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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쇠보관함 Aug 01. 2024

이해받을 수 있는, 이해받을 수 없는

이미 각자의 사정으로 가득 차버린 삶이지 않는가.





어린 시절에

나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내 사정의 모든 부분을 이해해 주길 바랐었다. 그 마음은 안쓰럽기도 하면서, 동시에 참 간사하기도 하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가 무엇을 말하든 간에 부정하지 않고, 뿌리치지 않고, 받아들여주기를 바랐다.

누군가는 그래주길 바랐었다.

내 사정을 이해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 지금,

그것이 나의 욕심인 것을 안다.


이미 각자의 사정으로 가득 차버린 삶이지 않는가.

사정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럼에도 남을 이해해 보려 노력하는 자는 얼마나 드문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에게

이해받지 못했다고 속상해하는 것.

바보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제는
이해할 것 같은 사람에게만
이해할 것 같은 부분만 이야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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