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관심은 매섭다
하필 수영 강습일이 화,목 저녁이다.
하필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화,목은 우리집 초딩 라플랑의
저녁 수업이 없어 집에 있는 날이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나름 즐겁게 수영센터를 다니는
나이지만 센터로 향하는 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건 아니다.
날이 맑으면 걷기 더워서 싫고
비가오면 당연히 망설여지고
저녁 약속을 잡자는 유혹의 멘트에도
화목은 빼고 해야한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
수영 가기전 간단히 요기를 하고 있자면
이 페이스 그대로
맥주 한캔 뜯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한 때도 많다.
특히 요즘처럼 폭우가 내리는 때는
안전을 위해 ㅋㅋ
그냥 집에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자식의 눈은 참 무섭다
폭우가 내려 개천이 범랑하던 그날도
라플랑에게 자비란 없다.
쏟아지는 비에 뉴스에서
안전한 실내에 머무르라는 내용따위...
엄마 오늘 수영안가? 만을 얘기한다.
내심 센터로 들어가는 길이
끊기길 바라며 간 적도 있다.
못이기는척 가는 이유는 하나다.
저 아이도 학원 가기 싫을텐데
엄마에게 혼날까봐
혹은 가야하니까 그냥 갈텐데
그 마음을 이기고 가는데
나 역시 엄마로써
귀찮은 그곳에 가야만 한다는
맘이 강하게 든다.
그래야 아이야 학원을
째고 싶을 때... 한번쯤은
엄마의 수영을 떠오르며
솔직하게 학원으로 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에
화, 목 마다 센터로 향한다.
조금 억울한 마음은 든다.
비가 그토록 쏟아질테는
나는 걍 학원 쉬라고 말할텐데...
어쨌든 우리 라플랑은
꽤 타이트한 조교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