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뻐서 일기 쓴 날
회원님 다음 시간부터 자유형 하실께요
엥, 나는 몇달간 수영장을 다니며
음파와 발차기를 하며 열심히 자유형을 했는데
다음주부터 자유형이라굽쇼?
그렇다.
나는 그동안 자유형을 배운게 아니라
기본적인 호흡과 발차기를
배웠던거다.
그리고 이제 팔돌리기를 하며
본격 자유형을 시작하는거다.
한 타임에 무려 30명 가까운
코치님의 저 말을 듣는데 느낌이 왔다.
킥판에 의지하고
머리를 수면 위아래로 와따가따하며
발차기를 하던 나
어깨쪽에 힘이 빠지며
몸이 일자로 펴지는 느낌이 든다.
(물론 물속에서)
이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던 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었다.
회원님 이제 킥판 빼고 해보실께요
제가요?
상상 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살면서
튜브를 없이 발을 바닥에서 떼어 본
경험이 전무했던 나...
(사실 머리 전체를 물 속에 넣은 것도
이번이 처음에 가깝다.)
자유형에 성공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양팔 젓기를 세번쯤 하고
일어선다.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취한 이 느낌!
어쨌거나 보조도구 없이
물속에서 처음 뜬 날이다.
이제 동남아의 어느 호텔에 간다면
튜브없이 들어가서
발다리를 휘어저 볼 용기가 생겼다.
음...
아래 사진처럼 다른 사람들의 팔다리가 보인다.
스노우클링처럼 환상적인
바다생물의 세상이 보이는건 아니지만
내 시야를 가리던 킥판이 없어지니
다른 사람의 다리와 팔과
옆 레일을 헤어치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와~ 신기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세번 팔을 휘저으면 일어선다.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역사의 한획을 그었다!
이제 고개를 오른쪽으로
가볍게 돌려주기만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