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모지
Scene # 10. 최정현의 집
차를 몰고 최정현은 밤늦게 집에 도착했다.
조용히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거실에 아내가 앉아 있었다.
최정현 아내 : "조문은 갔다 왔어?"
최정현 : "아, 응 그래"
아내 : "근데 표정이 왜 그래?"
최정현 : "응, 별일 아냐, 애들은 자나?"
아내 : "응. 무슨 걱정 있는 것 같은데?"
최정현 : "아니라니까"
하고 아내에게 버럭 화를 내고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침대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도대체 중요할 때마다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내일 바로 시체가 발견되면 어떻게 하지?'
'내일 발견되면 경찰이 나를 찾을 수 있을까?'
'내일 비라도 오면 좋겠는데.....'
생각하면서 휴대폰에서
내일 영동의 날씨를 확인했다.
이번주 내내 비가 많이 온다는 내용이었다.
최정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얼굴에 미소가 흘렀다.
'그래 내가 바로 행운의 사나이지'
'내가 가는 길은 아무도 막지 못해'
'비가 많이 와서 도로의 흔적도 씻겨나가고,
계곡물이 불어나면 시체도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 발견되겠지. 흐흐'
Scene # 11. 최정현의 사무실
겨우 눈을 붙이고 아침 일찍 사무실로 출근했다.
아침 회의를 마치자마자 인터넷에서 뉴스를 검색했다.
정규 뉴스, 사건사고 모조리 검색했다.
아직까지 별다른 기사가 없었다.
영동은 정말 비가 많이 왔다는 뉴스가 나왔다.
일단 안도했다.
오후에도 뉴스를 검색했다. 특별한 뉴스는 없었다.
이틀이 지났다. 아무런 뉴스가 없었다.
3일째 되는 날 영동은 비가 그쳤고 일부 수해를 복구한다는 뉴스 기사가 나왔다.
최정현의 마음은 조마조마했으나, 4일, 5일이 지나자 '별 탈 없겠지'라고
두려운 마음이 서서히 무뎌지고 있었다.
사고 후 일주일 되던 날 아침.
출근하고 무심코 뉴스를 찾아보던 최정현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영동 계곡에서 수해로 떠내려온 시체 발견'이라는 기사였다.
여러 기사를 다시 검색해 자세히 읽어보았다.
'계곡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심마니 시체 발견'이라는 기사다.
경찰은 사망자가 상류 계곡에서 추락하여 계곡 아래쪽으로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최정현은 생각했다.
'잘하면 실족사로 끝날 수도 있겠는데.'
마음은 한결 나아졌다.
다음날 연속으로 관련 기사가 나왔다.
시체의 가족을 찾았고, 시체는 약초를 캐러 나간 남편으로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실족사에 의한 사망인 것으로 판단한다는 내용이었다.
최정현은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래 나는 역시 하늘이 돕고 있어'
'이번에 중령으로 진급만 된다면 별까지 달 수도 있어'
얼굴에 미소가 흘러나왔다.
일 마치고 동료들과 술도 마시고 노래방도 가고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집에 가는 길에 케이크도 사서
아이들에게 건네주며 즐거운 밤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