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라

1일 1시

by 보니것


엑스트라처럼 살고싶다

모두가 인생의 주인이자 주연처럼 살 때

그들의 키스를 베란다에 서서 지켜보는

서로에게 커피를 뿌려도 괘념치 않는

그 흔한 대사 하나 없는

하상도로에 피어있는 들꽃처럼

불러줄 마땅한 이름도 없는

텅 빈 극장에 엔딩 크래딧이 올라갈 때

슬그머니 박수를 치고

딸려오는 다른 사람들의 발에 치여

퇴장하는, 그러니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릴 일도 없는, 예선 탈락인

꼴찌조차 될 자격을 상실한

후궁 중 차례 114번인


그러면 세상의 프레임에 들어가지 못해도

슬프고 우울할 까닭도 없고

목숨을 내놓을 필요도 없으니

페이드 아웃된 곳에서 뒤통수만 보여주며

그들의 추락에 조용한 눈웃음을 짓자

오래 전 이별한 옛 애인처럼

비석도 없이 죽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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