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도 속이는 생각과 말의 비밀
하버드 대학 심리학과 로버트 로센탈 교수는 “우리의 기대나 신념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해 그 기대가 우리의 장래를 유도해 나간다. 성공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은 점점 성공해가고, 실패한다고 겁내고 있는 사람은 실패의 길을 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미국의 종교 지도자 조엘 오스틴은 《긍정의 힘》이라는 책을 통해 행복에 대해 말했다. “행복은 선택이다. 아침에 눈을 뜰 때 우리는 행복한 하루를 살기로 선택할 수도, 비뚤어진 태도를 가지고 불행하게 살기로 선택할 수도 있다. 모든 것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두 사람의 말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다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먼저 가져야 한다. 꿈을 이루고 못 이루고의 시작은 우리 마음에서 비롯하며, 우리가 어디에 마음을 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행복한 생각을 품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반대로 절망적인 생각을 품지 않는 한 절망할 수 없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우리의 인생과 행복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성공을 이뤄낸 많은 사람이 있다. 그중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서 강조하는 한 사업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무일푼에서 시작해 4000억 원의 기업체를 일군 인생 역전 드라마를 쓴 김승호 회장은 《생각의 비밀》이라는 책에서 “매일 100번씩, 100일간 상상하고, 쓰고, 외쳐라!”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나는 말의 힘을 믿는다. 한번 말을 하고 나면 잊기 전까지 그 힘이 사라지지 않음을 믿는다. 그리고 그 말에 힘을 부여하기 위해 그에 알맞은 이미지, 글을 써놓고 매일 보고 또 보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부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자신이 목표로 하는 일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중간에 포기한다. 반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자신이 아무리 계속 실패해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 도전한다. 그 결과 언젠가 성공해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이처럼 긍정적인 생각은 우리에게는 한계를 설정하지 않도록 만든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김승호 회장은 그 긍정의 힘이 생각과 말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
사실 《생각의 비밀》이라는 책을 읽으며 궁금했다. 단순히 생각하고, 말하고, 상상하고, 실천하면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물론 저자의 주장이 이해는 됐지만, 경험적 근거보다는 좀 더 명확한 과학적 사실적 근거를 찾고 싶었다. 긍정의 힘에 대한 글을 쓰며 시작한 연구 덕분에 다행히도 답을 찾았다. 모든 비밀은 ‘뇌 과학’ 속에 숨어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는 동안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병원 신경과학자 광 예 박사는 젊은 사람들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에 대한 연구를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실제 운동을 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근육을 강하게 수축하도록 만드는 훈련이었다. 피험자는 팔이나 손가락을 특정한 부위에 올려놓은 후 가만히 근육을 강하게 수축시키는 상상훈련을 했다. 각 훈련 시간은 10~15분 정도로 총 50회 를 반복하면서 매 10초 정도씩 머릿속으로만 근육을 강하게 수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4개월간의 훈련을 거친 결과 젊은이와 노인들 모두 15% 정도의 근육이 강화되었다. 특히 노인들에게는 팔꿈치를 구부리는 부분인 이두근 수축을 과제로 훈련한 결과 4개월 후에는 팔꿈치 굽히기 수축력이 15% 증가했다. 이는 생각만으로도 신체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우리가 말을 함으로써 뇌에 변화가 일어나게 만든 연구 결과도 있다.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과학자 앤드류 뉴버그와 마크 로버트 월드먼은 《믿는다는 것의 과학》이라는 책을 통해 연구내용을 공유했다. 한 연구를 통해서 “No”라는 말은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의 분비를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No”라는 말은 듣고 뇌에 코티솔 분비가 늘어난 사람은 주변을 경계하고, 인지 능력을 떨어뜨린다고 했다. 참고로 지속적인 스트레스 자극을 통해 코티솔의 분비가 장기간 지속되면 몸의 균형이 상실된다. 실제 근육과 뼈의 손상이 일어나고 내분비계와 면역체계가 무너진다고 한다. 반면 “Yes”라는 말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참고로 도파민은 뇌 안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하며 보상 기제를 규제하는 뇌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행복감을 만들어내고 소통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강화한다.
우리가 하는 말은 이렇게 뇌의 중요한 호르몬 생성에 영향을 준다. 그게 만일 우리 인생에 도움이 되는 긍정 호르몬이라면 분명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생각과 말을 통해 삶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주장을 수긍할 수 있다. 생체 의학박사 캐롤 하트도 《세로토닌의 비밀》을 통해 긍정 마인드는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분비를 돕는다고 했다. 세로토닌은 분노와 불안을 감소시키고 마음을 안정되게 해주는 호르몬이다. 도파민처럼 세로토닌의 작용으로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일을 성취하도록 도울 수 있다.
