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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기옥 Mar 22. 2021

아픈 꿈

당신 거기 있나요?

지난밤 꿈에 옥섭 씨가 나왔다.


우리 둘은 붉은 동굴 속을 걸었다. 누군가에게 쫓기듯, 빠르게 걷고 뛰었다. 나는 옥섭 씨 손을 꼭 잡고, 떨어지지 않으려 애썼다.


저 멀리 국숫집이 보였다. 옥섭 씨는 나더러 먼저 그곳에 가 있으라 했다.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나를 먼저 보냈다. 나는 국수는 먹지 않고 하염없이 그녀를 기다렸다. 


"엄마!"


여러 번 옥섭 씨를 불렀다. 울면서 찾았다. 어디선가 "엄마 여깄어"라는 소리가 들렸다. 아득한 하늘에, 아득한 목소리만 울려 퍼졌다. 금방이라도 나를 찾아올 것 같은데, 모든 것이 아득하기만 했다. 오래도록 기다렸으나, 옥섭 씨는 결국 오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나는 마음이 아팠다. 한참 동안 쿵쿵대는 심장이 진정되지 않았다. 여전히 아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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