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변화와 호주 코스타
대학생활이 1년 남은 시점에서 그 이후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표가 점점 붙기 시작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호주같이 IT 분야가 한국에 비해 발달되지 않은 곳에서 멀티미디어라는 어떻게 보면 약간 애매할 수 있는 분야를 공부했기 때문에 미래가 좀 더 확실하지 않았던 거 같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매년 12월이 되면 KOASTA라는 유학생들을 위한 기독교 캠프를 한다. 당시 나는 골드코스트 한인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는데 교회 사모님의 추천으로 한번 가보기로 하였다. 골드코스트에서 시드니까지 교회 청년들이 봉고차를 9시간 정도 운전을 하여 시드니 캠프장에 도착을 하였고 그곳에는 호주전 지역에서 400여 명 정도의 유학생들이 모였다. 당시 나는 교회는 다녔지만 믿음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은 특히 더 어색해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돌아가고 싶었다.
코스타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기독교 강사님들이 오셔서 은혜의 말씀을 선포하는 곳이다. 이런 기독교 캠프는 항상 마지막 전날 밤이 하이라이트인데 15년이 넘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 날밤 강사님은 원베네딕트 선교사님이었다. 말씀을 선포하신 후 기도시간에 모든 청년들을 일으켜 세우시면서 “내가 지금부터 여기 모인 모든 사람들의 비전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인데 받을 사람들만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십시오” 이렇게 말씀하셨던 거 같은데 난 그냥 서있었고 기도가 시작되었다. 한 20초 정도가 지나고 눈을 떠서 보니 내 주변 사람들은 다들 무릎을 꿇고 있었고 나만 홀로 서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약간 무안한 감이 있어서 나도 무릎을 꿇고 눈을 감고 기도를 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믿음은 없었지만 골드코스트 교회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 예배를 참석하면 그날 저녁 기도시간이 있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그렇게 눈물이 나왔다. 아마도 유학생활에 대한 외로움 , 미래에 대한 두려움, 조국에 대한 그리움 등 이런 것들이 혼합해서 느껴지는 감정들이었던 거 같다. 그래서 코스타에서의 그날 저녁기도는 믿음이 없는 나에게도 꽤 익숙했다.
한 5분 정도가 흘렀을까, 내 마음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렇게 입술로 선포를 하자 조금 후 눈을 감은 나에게 한줄기 빛 같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첨에는 조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 빛이었다. 그리고는 마음 한가운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거 같았다. “내가 너의 달란트를 사용하겠다” 나는 좀 당황하면서 놀랐고 그렇게 나의 첫 코스타 캠프는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