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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니것 Mar 04. 2021

오아시스

1일1시


 그대는 뜻밖의 자연

 프라이팬의 열기를 걸어간 끝에

 이윽고 마주친 고요한 죽음

 그것은 고의가 아니었고

 내가 지나야 할 횡단보도들

 그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혓바닥은 영원처럼 전율했다

 텅 비어있는 것들을 위해

 축축한 입맞춤을 하며

 불신은 티없이 투명해지고

 우리는 감당할 만큼의

 슬픔을 쪼개 먹었다

 그리고 나서 어느 때인가

 텅 빈 모래언덕 위로

 별이 신호등처럼 깜빡거리면

 깨끗한 욕설로 인사를 대신하자고

 수통을 고였던 눈물로 채우고

 최후의 신기루로 가자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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