뇌 과학자이자 신경 심리학자인 이언 로버트슨이 발표한 ‘승자 이론’도 이를 뒷받침한다. 승자 이론이란 승리가 승리를 낳는 현상을 의미한다. 무언가를 이루어냈을 때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고, 지배적인 행동이 더 많은 성공을 부른다. 작은 성취가 계속 다른 성취를 낳는다는 말이다. 승리의 감정은 뇌의 보상체계와 관련이 깊다. 뇌는 기분이 좋으면 도파민이나 세로토닌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며 보상 신호를 보낸다. 다시 말해, 승리의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좋은 호르몬 분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렇듯 뇌의 보상체계 덕에 동기부여가 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뇌의 보상 기제가 적절히 작동할 때 제대로 성공을 향해 달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뇌 과학적으로 생각과 말이 우리의 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더 깊게 들어가서 뇌졸중을 겪은 뇌 과학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인간의 뇌에 관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었던 《긍정의 뇌》의 저자 질 볼트 테일러는 갑자기 뇌출혈이 오면서 뇌졸중을 겪게 되었다. 뇌졸중 치료를 시작하며 저자는 좌뇌가 멈추고 우뇌로만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있음을 느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자신에게 친절한 손길로 정성껏 돌보는 사람들에게서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따뜻한 감정을 전해 받았다. 이를 직접 경험한 저자는 좌뇌가 주관하는 이성적 사고에서 벗어나 포용력 있고 늘 긍정을 원하는 우뇌로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이루어져 있고, 서로 다른 기능을 한다. 이런 사실은 노벨상 수상자인 미국의 신경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로저 울컷 스페리에 의해 1960년대 처음 밝혀졌다. 좌뇌는 수학, 논리, 이성, 합리 등의 이성적인 판단 한다. 반면 우뇌는 ‘이미지 뇌’라고도 하며 그림, 음악 감상, 스포츠 활동, 공간지각 능력 등 감각적이고 창의적인 분야를 담당한다. 따라서 좌뇌의 기능을 잃고 우뇌로만 삶을 경험한 로저 울컷 스페리는 더욱 긍정 에너지에 대한 중요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우리가 풍기는 긍정과 부정의 에너지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이와 비슷한 실험이 있다.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김성수 교수 연구팀이 식물에게 긍정적인 말이 식물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본 연구가 있다. 연구팀은 식물에게 좋은 의도가 포함된 긍정적인 말을 한 경우에 아무런 의도 없이 전달한 긍정의 말보다 식물의 성장을 촉진시킨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 부정의 말보다는 긍정의 말에 식물이 더 건강하게 성장했다. 이 실험은 육성과 기계음으로 나누어 추가로 진행됐다. 그 결과 육성으로 긍정의 말을 들은 식물이 기계음으로 들은 식물보다 뿌리와 줄기가 2배가량 튼튼하게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수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긍정의 말’에도 진심을 담아 할 때 더욱 효과가 증대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무한 긍정이 우리에게 최고의 선택일까? 그건 그렇지 않다. 모든 것은 적절한 균형이 이루어질 때 최상의 결과를 내기 때문이다. 성공을 이루고 행복을 찾은 사람들은 그냥 성공과 행복을 이룬 게 아니었다. 실패를 딛고 슬픈 감정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제대로 된 성공과 행복을 만들어냈다. ‘행복 심리학’의 창시자인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에드 디너 교수는 1에서 10까지 눈금으로 행복감을 측정했을 때 8 정도를 기록한 사람이 9나 10을 기록한 사람들보다 더 성공적이며 교육과 소득 수준이 높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런 도전 없는 삶은 뇌에 쥐약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며 또 다른 긍정을 낳는 뇌가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뇌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긍정의 힘이 우리의 삶에 주는 영향에 관해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알아봤다. 특히 뇌 과학의 관점으로 볼 때 긍정이라는 감정은 우리가 통제 가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 인생의 성공과 행복은 결국 우리가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 때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문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전 국민은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간절히 기원했다. 모든 사람의 승리를 기원하는 간절했던 마음이 모여 긍정 에너지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 4강 진출이라는 큰 쾌거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도 살면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일을 진심으로 바라고 노력하면 안 될 일은 없다. 여러 요소가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할 테지만, 무엇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우선적 필요하다.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도 “세상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다. 다만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라고 말하며 우리가 어떻게 마음을 먹는지가 중요하다고 암시했다. 미국 사상가 겸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도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만이 정복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는 할 수 있다는 믿음, 즉 긍정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만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말과 같다. “시간이 1시간이나 남았네?”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시간이 1시간밖에 안 남았네?”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누가 더 행복할까? 아마도 전자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뇌를 바꾸는 긍정의 힘은 무시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사실 나도 20대와 30대를 보내면서 계속 또 다른 도전과 실패를 경험하며 생각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이다. 덕분에 멈추지 않을 수 있었고, 계속 성장할 수 있었다. ‘멘토들의 멘토’로 불리는 중국의 밀리언셀러 저자 리웨이원이 쓴 《결국 이기는 사람들의 비밀》에서도 “승자는 역경이 닥쳤을 때 해결 방법을 연구하고 패자는 핑계를 찾는다.”라고 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핑계를 찾기보다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렇기에 긍정적인 사람은 패자가 아닌 승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