믿는다. 문제는 나다. 선생님 앞이라면 하지 않았을 일들을 ( 몰래 맥주를 마신다던가, 하루종일 굶는다던가. .. ) 그의 눈을 속여가며 얼마나 많이 해왔던가.

 

 선생님이 내게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순 없다. 적어도 그가 가르쳐주고 하라고 권유하는 것들이라도 잘 해내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 마음이 알지 못해도 머리로 이해하려 노력하며 행동으로 해내야 한다고 다짐한다. 그럼에도 혼자 있는 시간에 나를 방치하고 학대하고 스스로를 미워하는 일들을 왕왕하곤 해왔다.


 선생님이 내 곁에 없어도 그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고 싶다.
그러다 보면 언젠간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겠지.




이전 16화 #2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